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寸鐵活仁]人間 그 條件

2001.01.29 00:00:00



장재철(張在鐵) 시인
本紙 論設委員

이 세상에 가장 많은 것도 사람이고 가장 적은 것도 사람이다.

이렇게 갈파한 어느 한 학자가 있었다. 즉 사람의 수는 많지만 `사람다운 사람은 드물다'는 뜻이리라.

나는 이 말이 생각날 적마다 내 주변을 살펴보고 그 수가 적다는 `다운 사람'을 골라보는 좋지 못한 버릇이 근래에 생겼다.

같은 인간, 더구나 그것도 내 좁은 視野속에 비치는, 말하자면 `친근한 사람을 보는 눈이 그처럼 냉혹하고 까다로워서야……'하고 내 자신을 꾸짖어도 보지만 경삽한 고깃집 주인처럼 사람을 秤板(저울) 위에 덜커덩 올려 놓고 `눈금을 보는' 못된 버릇을 좀처럼 고칠 재간이 없다.

그런데 내가 設定한 人間價値의 基準은 엉뚱하게도 묻어둔 `해묵은 무밑동처럼' 요즘 時勢가 없다는 正義에다 두고 있으니……. 이것은 生存本能에 따라 아무데나 주둥이를 쑤셔박고 一身의 영달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는 實質主義者(?)에 있어서는 질겁을 하고 달아날 暴論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인간으로서 自己尊嚴의 確立이 없고 은폐해야 할 背德의 공포도 없는 몰지각한 좀팽이를 두고 그 어찌 `다운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요즘 한참 말썽이 되고 있는 靑少年문제만 해도 그렇다.

이 사람 저 사람들의 그럴듯한 談論이 쏟아져 나오는데 아이들이란 어른들의 말보다는 그 行動만을 본딴다는 특성을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高談峻論으로 목청을 돋구어도 행동이 따르지 않는 어른들의 빈말에는 아이들은 오히려 경멸과 반발로써 이에 응답하기 일쑤인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의 축소판이 아니라는 것이다. 체구나 머리통이 작아서 완력이나 思考力은 성인에게 부칠지는 모르지만 그대신 때묻지 않은 人間本來의 資性은 우리 어른들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영롱하고 오롯하다.

`나같은 인간도 어떡하든 살아야겠어요'하고 빌붙는 부모의 卑屈한 保身的행위의 결과가 아무리 그들을 잘 입히고 잘 먹여도 만족하지 않으며 不良하고 교활하고 간사스런 사람이 대접받고 잘 사는 세상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자기 부모라 할지라도 도무지 기쁘지 않는 것이 靑少年 그네들의 맑고 순직한 心性이다.

아무튼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존경하고 본받을 `다운 사람'이 많아질 때 세상도 밝아지고 靑少年문제도 저절로 해결될 것 같은데……. 여기서 나는 또한번 아득한 절망과 공허를 느낀다.


오관록 기자 gwangju@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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