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세정이 꽃 피우려면…

2002.08.01 00:00:00


얼마전 S세무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L 서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세정의 업무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을 털어 놓았다.

먼저 그동안 강도높게 추진해 온 세정개혁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총체적으로 완성하여 정착시켜야 하며 납세자와 접촉하지 않고도 세원을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손영래 국세청장이 추진하고 있는 '선진세정'을 꽃 피우려면 인간과 납세환경에 중심을 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국세청의 조직구성원을 기존방식과는 다른 차원에서 관리할 새로운 패러다임의 인적자원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민과 세무당국이 상호간에 신뢰할 수 있는 세정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선진세정을 추구하려면 국세청이 미루고 있는 직원들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지방청 某계장은 일선 세무서 직원들은 과중한 업무에 국세공무원으로서 매력을 잃은지 오래라며 직원들의 심경을 털어 놓았다. 그나마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즐겁기보다는 걱정이 또 한가지가 늘어난다고 푸념했다.

연휴가 되면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관광지나 유적지를 찾아 여행을 하거나 등산ㆍ골프 등 취미생활을 해야 되는데 박봉의 월급봉투에 전세방도 면치 못하는데 무슨 취미생활을 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얼마전 부패방지위원회가 대통령령으로 규정한 가족비리공무원 징계 행동강령안을 보면 공무원이 5만원이상 금품을 받거나 골프ㆍ식사ㆍ항공권ㆍ회원권ㆍ상품권 등을 받으면 징계하고 경조사 통지 및 경조금 수수를 금지하며 부고ㆍ청첩장 등에는 직장 직급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발표해 공무원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적당한 규제나 징벌은 필요하지만 공직사회 정서에 반하는 규정을 만들어 원성을 사는 무리한 '누르기식' 행정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선진세정이 꽃을 피우려면 가장 먼저 국세공무원의 우수인력들이 신바람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말로만 '국가의 재정역군'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해 주고, 내용은 속빈 강정과 같은 처우개선은 더이상 직원들은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국세청장을 비롯한 정부관계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관록 기자 gwangju@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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