[서초서] '꽃집 아저씨가 되고 싶다' 출간

2010.01.19 10:53:25

세법을 다루는 세무공무원이라서 글 솜씨가 투박하고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있지만 자신들의 소망을 진솔하게 소개한 ‘일선직원들의 작지만 큰 소망’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돼 심금을 울리고 있다.

 

그야말로 세밑정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서초세무서 직원들의 소망나누기’가 바로 그 책.

 

“입사한지 10년이 넘도록 한 직급도 승진하지 못했다” 면서 승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푸념 아닌 간절한 소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벅찬 가슴을 채워주는 꽃집 아저씨가 되고 싶다는 소박함을 작은 소망으로 담고 있었다.

 

어떤 직원은 자녀에게 “너희들이 계산적인 차가운 사람보다 털털한 사람, 메마르지 않은 베풀 줄 아는 따뜻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기도해 본단다. 사랑한다.”고 자식에게 바램을 작은 소망으로 전했다.

 

장영주 서장은 “그냥 그 자리에 있기만 해도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동료들에게
유용한 모습으로 있어지는 것”을 소망하고 있었다.

 

어떤 직원은 고향에 소박한 별장을 짓고 情감가는 많은 따뜻한 사람들을 초대해  탁주 한 사발 넘치게 따라 드리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었다.

 

다음은 일선 세무서 직원들의 작지만 큰 소망들의 내용을 일부 발췌해 소개해 본다. 

 

“한 인간의 삶을 가치 있고 보람 있게 만들고 나아가 세상을 보다 살만한 곳으로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나의 소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사과 김영일

 

“내년까지는 나 자신을 열공모드로 전환해 실력을 갈고닦아 오로지 세무사시험 날짜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릴 수 있는 실력 있는 내가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재산세2과 신상연

 

“제 소망은 우리 아이가 학업성적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납세자보호담당관실 조영주

 

“사실 가족들은 가장 가까운데 있는데도 소홀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가장 고달프고 힘들 때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은 가족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살아온 날을 돌아보니 가족들에게 잘 해 주지 못했던 것이 후회되고, 좀 더 잘 해주지 못하여 반성하는 마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소망을 빌어봅니다” 운영지원과 윤문유

 

“뭐 완벽할 순 없지만 다시 나부터라도 면접장에서 말한 내용대로 실천해보고 다소 부족하고 어려운 분들에게 더 다가서는 나의 모습을 다시 찾는 것이 부족한 2%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멋진 소망을 머릿속에 그리고도 나는 로또를 산다. 남은 나의 98% 소망도 중요하기 때문에...” 납세자보호담당관실 전민휘

 

“아직은 여건이 되지 않지만 언젠가는 시골로 내려가 내가 직접 텃밭을 가꾸어 채소도 키우고, 큰 독에 된장, 간장, 고추장도 만들어 먹으며 살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납세자보호담당관실 김명숙

 

“난 아직 젊고 시간도 많다. 지금부터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나의 자기 계발에 힘써 20년, 30년 후에 뒤돌아 봤을 때 ‘내가 어렸을 때 참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뿌듯함을 느끼고 싶다” 소득세과 백연주

 

“한 후원자의 한마디가 생각납니다. 남을 돕는 것은 남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없는 중에 함께 나누는 것이다. 2010년 겨울... 나는 두 번째 친구를 만날 예정입니다.” 법인세2과 한지원

 

“모니터와 A4용지에 갇혀버린 일상을 버리고 벅찬 가슴 채워주는 꽃집 아저씨가 되고 싶다” 법인세2과 최현창

 

“이제라도 배우고 싶습니다. 젊은 날의 풋풋함과 설레임에 가슴졸이던 그런 사랑은 아닐지라도 넉넉한 마음과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주는 그런 사랑을... 너무나 많은 이들을 힘들게 했던 지난 아픈 기억들...” 납세자보호담당관실 김정수

 

“제 소망은 붐비는 출근 지하철에서 타자마자 비나리를 발견하는 것이고, 구내식당에서 아침식사 할 때 계란후라이 메뉴가 나오는 것이고, 감사기간에 총괄분께서 소명 요구서를 나누어 줄 때 제 코드가 빠지는 것이고, 업무시간에 민원전화가 적게 오는 것이고, 퇴근할 때 미결 업무가 없어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하는 것입니다” 법인세2과 김주현

 

“나의 작은 소망은 노년시절 긴 백발머리에 살짝 중절모를 눌러쓰고 청바지가 어울리는 할아버지가 되어 청운의 꿈을 꾸었던 고향에 소박한 별장을 짓고 情감가는 많은 따뜻한 사람들을 초대하여 탁주 한 사발 넘치게 따라 드리고 싶은 게 나의 소망이다. 여러분을 초대해도 될까요” 법인세2과 정재조

 

“베개에 눈물을 적셨던 사람만이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압니다. 당신은 영혼의 향기가 고난 중에 발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겠죠. 그렇다면 당신의 향기도 참 그윽하고 따스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에게 이런 향기를 맡게 하는 당신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부가가치세과 정현표

 

“책에 꽂아 두기도 하고 문뜩 떠오르는 좋은 생각, 언뜻 들은 다른 사람의 좋은 아이디어도 메모하려한다. 이후 돌아보았을 때 시간과 장소의 히스토리와 추억만 되어도 기억의 일부가 되어도 좋지 않겠는가...” 조사과 최상임

 

 

 

장영주 서장은 나의 소망에 대해 ‘그대들에게 존중받고 싶은 것’이라고 소박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놨다. 다음은 장 서장의 나의소망.

 

 

 

나는 그대들에게 존중받고 싶습니다.
그대가 가진 값진 보석이나 귀중한 소장품이 아닐지라도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지지 않고
그래도 어딘가에 쓸모 있어 어두운 창고 한 구석에라도 보관되었다가
어느 날 문득 생각날 때 꺼내어 쓸수 있는 그런 걸리적거리지 않는
용품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가 그대들에게 존중받고 싶은 것은 그대들보다 인격이 훌륭하거나
멋진 모습이어서는 물론 아닙니다. 자리가 높거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도
아닙니다. 또한 내가 지식인이나 돈이 많아서 존중받고 싶은 것은
더 더욱 아닙니다.
그냥 말 그대로 꾸밈없이 그대와 마주 서서 아무런 부담없이 편하게
아주 작은, 정말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보탬이 되는 존재로 서있어서
그래서 그대들에게 필요한, 그대들과 함께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존중 받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인생은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먹고 입고 쉬고 일하며, 기뻐하거나 슬퍼하면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 돌멩이 하나 풀잎 하나와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고 있음을
나이 들며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대들과 함께 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의 소중함을 깨닫느라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수많은 별밤도 흘러가나 봅니다.
함께 사는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유용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냥 그 자리에 있기만 해도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동료들에게
유용한 모습으로 있어지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만약에 미소를 띈 모습니라면 더욱 좋겠지요.
그래서 나는 그대들에게 웃음을 보냅니다.
웃으며 그대들을 만나고 웃음 속에서 살고 싶습니다.
웃으면 안되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웃음은 칭찬입니다.
칭찬은 신뢰의 표현입니다.
신뢰는 사랑의 증거입니다.

 

그래서 칭찬하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며
웃음은 사랑한다는 감정(마음)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있는 그 어떤 것도 나름대로 다 자기의 몫이 있고
다른 모든 것들을 위해 소중한 역할과 가치를 나누어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숫자로는 하나이지만 우리의 삶에 들어오면 아주 보잘 것 없는
잡초 하나라도 업수이 여기면 그 하나가 우리 모두를 아프게 하거나
병들게 할 수도 있음을 압니다. 또한 그 하나가 있음에 우리들의 삶이
윤택해지고 있음을 알아 그 하나의 소중함에 존경과 사랑을 보냅니다.

 

바라건대 아주 작은 나 하나의 몫을 다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나의 가족에게 나의 친구에게 나의 동료들에게 스치고 지나가는
모든 이들에게도 그리고 벌레 하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이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존중 받고 싶습니다. 욕심이 지나친가요?

 

그리고 그들을 나도 존중하며 함께 웃으며 어울려 살고 싶습니다.

 



김영기 기자 ykk95@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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