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25% “中-대만 ECFA 체결에 위기감”

2010.08.11 09:46:19

‘高유가·원자재가’, ‘환율불안’, ‘세계경기 둔화우려’

국내기업 4곳 중 1곳이 중국-대만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업체 61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대만 ECFA 체결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25.4%에 달했으며, 이는 중국 수출기업의 40.0%에 이르는 규모다.

 

‘중국-대만 ECFA가 발효되면 기업경영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가’라는 물음에는 응답기업의 45.6%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기업은 28.1%에 불과했으며, ‘영향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26.3%로 나타났다.

 

실제로 석유화학 분야 국내 대기업 A社는 최근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기본협정 체결 소식에 고민이 크다.

 

A社 관계자는 “석유화학업종은 대만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로 중국-대만 ECFA가 발효되면 대만기업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향후 가격 경쟁력면에서 대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중국과 대만의 협상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도에 위치한 제조업체 B社는 현재 상당수 물량을 국내 대기업 납품을 통한 우회수출 형태로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대만에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경쟁기업이 있기 때문에 중국-대만간 ECFA 협정 체결로 고민이 적지 않다.

 

B社 관계자는 “중국과 대만의 경제통합이 완료되면 중국 바이어가 거래선을 대만 경쟁사로 전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이에대해 “중국-대만 ECFA 발효로 중국시장에서 대만산 제품에 대한 관세인하 또는 폐지가 이루어지면 우리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의 제1수출시장인 중국에서 경쟁국 대만에 밀릴 수도 있다는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업종별로는 ‘기계’ 업종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55.6%에 달했고 다음으로 ‘반도체’(52.4%), ‘섬유’(48.8%), ‘석유화학’(48.2%)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인상되고 있는 금리수준도 기업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인상되면 기업경영에 심각한 부담을 받을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35.9%가 ‘3.0%’, 10.2%가 ‘2.75%’, 19.3%가 ‘2.5%’라고 응답했다. 최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2.0%에서 2.25%로 인상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인상된 2.25% 수준에서 심각한 경영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9.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기준금리가 3.0%까지 상승한다면 74.5%의 기업이 심각한 경영부담을 받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 전망에 대해서는 기업의 47.0%가 ‘연내 추가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현 수준 2.25%에서 그칠 것’이라는 응답은 48.0%에 달했다.

 

국내기업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당면애로로는 ‘高유가·원자재가 문제’가 33.7%로 가장 높았고 이밖에 ‘환율 불안’(22.0%), ‘세계경기 둔화우려’(13.8%),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 본격화’(13.2%) 순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정부가 역점을 두어야 할 정책과제로는 ‘원자재가 및 환율 불안 해소’(51.9%), ‘규제완화 등 기업투자여건 개선’(16.7%), ‘고용 창출’(8.6%), ‘인플레이션 억제’(8.0%), ‘확장적 경제정책 기조 유지’(6.3%) 순으로 조사됐다.

 

박종남 조사2본부장은 “우리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대내외적 경제 불안요인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특히 차이완 시대 출범은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중국과 대만의 ECFA 협상동향을 주시하고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영기 기자 ykk95@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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