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隨筆]<딴죽거리>- 꽃향기에 대하여

2005.06.27 00:00:00


눈과 입, 헛기침마저도 저당잡혀야 한다는 5월.
설레는 마음과 많은 행사로 절반은 무거운 마음으로 5월을 맞이했습니다.

그런 5월의 세상은 온통 푸른 향기로 익어갑니다.

4월에 핀 꽃이 화려함 그 자체라면 5∼6월에 피는 꽃은 꽃잎의 화려함보다는 향기로 아름다움을 말한다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만리향, 천리향 그리고 밤나무입니다.

만리향이나 천리향은 원래 이름은 아니지요.

흔히 장사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 이름이고 금목서, 은목서가 정확한 이름입니다(또한 은목서는 사향나무라고도 하지요).

우리 사무실에서 수십년된 금목서, 은목서 나무가 있습니다.

사무실을 옮기는 바람에 나무도 함께 옮기느라 아직 뿌리를 완전히 내리지 못해서인지 금년에는 향기를 맡을 수 없어 아쉽기 그지없습니다.(들은 이야기지만 그 나무가 하도 탐이 난 한 조경업자가 그 나무들을 자기에게 넘겨주면 청사를 새롭게 지어준다고까지 한 高價의 나무입니다)

이런 나무를 가까이 두고 날마다 볼 수 있는 것도 행복일 것입니다.

지금은 그 향기를 맡을 수 없지만 대신 숙소가 있는 거제에는 은목서 향기가 가득합니다.

옛말에 천리향, 만리향 꽃향기는 십리밖 남정네도 발정나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향기가 진해 멀리에서도 맡을 수 있다는 말이겠죠.

이렇듯 은목서, 금목서가 남자를 유혹하는 꽃향기라면 여자를 유혹하는 꽃향기는 우리 주위에 만연한 밤꽃입니다.

과부들이 많은 곳이나 바닷가에는 밤나무를 심지 않는다 했습니다.

그 향기에 취한 여성은 몽롱하여 정신을 놓아버리기 싶다나요.

아마 밤꽃 향기가 남성의 정액냄새와 비슷하다 해서 그런 말이 생겼을 것입니다, 그 냄새 또한 사실이고요.

그래서 산골에 밤농사를 지은 부모들은 밤꽃 필 무렵은 아무리 일손이 바빠도 과년한 딸은 밤나무 밑에 오지 못하게 한다 했지요.

밤꽃 향기에 바람나 도회지로 도망가 버린다는 속설 때문입니다.

이렇듯 5월의 꽃은 온 세상을 향기롭게 합니다.

벌써 아까시(아카시아) 나무도 하얀 목덜미를 내러 냈습니다.

곧 그 향기는 바람과 함께 온 세상을 향기롭게 할 것입니다.

그런 꽃향기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 향기속에 우리는 숨쉬고 있고 또 내일을 준비합니다.

-통영에서



김영기 기자 ykk95@taxtimes.co.kr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