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세무사의 항변

1999.10.04 00:00:00

“세무사나 세무사사무실 직원들을 대하는 일선세무서 근무직원들의 행태를 보면 부아가 치밀어 오릅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압적인 자세의 업무처리는 예사이고 심지어 무시하는 언행도 서슴치 않습니다. 납세자와 세정당국간 가교자니 세정협조자니 하는 말들은 차치하고서라도 납세자 중의 한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지역에서 5년여째 세무사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某세무사의 항변이다.
그는 최근 관할세무서의 세원관리과 직원으로부터 받은 불쾌한 전화를 예로들며 말을 이었다.

“추석을 앞둔 지난달 중순경 세무서 세원관리과 담당직원이 전화를 해왔습니다. 지난 7월 부가세 확정신고시 제출했던 전산매체에 의한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 합계표 몇 개가 누락됐다며 빨리 팩스로 송부하라는 내용의 전화였습니다. 세무서 직원은 다짜고짜 짜증을 내더군요. 그는 `자료제출하나 제대로 못하느냐'고 무안을 주면서 `빨리 보내라'는 말을 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수십개의 신고서를 처리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실수했구나 하는 생각으로 받아 넘겼지요. 그러나 나중에 동료 세무사들 대부분이 마찬가지의 전화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국세청의 조직개편, 인사이동 등에 따른 업무인수인계 과정에서 무엇인가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무서의 오류이든 세무사사무실의 실수이든 간에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전화에 대해서는 모두가 씁쓸한 생각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으더군요.”

그는 일선 세무서 창구직원들이 세무사사무실 창구직원들을 대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덧붙여 설명한 뒤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자신의 사무실 문제로 국한되지 않으며 대부분의 세무사사무실 근무직원들도 마찬가지의 경험을 하고 있다는 점도 그의 부언이었다. `친절·봉사 세정'이라는 국세청의 캐치프레이즈가 일순간에 무너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세무사사무실 근무직원들을 일반 납세자들을 대하는 것 만큼만 대해주면 좋겠어요.”
세무서에서 부동산 양도신고를 하고 방금 나오는 스물세살 세무사사무실 여직원의 한마디다




박정규 기자 info@taxtimes.co.kr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