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7주년 특집] 한국세정신문 37년 지면에 비친 사회상-②

2002.11.01 00:00:00

인기스타 최무룡ㆍ박노식ㆍ허장강씨 장롱등 체납압류


70년대

'감세청탁 필히 담당직원에 해야'
지압조사 과정 해프닝…隔世之感


○…지금도 룸살롱 등 사치ㆍ호화 유흥업소에 대한 세무당국의 감시를 강화하고 있지만 60년대 후반에 카바레와 바에 대한 과세논쟁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여론은 풍기단속 차원인지 세수 증대목적인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카바레들이 철시를 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이유인즉 입장료 250원에 입장세 500원을 과세하겠다고 해 '배보다 배꼽이 크다'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선 것.

○…70년대 영화산업이 부상하면서 극장 개봉관에 대한 입장세 등에 대한 세무조사 실시 기사가 자주 보인다. 때문에 부작용도 더러 있었던 것으로 어느 개봉관에 대한 세무조사가 중복으로 실시돼 극장주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는데 간세과에서 입회조사를 실시하고 돌아가자마자 다시 조사과에서 나와 동일한 세무조사를 하고 가자 이중 조사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게 된 것. 원인은 조사과에서 사찰을 하겠다고 통보했으나 극장주가 '혐의가 없는데 무슨 사찰이냐?'고 반발하자 조사과가 이를 괘씸죄로 여겨 이중조사를 하게 된 것이라 후문을 싣고 있다. 비단 극장뿐만 아니라 카바레, 바 등에 대한 입장세 징수와 입회조사 등의 문제가 자주 불거진 것으로 보아 당시 유행했던 '춤바람'과 '영화 붐'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동대문시장하면 정상적인 자료거래시장의 사각지대로 각인돼 있을 만큼 유명세를 안고 있는 동대문시장이 세정사의 한 기록으로 남은 사건이 있었다. '70.9.28자 한국세정신문은 '과세 기술상의 쾌거'라는 4단 제목이 기사에서 세원 황무지인 동대문시장서 과표 10배까지 올리는 큰 일을 했다고 적고 있다.

비밀창고를 급습하고 비밀장부를 압수하는 등의 과감하고 치밀한 조사로 과표를 적게는 300% 많게는 1천% 올려서 납세고지서를 발부했음에도 조세저항 현상은 거의 보이지 않다며 득의만만해 하고 있는 세무서의 표정을 싣고 있다. 이와 관련 소관 국세청 간부는 '대중세 과세 기술상의 표본적 쾌거였으며 북부세무서 2명의 과장이 이번 격무로 인해 와병중이란 말을 들었다'며 거듭 칭찬을 했다고 보도.

○… 이같은 쾌거를 입증이나 하듯 당시 포목도소매 시장인 동대문시장내에서는 '모자 바꿔쓰기'와 '도깨비 불'이란 유행어가 시장상인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만연해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당시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셈.

모자 바꿔쓰기는 말 그대로 자기 명의가 아닌 제3자의 명의로 폐업과 신규개업을 반복함으로써 누적 과표를 10분의 1로 줄여나가는 수법인데 지금도 유흥주점이나 중소유통업체들이 상투적으로 사용해 온 것이고, 근래 들어서는 신용카드 할인업자들과 신종 카드깡 업자들이 적극 활용하는 수법으로 발본색원이란 말은 요원한 셈.

'도깨비 불'이란 용어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용감히 장사를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발로 도깨비 불처럼 사방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업자들을 지칭. 세무서 근무자들은 '동가식 서가숙'하는 이들 도깨비 불에 대해 별 돈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며 되레 가련한 사업자로 인정하고 있어 적극적인 단속에는 크게 흥미가 없는 듯한 일선 세무서의 입장을 쓰고 있다.

○…70년대 중반 당시 삼면경에 그려진 당시 세무공무원들의 호순조사(지압조사)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내밀한 면을 스케치하고 있어 지역담당제 폐지로 세무 부조리가 대부분 없어졌다는 점에 비춰 본다면 당시 세무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기록이다.

서울시내 某 세무서의 호순조사 과정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보면 '호순조사가 한창인 어느 날 세무서 계장이 동대문시장 지번이 나와 있는 도면을 보면서 현장 확인을 하고 있는데 바로 자기계 직원들을 여럿 보았으나 직원들이나 사업자들은 현장에 나온 계장을 빤히 쳐다만 보고 있을 뿐 잠시 앉아 쉬어가라는 말 한마디도 없었다'는 푸념.

더더욱 가관인 것은 이들 호순조사 도중에 만에 하나 사업자가 과장이나 계장들에게 부탁을 할 경우 담당 호순조사관의 엄청남 위협을 받기 때문에 '세금에 관한 부탁은 반드시 담당직원에게 해야지 다른 사람에게 했다가는 세금 벼락 맞고 장사 다한다'는 당시 세무서 과장의 말을 적나라하게 싣고 있다. 지역담당제가 폐지된 지금은 오히려 관내 사업자 실상이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아 세금부탁을 하려고 해도 누구에게 해야 할지가 되레 막막할 지경이라는 어느 사업자의 푸념을 들어야 할 정도로 세태가 변했다고 할수 있다.

○…세정사상 초유로 유료 화장실 관리인에 과세했다는 흥미로운 기사도 70년대 서울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예. 용산세무서는 신세원 발굴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 돈을 내고 사용하는 유료 공중화장실 사업자에 과세하는 진기록을 수립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유료 공중화장실 운영사업자인 전명희씨는  처음으로 2만원의 납세고지서를 받자 흥분한 나머지 단단히 항의할 각오로 관할 용산세무서 개인세과를 찾아 갔으나 용산세무서 개인세과 박세완 계장의 집요한 설득으로 기꺼이 납세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세무서를 나왔다는 미니 박스 기사.

'진학 못한 중학생' 기사…독지가 손길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 실천


○…납세자의 날 기념 학생 세금 글짓기 대회가 지금까지 계속 열리고 있는데 한국세정신문 '75.1.20자에는 '국세청 주최 글짓기에서 입선한 정태권군 학비 마련할 길 없어 고교진학 막혀'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인다. 제2회 납세계몽 글짓기 대회에서 '국민들에게 말하는 세금'으로 중등부 가작으로 입선했던 정태권군(청평중학교 졸업)이 막노동으로 5남매를 키워야 하는 처지에 놓인 아버지의 딱한 사정을 싣고 3년간 줄곧 전체 수석을 해 온 정군의 학비를 지원해 줄 독지가를 찾는다는 기사가 실려 많은 세무공무원들이 도움을 주었다는 후문.

한국세정신문은 이같은 불우한 이웃은 물론 벽지세무서 돕기 운동을 전개해 의성 등등의 오지 세무서에 텔레비전을 기증하는 등 언론으로서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에도 일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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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정신문 '72.8.28자 1면 기사 중 본사 김재열 회장 당시 사장이 벽지 세무서 돕기 기탁금을 진안세무서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진안세무서는 이 성금을 TV를 구입하는데 사용했다.바로 밑 기사는 당시 마포세무서 총무과장인 李硯熙씨(前 국세청 차장)가 3천만원 기탁금을 냈다는 1단 기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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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의 나이로 대학 졸업 경쟁자를 물리치고 국세공무원으로 임용돼 화제를 모은 박종복씨.

<다음호에 계속>


채흥기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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