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 욱 김천署
솔, 은행, 떡갈
땅에 누워
대지의 열을 받아들인다
눈보라 계곡에 몰아치고 까마귀 울때
흙으로 공기로 흩어지다가
극한에 닿아서야
한 알 씨앗 심는다
봄바람이 단단하고 지독한 것을 녹일 때까지
눈물 흘리며, 가슴 싸안고, 협곡에 박혀
눈, 얼음, 강풍에 묻혀 지낸다
어여쁜 자야, 내 손을 잡아다오
큰바위로 날 막아 주오
내가 세상에 베풀지 못한 그런 사랑으로
날 거두어다오
동짓날 밤은 부엉이 소리 한가운데 있고
북풍은 수 천 개의 얼음으로 날을 세운다
얼음꽃 털고 뻗어나는 새싹으로
날 일으켜다오
만산에 가득한 꽃들로
화답해다오
오관록 기자
gwangju@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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