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稅政詩壇] 무덤도 결국은 위장이란다

2003.03.17 00:00:00

- 정유복(서울廳)


이식된 모발이 아직은 낯선 토장(土葬)
그 불멸의 욕망으로 봉그스레 솟아올라
죽은 자의 달동네 공동묘지에서
하늘 가까이 다가선 피라미드가 되어
배정 받은 새 삶에 주소와 열쇠를 담고
죽은 자를 대신한 비석으로 직립 하여
해와 어둠과 비의 사열을 받고 있구나.

모든 것을 무력화시킨 자연의 무심함
통곡으로 흐드러진 모래밭 위에
삐죽 내민 땅콩 알이 내 사람 사리가 되고
넘실대는 황톳물에 허연 실핏줄 드리운 채
내 너무 큰복을 구했나?
내 너무 욕심이 많았나?
죽은 자의 그림자가 산 자의 오만함을 무릎 꿇게 만든
흙 냄새에 발정하여 백두대간의 허리 휘감은
그대 이름은 삼바사슴 루사(15호 태풍)여!

살아 있는 자에 대한 무적의 공포
무덤도 결국은 위장(僞裝)이란다.


박상효 기자 info@taxtimes.co.kr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