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稅政詩壇 - 망부가(望父歌)

2001.12.17 00:00:00


못가겠네
못가겠네
다시 못 올 이 길을……
아직도 처마 밑을 맴 도는 상여자락이
두 눈에 선합니다
어떤 삶을 살겠다고
무슨 대단한 삶을 살겠다고
여지껏 객지로만 떠돌았나
밥상에 둘러 앉아
한끼 밥이라도 더 먹을 걸
아들 딸 손주들
재롱이라도 더 보여 드릴 걸……
언제라도 달려가
두 손을 붙잡을 수 있었고
수화기만 들면 들을 수 있었던
그 목소리였건만
이제는
붙잡을 손이 없고
수화기를 들어도
그 목소리 들을 수가 없네요
당신은 막내 아들인 저를
무척이나 사랑하셨지요
어쩌다 찾아 뵙고 집을 나설 때면
동네 어귀까지 나와서
젖은 눈에 슬픈 미소를 띠우시며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셨지요.
오늘도 그 자리에 서 계실 것만 같아
자꾸만 돌아 돌아봅니다

-노 현 탁 나주署


박성만 기자 daejeon@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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