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評 斷想 - 세리가 또 먹을 수 있을까?

2000.03.23 00:00:00

지형길 기획출판부장

○…IMF전에는 이랬다. “세리가 먹었데!” “당근이쥐.”
IMF중에는 이렇게 수군거렸다. “세리가 못 먹었데!” “이궁! 안됐구먼!”
IMF후에는 이렇게 말들을 해댔다. “세리가 또 먹을 수 있을까?” “허걱! 허걱!”

세리가 과연 먹을 수 있을지 아닌지에 대해 삼삼오오 서로들 내기를 하고 있었다. 세리가 지닌 특유의 파워풀한 샷과 정확한 퍼팅이 다음 LPGA 투어에서도 발휘될 수 있을런지가 관심사였다.

○…많은 세무공무원이 줄줄이 명퇴를 했고 고위간부도 제 갈 길을 찾아 나서느라 대망의 공직을 내 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직급 그룹에서는 공동화(空洞化)현상 징후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일선 세정가의 우려 섞인 소리들이다. 그것도 프로로 불릴 정도의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쌓은 전문가들이기에 더더욱 그렇다는 지적이다. 가장 우수한 인재로 평가받아 세무관리(稅務官吏)로 어렵게 입격했던 그들이 왜 청운을 버리고 떠나고 있는 것일까?

○…올해부터는 국세공무원 교육과정이 중장기간의 전문과정 위주로 편성, 시행되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관(官)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우수해 앞서서 민(民)을 리드해 나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민이 관을 월등히 앞서가고 있다. 여기에는 상응한 대가의 지불과 조직운영의 효율이 백업이 되었기 때문이다.

세정 테크닉과 그 엔지니어들의 현 위상은 어떠한지를 곱씹어 볼 때다. 전문가 과정의 심화교육에 이어 뒤따라야 할 게 있다. 진정한 프로가 되는 동기유발을 할 수 있도록 멍석을 펼쳐 줘야 한다.

○…`人事가 萬事'라는 수직적 조직행동 관행의 고답적 말 대신에 `실력이 있는 곳에 대가가 따른다'는 수평적 경쟁원리가 조직 운영의 전범(典範)으로 착근(着根)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는다.

박세리가 또 다시 거액의 상금을 먹을 수 있을지는 수십만번의 샷과 퍼팅을 반복하는 각고의 훈련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프로는 진정 아름답다'는 말이 나온다. 모든 세무공무원들이 프로의 명성과 함께 전문인으로서의 대가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날이 당장 왔으면 좋겠다.
떠나는 세무공무원들의 처진 뒷 모습을 보면서…….       


김종상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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