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런 국세청 국감

2002.09.26 00:00:00


지난 18ㆍ19일 국세청 및 서울ㆍ중부ㆍ대전지방국세청에 대한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가 열렸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국감다운 국감이란 인상을 주기엔 부족했다고 느껴졌다.

기껏해야 한나라당 A의원의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결과를 강도 높게 물고 늘어져 답변을 받아낸 정도가 이번 국세청 국감에서 그런대로 보여준 성의(?)라고나 할까.

특히 이번 16대 첫 등원한 의원들에 대한 기대가 많았던 터라 그들의 국감에 임하는 준비나 자세를 보면서 몇 의원을 제외하고는 실망이 매우 컸다. 기자의 생각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첫 등원해서 저런 의정활동을 보인다면 2선, 3선되면 어찌될 것인가?'

기자가 13대 때부터 국정감사를 취재해 온 바로는 이번 국세청 같은 국감은 없었던 것 같다. 참고인과 증인이 단상에 서고, 도표와 현장사진을 든 의원들의 추궁은 실로 전장에 나선 투사와 같았었다.

국세청 국감은 어떠한가.

그저 보좌관들이 준비한 자료를 읽어내려가는 질문에다 시간에 쫓긴다는 이유를 들어 서면질의ㆍ답변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았고, 끝까지 추궁하는 자세 또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16대 첫 등원한 초선의원들은 어떠한가?

국세청 국감에서 초선의원들은 몇 의원을 제외하고는 맥없는 질의, 여기에다 서면답변 등으로 일관해 자리 채우기식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특히 가관이었던 건 20일이 추석연휴란 점을 들어 19일 3개 지방청에 대한 감사시간을 대폭 축소하는 한편, 답변도 서면으로 끝내는 등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행태를 보여줬음에도, 이를 문제삼는 초선의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세행정은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막중한 기관이라는 점에서 여타 어느 행정기관보다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또한 의원들의 질의 중 전문직 세원관리 및 잘못된 세금부과 등 현안 투성인 데도 이를 끈질기게 추궁하고 보다 체계적인 방향을 제시해 국세청의 개선의지를 이끌어내는 노력의 부족은 반성할 대목이다.

이번 재경위 활동 역시 '오늘의 국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한편 씁쓸하다.


채흥기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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