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명성그룹 세무사찰-〈2〉

1999.10.04 00:00:00




  김철호(金澈鎬)씨는 '78년 `예그린'아파트 건축당시 아파트를 건축할 자력이 없는 상태에서 불법건물인 관계로 준공검사가 떨어지지 않자 가등기 또는 근저당권자가 15명에 달하는 등 분쟁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다.

와중에 金씨는 '78.5.30 송광의씨(서울시 강남구 서초동)에게 `2천만원을 투자할 경우 아파트 5세대분을 분양, 공증해 주고 현대중건(주)의 상무로 선임하여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미 모든 아파트가 채권자에게 가압류된 상태여서 사기로 피소되어 도주한 바도 있다.

이처럼 사회적 지위나 재력이 미미했던 김철호(金澈鎬)씨는 '79년7월 명성컨트리클럽을 인수하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인 기업확장에 나서게 되었다.

명성은 컨트리클럽의 인수를 시발로 하여 '83년에는 계열기업을 21개로 급속히 확장시켜 왔다. 그리고 계열기업의 외형거래금액도 '79년 24억3백만원에서 '80년 47억4천3백만원, '81년 79억8천만원, '82년 2백54억5천8백만원으로 매년 급신장해 왔다.

그러나 매년 결손신고를 하여 '82년도말 현재 자본금 59억3천5백만원 중 21억1천2백만원이 이미 자본잠식돼 있어 기업확장에 필요한 소요자금의 자체조달이 도저히 불가능한 형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성계열기업은 은행부채가 22억원으로서 타기업에 비해 현저히 적은 액수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국세청 세무조사의 첫번째 초점은 김철호 회장이 명성컨트리클럽을 인수한 경위와 소요된 자금이 어떤 방식으로 조달되었는가에 맞춰졌다.

국세청은 이같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비정상적인 다른 자금조달 통로가 있다는 사실을 중시하고 조사과정에서 이 점을 예의주시했다.

金澈鎬씨는 '78년까지 영세한 기업 4개를 경영해 왔으나 이렇다 할 재산이나 소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기업을 신설·인수하는 등 사세를 확장시키고 있어 오랜기간동안 내사 결과 확장자금의 상당부분이 기업이윤 이외의 외부자금이 유입되었으며 탈세로 이어졌다는 혐의를 포착했던 것이다.


'78년 컨트리클럽인수로 본격화
5년동안 계열사 21개로 급신장
외부자금 유입 상당량 탈세로 조달


명성계열 기업은 '82년도에 와서는 외형거래금액이 2백54억5천8백만원에 불과했음에도 비용을 과대계상해 소득을 은폐시키는 방법으로 탈세를 조장해 왔다는 심증을 갖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동안 일부지역에 건축한 콘도미니엄 분양 과정에서도 변칙분양 방법으로 거액의 탈세를 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하게 되었다.

따라서 국세청은 전반적인 탈세여부에 관해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기 위해 '83년6월15일 본청 조사국장의 지휘아래 조사요원을 투입해 세무사찰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83년6월15일부터 7월20일까지 35일간에 걸쳐 조사요원 24명을 투입해 명성계열 21개 법인 중 '83년도에 인수한 법인 2개를 제외한 19개 법인에 대해 세무사찰을 실시해 자금출처부문의 기초자료와 제반증거를 수집분석했다. 이후 '83년7월21일부터 8월10일까지 20일간 조사요원 26명을 추가 투입해 총 50명의 요원으로 전담조사반을 편성해 세무사찰과 병행해 은행거래에 대한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우리 경제는 고도성장과정에서 제도금융이 경제규모의 신장에 따르는 자금수요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함으로써 음성·불로·탈루소득을 재원으로 하는 음성 사채거래가 만성화되어 지하경제를 주도하고 있었다. 이와함께 기업자금의 변칙운영, 외화수입의 불법해외유출, 외화낭비 등 반사회적인 방향으로 자금흐름이 크게 왜곡되고 있던 때였다.




김종상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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