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조세박물관은 조선시대에 조세·수수료 등을 받고 교부하는 ‘영수증으로 불렸던 자문(尺文)’을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조선시대에도 공평한 세금을 부과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으며,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고민한 흔적을 고스란히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경복궁을 백성들의 힘으로 다시 세웠던 역사자료가 전시되는 등 사료적 가치 뿐 아니라, 선조들의 삶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세청은 17일 조세박물관 개관 8주년을 기념해 ‘작은 문서로 옛 세상을 엿보다’라는 특별기획전을 지난 15일부터 1년간 무료로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자문’(한자로 척문(尺文)이라 쓰며, 자문이라고 읽음)의 다양한 형태와 거래내역 등을 통해 농민의 이탈방지와 전세(田稅)와의 형평성 등을 위해 부과한 잡세(雜稅)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자문 특별전’의 주요 전시유물은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창고에 들이면서 담당관리(漕色)가 작성한 조운색자문(漕運色尺文), 걷어 들인 세곡(稅穀)을 조운선에 실어 서울까지 운반되는 과정을 기록한 항해일지인 조행일록(漕行日錄) 등이 전시된다.

잡세(雜稅)로서 어부 등에게 부과한 배·소금·해부세 자문(船·鹽·海夫稅尺文), 무당에게 부과한 무녀전 자문(巫女錢尺文), 한번 납부한 세금에 대해 이중으로 부과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물금첩(勿禁帖)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경복궁 중건을 위해 걷어 들인 기부금에 대한 영수증 원납전자문(景福宮願納錢尺文)과 전세(田稅)에 덧붙여 징수한 결두전자문(結頭錢尺文), 문경현감에 임명된 안창렬이 부임할 때까지 중앙관서에 납부한 각종 수수료 자문철 등을 통해 선조들의 숨결을 느껴 볼 수도 있다.

갑오개혁 이후 인찰지(印札紙, 세로로 여러 줄을 쳐서 칸을 만들어 인쇄한 종이)에 전서(塡書, 빠진 글자를 채워서 써 넣음)할 수 있게 한 지세영수증(地稅領收證), 일제강점기 시대 영수증 및 세금영수증 종이주머니인 납세대(納稅袋) 등도 이번에 전시된다.

박기화 국세청 세정홍보과 담당 사무관은 “국세청 조세박물관은 조세전문 박물관으로서 유물 전시뿐만 아니라 어린이·청소년 세금교실, 직업체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면서 “신임관리가 중앙관청에 내는 수수료, 세금을 납부한 자에게 이중과세 방지를 지시한 자문, 경복궁 중건관련 이야기 등 그 시대의 사회상을 다양하게 엿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진열 국세청 세정홍보과장은 “이번 특별전은 상설전시와 차별을 두어 세금에 대한 이야기를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흥미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면서 “조선시대가 농업을 근간으로 하고 있어 농업의 이탈 방지 및 상업·공업·어업 등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도 전세(田稅)와 공평한 조세부과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람예약은 박물관 홈페이지(www.nts.go.kr/museum)를 통해 이용하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