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결이 완벽한 드라마···뉴시스 페도토프 초청 갈라콘서트

2017.06.15 09:07:16

associate_pic

 

러시아의 거장 바이올리니스트인 막심 페도토프는 악기와 대화하는 경지에 이른 듯했다.

14일 밤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진 '2017 뉴시스와 함께하는 막심 페도토프 초청 갈라콘서트'에서 볼 수 있었던 놀라운 순간이다. 

페도토프가 2부 마지막 곡으로 연주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바이올린이 다양한 성격을 지닌 악기라는 걸 입증했다.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고요한 서주의 꼬리를 문 페도토프의 바이올린 카덴차, 즉 화려한 독주부터 음향 좋기로 소문난 롯데콘서트홀 20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청중들의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페도토프는 이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나갔다. 바이올린 소리는 은밀하면서도 고혹적이었는데 또 자신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뉴시스와 함께하는 막심 페도토프 초청 갈라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페도토프와 피아니스트 갈리나 페트로바, 리투아니아 출신 지휘자 로베르타 세르베니카스의 지휘 아래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소프라노 강은실이 함께한 이번 공연은 공감언론 뉴시스가 경제인과 가족들의 정서 함양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행사이며 코리아차이코프스키협회가 함께 주최했다. 2017.06.14.  mangusta@newsis.com

줄이 끊어질 듯한 얇고 날카로운 소리를 낼 때 부끄러운 듯 숨을 죽였지만, 어느 순간은 강렬한 갈고리를 가진 듯 감정의 밑바닥을 헤집어놓았다.

페도토프의 독주는 때때로 차이콥스키의 화려하고 위풍당당한 오케스트레이션과 맞물리며 뜨거운 에너지도 분출했다. 
 
바이올린이 이렇게 변화무쌍한 소리를 내는 악기이며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이처럼 다채로운 색깔을 지닌 곡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뉴시스와 함께하는 막심 페도토프 초청 갈라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페도토프와 피아니스트 갈리나 페트로바, 리투아니아 출신 지휘자 로베르타 세르베니카스의 지휘 아래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소프라노 강은실이 함께한 이번 공연은 공감언론 뉴시스가 경제인과 가족들의 정서 함양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행사이며 코리아차이코프스키협회가 함께 주최했다. 2017.06.14. mangusta@newsis.com
이날 갈라 본 공연은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통해 감동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기승전결이 뚜렷한 완벽한 드라마였다.

공연의 포문을 부드럽게 연 곡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인데, 썰물과 밀물이 오가듯 출렁거림을 선사했다. 불순물이 섞인 감정의 모래사장을 깔끔하게 씻겨주는 것처럼, 감정을 정화시켜 이날 공연을 경건하게 맞이하게 만들었다.

러시아에서 손꼽히는 피아니스트이자 앙상블 연주자인 갈리나 페트로바가 협연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베토벤의 감성이 이렇게 깨끗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투명했다. 

순수한 기승을 지나 마침내 절정의 순간.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등지에서 활동하며 감성이 깃든 소프라노로 평가받고 있는 강은실이 들려준 오페라 '황제의 신부' 중 마르파의 아리아와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는 서정성의 극치였다. 

이런 서사가 겹겹이 쌓여 있었기 때문에 피날레를 장식한 페도토프의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의 정서가 구석구석 파고들 수 있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뉴시스와 함께하는 막심 페도토프 초청 갈라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페도토프와 피아니스트 갈리나 페트로바, 리투아니아 출신 지휘자 로베르타 세르베니카스의 지휘 아래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소프라노 강은실이 함께한 이번 공연은 공감언론 뉴시스가 경제인과 가족들의 정서 함양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행사이며 코리아차이코프스키협회가 함께 주최했다. 2017.06.14. mangusta@newsis.com

로베르타 세르베니카스의 몰입감 넘치는 지휘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응집력이 강한 연주도 이날 공연의 완성도에 한몫했다. 

러시아의 파가니니로 통하는 페도토프답게 이날 두 번째 앙코르로 들려준 곡은 파가니니 카프리치오 24번.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독백처럼 들리는 이 독야청청 연주는 이날 공연의 카타르시스였다.

육체·심리·정신적으로 억눌려 있었을 지도 모르는 청중들의 일부 마음이 풀리는 소리가 선율에 얹어지며 먹먹함을 선사했다. 연주자와 청중의 교감은 이런 것이었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악장 사이에 박수가 터졌으면 어떠랴. 형식보다 중요한 건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느끼는 마음이다. 이날 갈라 공연에는 이런 순간들이 초여름의 라벤더처럼 만개했다.

 

<뉴시스>

 



세정신문 기자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