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멀쩡한 청사를 왜 옮기나

2006.05.22 00:00:00


5월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입후보자들이 서울시청 이전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국세청 산하 지방국세청 청사들이 광주·전남 정부 합동청사로 옮겨질 것으로 보여,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방국세청, 광주본부세관 등 9개 특별지방 행정기관이 입주하게 될 정부합동청사 건립공사가 2008년 완공을 목표로 오는 9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연말에 착공하게 된다고 밝혔다.

행자부 주관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같은 정부합동청사 건립에 대해 국세.관세공무원들은 물론 지역 납세자들은 이용이 불편해 청사 이전을 적극 반대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일이라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광주청과 광주세관 직원들은 광주 시내권에 위치하고 있고, 지하철역을 비롯 광주공항과 종합버스터미널, 기차역 등 기반시설과 연계성이 좋아 내방 민원인의 접근성이 용이한 현 청사를 적극 고수하는 입장이다.

직원들은 또 교통이 불편하고 접근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변두리 지역인 첨단산업단지로 청사를 옮기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특히 광주청과 광주본부세관 사람들은 납세서비스기관인 업무의 특성상 사업자들의 접근성이 용이한 현 위치에 있어야 한다며, 청사 이전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자치부는 정부 합동청사 입주기관 중 입주인원 500명 가운데 300여명을 점유하고 있는 광주청과 광주세관이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난해 해당기관을 방문, 실사를 거친 후 합동청사 입주를 결정함으로써 광주청과 세관은 멀쩡한 현 청사를 두고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 지역 국세·관세공무원들과 납세자들은 이용섭 행자부 장관이 국세·관세청장을 역임했고, 국세·관세행정의 특수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 청사를 그대로 사용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희망을 갖고 있다.

지역민들은 "가뜩이나 국가 경제가 어려운 현실에서 멀쩡한 청사를 옮긴다는 것은 혈세를 낭비하는 행위이며, 이같은 내용을 잘 알면서도 행자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배경이 의문스럽다"며, 그 이면에는 청사관리 직원들의 자리늘리기 수단 외에는 입주할 기관들은 물론 지역민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새로 건립되는 광주·전남 정부합동청사는 사업비 907억여원을 투입, 대지 1만5천평, 연건평 1만5천500여평(지하2층, 지상 16층) 규모로 2008년 완공해 2009년 입주할 계획을 갖고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의 경우 수백년된 청사를 그대로 보전하고 있어, 오래된 정부청사 건물이 관광상품으로 자원화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들이 멀쩡한 청사를 파손하고, 열악한 재정자립도에도 불구하고 초호화 건물을 신축하고 있어,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오관록 기자 gwangju@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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