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A시험 합격해도 절반은 '미지정' 신분"…"일본, 합격인원 줄자 문제해결"

2025.11.05 11:20:38

한국공인회계사회-한국회계학회-회계정책연구원

'공인회계사 수습기관 운영현황·개선방향 연구' 발표

 

"올해 합격자 1200명 중 수습기관 등록인원 338명 뿐"

연구진 "회계법인별 수습교육 품질격차 완화" 등 제언 

회계사회 "내년 미지정 사태 더 심각할 것" 우려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하고도 취업할 곳을 찾지 못한 ‘미지정’ 공인회계사가 10월말 기준으로 44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시험합격자의 취업 재수가 보편화되면서 회계전문가 양성의 연속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회장·최운열)는 한국회계학회(회장·김갑순), 회계정책연구원(이사장·최운열)과 공동으로 지난 3일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공인회계사 수습기관 운영현황 및 개선방향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한국회계학회 연구진(책임연구자, 이화여대 경영학부 권세원 교수)은 “2025년도 합격자 1천200명 중 수습기관 등록인원은 10월22일 기준으로 338명(26%)에 불과하다”며 “올해 등록인원 대다수는 전년도 합격자로 취업 재수가 보편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작년 합격자 중 171명도 10월22일 기준으로 미취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현재 대규모 미취업 사태는 회계업계 불황 등으로 인해 자연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이며, 수습기관 미지정 문제는 회계전문 인력 양성의 연속성에 악영향을 미쳐 전문가로서 역량을 충분히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 결과, 미등록(미취업) 합격자 수는 지난해부터 누적돼 큰 폭의 증가 추세이며, 인턴·파트타임 등 비정규직 비중이 확대돼 취업의 질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습기관 미지정 문제와 같은 대기합격자 문제를 겪은 일본의 사례도 발표됐다. 연구진은 일본의 경우 실무 연계 시험제도 개편안, 실무수습 인정범위 확대, 비감사 분야 진출 인식개선 캠페인 등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모두 실효성이 낮았고, 결국 시험의 인기가 줄어들면서 응시자 수가 줄고 합격자 수도 줄어들면서 문제가 해결됐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설문조사 결과, 수습공인회계사와 회계법인 채용담당자들은 ▷회계법인 규모에 따른 수습교육 품질 격차 완화 ▷지도공인회계사 제도의 실효성 제고 ▷중소회계법인 교육투자 유인 증대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면서, 이를 수습기관 내실화 방안으로 제언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송연주 삼일회계법인 인사 파트너는 “AI 도입 등 기술의 발전이 회계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멘토링제도 도입 등 수습교육 내실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경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2본부장은 “상장회사의 수습회계사 채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인센티브가 필요하고, 회계업계가 미지정 회계사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비용을 들여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수인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는 “회계법인이 아니더라도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리기 위해 사내회계사 네트워킹이나 관련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등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류재석 고려대 CPA고시반 정진초 실장은 “합격생들은 중소회계법인에서의 수습교육, 비감사 분야에서의 업무수행 등에 있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대형회계법인을 선호하며, 선발인원의 경우 수험생은 관여할 수 없으므로 정책당국에서 더욱 신경 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석원씨(2025년 시험합격자)는 “수습회계사에 대한 수요자와 공급자의 예측가능성 확보를 위해 향후 5년간 채용인원을 미리 발표하고, 일반대중도 공인회계사 수요-공급 미스매치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위해 공인회계사의 역할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10월말 기준 적극적으로 구직활동 중인 미지정 합격자는 443명 수준”이라며 “현재 파트타임으로 채용된 159명 또한 내년 3월 계약 종료시 잠재구직자 해당하며 실질 미지정 인원은 602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올해 합격자 1천200명의 절반 수준으로 내년 미지정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상민 기자 osm115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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