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의 날과 NGO행사

2000.03.09 00:00:00


지난 3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납세자의 날을 맞아 한해동안 국가재정을 위해 세금을 성실히 내어 준 납세자들에 대해 감사하는 `납세자의 날' 행사가 성대히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예전에 보기드물게 국무총리까지 참석해 행사를 빛냈다. SK텔레콤(주) 손길승 대표이사 회장이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모범납세자 4백55명에게 포상이 주어졌다.
이와 함께 이날 납세자의 날 행사는 세금을 거두는 정부측의 주체인 국세청도 각 세무서마다 한해동안 펼쳐 온 세정에 협조하고 또 성실히 세금을 납부해 준 관내 납세자들을 초청, 점심을 대접하며 감사를 표했다.

또 관내 우수납세자 중에서 1일명예서장과 1일납세자보호담당관을 선발해 납세자에게 납세자의 어려움을 실제로 접하며 세금의 중요성을 실감케 하는 행사도 곁들였다.

지난해 국세청은 한해동안 걷어들여야 할 예산보다 2조5천억원이상을 더 거두어 들였다. 음성·탈루소득자들에 대한 세무조사로 이룬 성과도 있으나 무엇보다 납세자들이 성실히 납부해 준 덕택에 감사하는 행사로 장식됐다.

그러나 이날 정부측이 주도한 행사와는 달리 국내 세금관련 NGO로 대표되는 `경실련'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각각 한국프레스센타와 국세청 앞 광장에서 납세자의 날(제3회 납세자대회)행사를 갖고 세금은 거두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시민들이 세금감시활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경실련은 정부의 10대 예산낭비사례를 발표, 국민들이 납세의무에 따른 권리자로서 예산사용 감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예산감시고발센터를 개설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도 국세청 앞에서 납세자의 날 행사를 갖고 `졸부들에게서 세금을 많이 걷어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예산낭비 제보전화(1588-0098) 등을 개통했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는 옛 선인들의 말처럼 세금 역시 걷어들이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었다.

정부의 재정운용을 위해 한해동안 세금을 성실히 납부해 준 납세자들에게 감사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경실련의 발표처럼 정부의 산하기관이 각종 공사를 시행하면서 잦은 설계변경으로 무려 3조원이상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면 성실히 세금을 납부해 온 납세자들의 납세의식은 나락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날 NGO측이 개최한 행사의 의미는 `정승'이 되자는 것이었다.

조세의 날이 `납세자의 날'로 개칭, 감사의 축제로 열린 것처럼 내년에는 예산의 바른 사용에 대한 感謝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주영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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