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GE코리아 강 석 진 회장

2002.10.07 00:00:00

"경영자는 훌륭한 종합예술가"

뉴욕서 젊은 화가 만나 그림 시작
"경영자의 인생과 그림인생은 하나"




GE코리아 강 석 진 회장

GE(General Electric)하면 자산규모 3천270억달러, '98년 기준 매출액 1천5억달러, 순이익 93억달러로 세계 100여개국에 약 29만3천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거대기업으로 세계 1ㆍ2위를 다투는 초우량기업이다. 지난 '76년 정식 출범한 GE코리아는 GE의 한국법인으로 '78년 법인으로 출범했고, 강석진 회장은 지난 '81년부터 2002.4월까지 사장으로 근무해 오다 5월부터 회장으로 재직해 오고 있다.

처음 GE코리아를 출범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100배의 성장을 시킨 그의 탁월한 경영자로서 역량은 GE가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 국가로 인정하게 했다. 교역량도 3조∼4조원에 이르고 있다. 국내기업 80%이상이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종업원 900명 중 대부분이 한국인이고 20여명 남짓 외국인이다. 철저한 한국기업으로 성장시켜 온 것이다.

잭웰치 경영철학에서 보듯 GE는 장벽이 없는 열린 조직이라는 점이다. 비관료적이고 조직과 조직간 협의가 잘 되며 직원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그대로 적용하고 매우 스피드하게 움직인다. 목표를 세우고 항상 도전하는 직원들은 그만큼 대우를 받는다. 강 회장도 한번 타 기업에서 1년 동안 매우 좋은 조건의 스카우트에 대해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그동안 맺은 GE와의 인간관계 때문에 거절했다. 또 그림을 그리는 전업작가로 마음을 먹었으나 회장이 적극 만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는 하루에 두번 출근한다. 아침에 넥타이를 메고 회사로 출근해 경영자로서 바쁜 하루 일과에 열정을 쏟아 붓고 퇴근후는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종로구 필운동에 마련된 화실로 출근한다. 그는 화실에서 캔버스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림의 세계에 빠져들어 시간의 존재를 잊어버린 채 오직 그림 그리는 일에만 몰두한다. 이러다 보면 자정을 넘기는 일이 흔해 새벽에 비로소 퇴근한다. 주말이 되면 화구를 메고 화우들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찾아 떠난다.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캔버스에 그리고 있노라면 강 사장은 어느새 자연과 하나로 동화돼 버린다고 한다.

"경영과 미술은 전혀 다른 세계인데 어떻게 두가지를 동시에 다 열심히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여러해전 미국의 NBC 방송의 'The Winner'라는 30분짜리 정규 프로그램에 초대받아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담당 앵커가 제게 똑같은 질문을 하더군요. 그때 저는 앵커에게 '왜 당신은 경영과 미술이 전혀 다른 세계라고 생각하는가? 내게는 두 세계에 접근하는 마음의 자세에 있어 근본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항상 새로운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관찰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그 사물을 새로운 방법으로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경영을 할 때 혁신(innovation)과 창의성(creativeness)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며 이를 추구하기 위해 열정을  쏟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사람들의 숨은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발굴해 가면서 사람들을 소중히 가꿔가는 경영자야말로 훌륭한 종합예술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생방송이 끝나자 담당 PD가 내게 달려와 악수를 청하며, 자기도 TV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항상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쏟아넣으며 열정을 다해 일하고 있으므로 이제는 자신도 예술가라고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높이 치켜들더군요."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서 인생과 경영자로서의 인생 이 두가지 일을 모두 사랑한다는 강석진 회장. 경북 상주 출신인 그는 어릴 때 낙동가 갯벌과 들판에서 농사를 짓기도 하며 살았다. 부친이 교장선생님이어서 가풍 또한 교육자로서의 정도를 지켰고, 그는 목가적인 전원속에서 고등학교까지 공부했다. 연세대학교와 하버드경영대학원을 나온 그는 뉴욕에 있는 국제투자금융 아시아 담당 부사장으로 재직중 뉴욕시를 그리는 한 젊은 화가를 만나면서 그의 미술인생은 시작됐다. 무조건 미술재료상에 가 유화물감 등 그림도구를 장만한 그는 그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그림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한국에 와서 원로 화가들과 교유를 갖고 그들과 동행해 그림여행을 떠나는 등 그림을 그리는 그의 두번째 인생은 시작됐다.

처음엔 미술전공을 하지 않아 화단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 프로로서 한국 화단에서 인정받은 것이 10여년전의 일이다. 그는 두가지 인생을 살다보니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개인전 3회와 수번의 그룹전을 가진 바 있다. 그의 그림의 특징은 자연주의다. 그는 장기근속으로 올해 20여일 동안의 긴 휴가를 얻어 티벳 오지로 그림여행을 다녀왔다.

경영자의 인생과 그림인생은 두가지가 아닌 하나라는 그의 삶의 철학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가족으로는 부인 이성년 여사와 민정양(이화여대 의상디자인과 4년)과 동훈군(미국 위스콘신주 메디슨대학 재학)이 있다.


채흥기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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