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커피한잔

2002.01.28 00:00:00

-이 종 욱 김천署


연말연시에 나는 되려 차분해진다. 세상이 들떠있을 때 조용히 길에 서고 싶어진다.
재개발 계획에 들어간 산 동리 골목길을 외투 깃 세우고 걸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싶어진다.
눈발이 산 동리에 내리고 아이들 울음소리가 쪽문을 타고 내 귓전을 간질이는 소리가 좋으리라.
가난한 집에서 새어나오는 칼치 굽는 냄새가 맡고 싶다. 이때는 왠지 낮아져서 한 해 동안
싸움질하던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골목길을 밤늦도록 배회하다가
동전 몇 닢을 자판기에 넣고 커피를 꺼내 내 입김과 커피 향이 뒤섞이는 동안
눈감고 귀 막고 내 속을 들여다보리라.


최삼식 기자 echoi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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