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龍의 존엄한 기운으로

2000.01.03 00:00:00

상서로운 새천년 개화되길




四靈중의 하나로 성스러운 신화동물
존엄성 지닌 용띠생 개척자적 정신 소유
희망성취 상징으로 생활속 깊이 자리해
호법·호국 상징으로 민족정신 저층자리
강직한 용 기운받아 큰 일할 잠재력있어
원대한 계획에 앞서 숙고하는 자세필요



성스러운 경신년 (庚辰年)

묵은해를 보내고 이제 비로소 대망의 21세기를 맞으니 감개가 새롭고 그 감격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세기가 전환하는 이 의미심장한 시점에서 우리는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일까.

무엇보다 개인과 가정, 지역, 국가 모든 수준에서 자성의 목소리로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고, 이를 밑거름 삼아 다가오는 역동의 시대를 자기갱신과 발전의 장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 어느 때보다 처음 한 걸음의 의미가 배가되는 때이다.

밝아오는 2000년도는 경신년 (庚辰年) 용띠해이다. 새로운 천년의 시작이 봉황 기린 거북과 함께 동양의 四靈에 속하는 성스럽고 신화적인 동물의 주관하에 이루어진다. 용은 본래 인간의 상상과 이상을 모태로 한 동물이다. 특히 서구의 경우와는 달리 한국에서의 용은 신령스러운 신으로까지 상승하여 나타나, 실존하는 동물의 이미지보다는 상상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민족심상에 뿌리박고 있다.

또한 외래종교인 불교의 침투가 있기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정신의 저층에 자리하면서 민간신앙 민족문학 등의 대상으로 섬겨졌다. 그러므로 관련 구전이나 문헌기록을 통해 민족의 심층심리는 물론 구체적인 생활상까지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자못 기대가 되는 동물이라 아니할 수 없다.

雨師, 龍神 으로 숭배

물을 절대시하는 농경사회에서 용은 그 수신적 영험함을 부여받는다. 비를 가져오는 雨師, 물을 관장하고 지배하는 신으로서 사귀를 물리치고 복을 가져다 주는 ?邪의 善神으로 숭앙돼 용신굿 용왕굿 등의 거국적인 의식이 행해졌다. 물을 생명처럼 여기는 농경민족인 우리에게 비가 풍족히 내려 풍농풍어 마을의 안녕 등을 이루는 것은 한결같은 바람이자 믿음이었고, 용은 이같은 민간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풍어제로, 고성 속초 주문진 등 동해안 지방의 별신굿, 옹진 연평도 강화도 등 서해안 지방의 배연신굿과 대동굿, 위도의 띠뱃놀이, 그리고 충무 거제도 등 남해안 지방의 별신굿 등이 유명하다. 또 용왕굿 또는 샘굿이라는 우물굿에선 마을 당제나 농악대의 지신밟기 형태로 우물이 마르지 않고 물이 많기를 기원했다.

한편 용은 설화 속담 악장과 같은 민족문학과 미술 세세풍속 민속놀이 등을 통해 등장하여 우리네 생활과  의식구조를 밀접하게 반영한다. 우선 동물설화 중 용에 관한 설화는 호랑이설화에 견줄 만큼 우리나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설화 중의 하나이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문헌과 구비전승에서 용신신앙을 바탕으로 한 호법·호국의 상징으로서 용모티프가 나타나는 신화가 상당수 발견되고 관련 지명전설 또한 전국 도처에 산재해 있다.

희망과 출세의 상징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용은 꿈에 곧잘 나타나는데 이른바 `용꿈'은 꿈 가운데 가장 길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 큰 희망과 희망성취의 상징으로도 여겨져 입신출세의 관문을 登龍門이라 하고 사람이 출세하면 `개천에서 용났다'고 한다. 한편 미술분야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 궁궐의 옥개 사찰의 법당과 탑 종 등에서 볼 수 있고 그림 가구 의류 문구 장신구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활 깊숙이에 자리잡고 있다.

세시풍속이나 민속놀이에서 용은 초복신 수신 支神 수송신 수호신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첫 진일은 일년 농사의 풍흉과 관계있다고 믿어 풍년을 기원하는 민속행사로서 上辰日 용알뜨기가 있었고 액막이의 하나인 어부슴(어부시)과 농사占의 성격을 갖는 용耕 등이 있었다.

또 쌍룡놀이 용마놀이 등은 집단놀이를 통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농경의례이자 마을 사람들의 협동심을 강화시키는 놀이의 기능도 담당했다.

십이지로 볼 때 용은 그 다섯번째로 진에 해당한다. 또 시간으로는 오전 8시(7∼9시) 계절과 달로는 봄·3월 방위로는 동남 오행으로는 목 음양으로는 양에 속한다.

十二地支 함축 현상

한편 용은 十二 짐승의 형태를 골고루 다 갖추고 있기도 하다. 쥐의 민첩성과 소의 우둔함 범의 눈알 토끼의 앞가슴 뱀의 형상 말의 갈기와 입모습 양의 뿔 원숭이의 두개골과 지혜 닭의 부리와 뼈 개의 이빨 등을 가지고 있고 돼지코를 면상 중앙에 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화가가 그림으로 그리면 제일 못 그리게 되는 동물이기도 하다.

태고적부터 인간들은 그들의 생활 문화 종교 양식 안에 신비스럽고 확실한 어떤 의미를 띠고 있는 상징으로서 동물을 사용해 왔다. 우리 민족 역시 줄기차게 인간과 동물을 일치시키며 살아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같은 동물상징은 일반적으로 인간에 내재해 있는 미개하고 본능적인 성질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地支에서 나타내는 열 두 짐승은 곧 인간 안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본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이러한 獸性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인간의 지고한 품성과 동물성을 서로 조화·발달시켜 우리의 삶을 완성시키는 데 일조하도록 이를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용은 땅에 살면서 하늘을 향하여 오르기를 학수고대한다. 우주의 광활한 공간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동물이니 지상의 일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의적인 포부가 있어 땅 위의 산 짐승을 자기의 아래로 보는 면이 있다. 용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그의 성격이나 운명이 용의 그것과 끊어질 수 없는 고리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논리에서 대체로 용띠생은 도량이 크고 강직·단호하며 넘치는 생명력으로 끊임없이 전진하려 한다. 그는 위대한 일을 해 낼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그에게는 거대한 스케일로 행동하는 용의 기운을 받아 운도 따른다.

그러나 반대로 자기중심적·독단적이며 변덕스럽고 무모한 성격일 수 있다. 또한 용의 승천하려는 기질을 닮아, 부모를 잘 만나고 좋은 직업을 택해도 늘 불만에 차 있을 수 있고 자신의 한 단계를 뛰어넘기 위하여 남을 딛고 오르려는 특징을 감추고 있다.

용띠생 존경과 위엄

용띠생은 어느 띠보다도 존경과 위엄을 지니고 태어났다. 요컨대 무엇을 하든지간에 어설픈 열정이 아니라 뚜렷한 목표와 사명을 가지고 하라. 천성적인 개척자적 정신을 지니고 있으므로 개인의 태도 여하에 따라 엄청난 성공을 거두거나, 들인 노력에 거스르는 무익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또한 그 띠가 속한 지역·시간 등 외부요소에 의해 선악이 갈린다고 하니 띠복을 잘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

용띠해는 웅장하고 굴하지 않는 용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로 인해 들뜨고 흥분되기 쉽다. 그리하여 모처럼만의 원대한 계획을 세우거나 크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사회 분위기가 마련된다. 좋은 측면에서 사업이 번성하고 쉽게 돈이 생길 수 있으며 결혼과 출산 새로운 일의 시작에 경사스러운 해이다.

그러나 영향력 행사의 강도와 반경이 상대적으로 큰 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의 성공 뿐 아니라 그 반대급부로서 실패의 양도 커지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런 때일수록 자칫 과대해질 수 있는 열정을 진정시키며 모험을 즐기고 시도하기에 앞서 한번 더 숙고해 보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용수오복(龍輸五福)'이라는 속신이 있다. 용은 우리에게 새 천년의 상서로운 개화와 재기할 수 있는 용기를 선물했다.

지난 세기의 묵정밭을 희망과 믿음 사랑이라는 쟁기로 갈아 오곡이 무르익고 나무열매가 풍성히 자라는 금세기의 옥토로 가꾸어 나가자. 등천하는 용의 비호를 받으며 새로운 한 세기의 영광, 온 국민의 열망이 찬란히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

  南京我 기자



박정규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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