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직 취지가 살아나는가

2005.05.19 00:00:00


 

오관록 기자
지난 '94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 공무원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도입, 시행하고 있는 부이사관·서기관 복수직 승진제도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중앙부처(본청)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지방근무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최근 지방청 국장을 비롯, 일선 세무서장들은 국가재정을 책임지고 있으면서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있는 국세청의 복수직 승진제도가 현실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주성 국세청장은 취임 일성에서 혈연·지연·학연에 따르는 연고주의를 배제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청장은 지난 9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3급 승진대상에 본·지방청은 물론 능력있는 고참 세무서장들도 포함시킬 것이라고 신인사정책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져 세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지방청 고참 국장 및 일선 세무서장들은 승진의 꿈에 부풀어 있으면서도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K지방청의 경우 이미 본청에서 근무하다 승진을 위해 내려온 L某 국장이 이번 승진인사에서 승진의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이같이 복수직 부이사관·서기관 승진이 본청 근무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본청 입성을 하거나, 또 본청으로 서로 들어가려고 하는 현상이 자주 빚어지고 있다.

물론 본청에 근무하는 서기관·사무관들이 지방청이나 일선 관리자들보다 업무능력을 더 인정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방조직을 이끌어 가고 있는 관리자들도 능력을 인정해 주고 승진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선 세무서 M某 서장은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지방분권화를 주창하고 있는 현실에 맞도록 국세청도 지방에서 근무하고 있는 국세공무원들이 모든 승진인사에서 공정하고 공평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특별한 기준을 마련, 시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또 복수직 부이사관·서기관승진은 당초 도입취지에 맞게 지방에서도 조직을 위해 열심히 근무하면 승진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심어 줄 수 있도록 일정비율을 지역에 안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동안 잘 지켜지던 지역안배 승진인사가 S某, L某 前 국세청장이 재직하면서 중앙집중식으로 수도권에서만 이뤄지고 있어 지방근무 직원들의 홀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직원들의 사기저하에 한몫을 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국세청의 부이사관 승진인사에서 일부 지방청 근무자들이 어렵게 승진하는 영예를 안아 복수직 도입취지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갖게 된다.

어느 조직이나 인사에 대한 불만과 뒷얘기들이 많다. 물론 인사란 인사권자에게 재량과 권한이 부여되므로 그만큼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이다. 인사는 조직의 인화단결과 사기진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만7천여 국세공무원들은 내부 출신의 명장인 이주성 국세청장 취임과 함께 거는 기대가 크다.

국민과 함께 열린 세정을 이루겠다는 이주성 청장이 조직의 수장으로서 모든 국세공무원이 공감할 수 있는 승진인사를 단행해 업무효율을 높이고 조직의 활력과 신바람나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여론이다.


오관록 기자 gwangju@taxtimes.co.kr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