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政詩壇]옛 동무

2002.03.04 00:00:00

-최상근 동대구署-


용지봉 넘어 진밭골 가던 길 몰라
낯 선 욱수골에서 헤맨다
허수룩한 등산객 하나 어설퍼라
그대도 길 잃은 길손인가
고무줄 새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우습다
안면 살피니 30년 전 헤어진
고향 옛 동무

(요새 같은 세상에 고무줄 새총에 맞을 새 있나
어허! 기러기도 잡았다고
그놈의 허풍 옛날 그대로 살아있구나)

까마득한 세월 불러 앉혀
켜켜이 쌓인 추억 한밤으로 펼쳐내니
기웃거리던 酒母가 마침내 끼어 든다
주인이 객이 되니 아쉬울 거 더욱 없고
넉넉한 술판 위로 넘실대는 그 옛날
우리는 천제(天梯) 타고 내려온 영광의 후예
밤새도록 외쳐대도 말릴 사람 아무도 없다
이튿날은 장모님 생신
남은 술 기운이 기어코 속을 뒤집어
송장같이 널부러진 등 위로
아내 눈초리 칼날 되어 다가서니
동무야, 니 두 번 다시
고무줄 새총 같은 것으로 새를 잡지 마라


김영기 기자 ykk95@taxtimes.co.kr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