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한 카드결제 거부

2001.07.12 00:00:00


“카드로 결제하면 손해입니다. 안돼요! 현금 주세요.”

울주군 청량면 소재 D음식점의 S某사장이 손님의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이유다. 물론 이 식당을 찾은 고객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고객의 몇 차례 신용카드결제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극구 현금결제만을 요구했다.

결국 고객은 업주의 완강한 카드결제 기피에 두손 들고 현금을 내고 말았다.

“이래도 되는 겁니까.”

고객은 얼굴이 불그락 푸르락해져서는 “톡톡히 망신만 당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기자가 사정을 묻기 위해 다가가자 M씨는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정부나 국세청이 카드결제 생활화를 대대적으로 권장하고 있는데 이런 몰지각한 업소는 세무조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오히려 국세청을 탓하고 있는 듯이 비쳐졌다.

이 업소는 이같은 신용카드결제 기피를 다반사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남는 게 없다는 이유다. 그러나 이 업소는 전문음식점으로 소문난 집으로 수십년 동안 성업중이다.
“1일 매상액만도 어림잡아 2백만원 안팎이 될 겁니다”라고 업소의 한 종사원이 귀띔해 주었다.

업소대표 S씨의 `남는 게 없다'는 얘기는 신용카드결제로 인해 모든 매출액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이에 따라 내야 할 세금이 많아지기 때문에 둘러대는 말일 게다. 물론 세금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좋아할 사업주는 없다. 하지만 아직도 이같은 간 큰(?) 사업주들이 공공연히 자신들의 행위를 합리적이라고 강변하는 심리가 여전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 업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00.2기 확정신고 매출액을 3천여만원으로 신고했다고 한다. 어림잡아 1일평균 매출이 고작 20여만원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종사원이나 주변업소들이 1일평균 2백만원선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과는 천양지차 금액이다. 이는 1일평균 1백만원이상을 누락시키고 있다는 반증이다.

수없이 반복해 온 신용카드결제 권장책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신용카드결제를 기피하는 업주들의 의식도 문제지만 이같은 업소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불신의 화살은 국세청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업주들의 카드결제 거부로 입은 고객들의 망신을 보상해 주기 위해서는 신용카드결제 사각지대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재가 뒤따라야 할 일이다.


김원수 기자 ulsan@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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