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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연달은 출산장려정책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이 젊은 부부에겐 부담과 고통을 주고 여성의 사회생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생각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직장을 다니는 애 엄마는 직장에서 눈치를 봐야 하고, 장차 아이들에게 들어갈 과외비, 학원비 등 교육비와 양육비 부담은 애 엄마·아빠를 불안하게 만든다. 결국 출산과 육아 중에서 택일할 수밖에 없으니 아이낳기를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필자의 두 딸도 시집간지 10년, 7년이 지났건만 큰 딸은 아들 하나, 작은 딸은 딸 하나도 결혼후 5년이 지나서야 낳고 그만이다. 그것도 둘 다 외아들과 결혼해서 시집에서는 더 낳기를 학수고대하는데, 무녀독남인 둘째 사위집 어른들은 손녀만 봐 대가 끊긴다며 압력(?)을 넣는데도 끄덕도 하지 않는다. 아이를 제대로 교육하려면 교육비 등 부담이 감당키 어렵고, 또 집에서 아이 키우고 살림하기 위해서 대학원까지 다니며 공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딸·아들 구별없이 한 아이만이라도 훌륭히 키우고 싶다며 어른들의 권유나 압력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딸의 생각과 사위의 생각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출산문제로 딸과 사위가 서로 의견이 다르다면 가정불화가 생길 테고 시집식구들로부터도 더 큰 압력이나 시련을 받을 텐데 사위가 같은 의견을 강하게 표시하니 시집식구들도 더이상의 강요를 하지 않는단다. 이러한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생각을 바꿔 출산을 장려할 수 있는 대책으로 이미 실시하고 있는 각종 세제지원, 출산 보조수당과 양육보조수당 지급 등의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무엇보다도 보육시설을 대폭 늘려 직장을 가진 젊은 여성들이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겨놓고 마음놓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직접적인 지원방안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지금 아이를 가진 젊은 부부가 함께 직장생활을 하려면 아이를 부모가 길러주든지 아니면 유모를 둬야 한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과 주거지가 다르거나, 건강이 허락치 않거나 또는 부모 자신의 사생활 때문에 손자손녀를 맡아서 키워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유모를 두거나 보육원에 맡기고 퇴근하며 데려오고 있는데 보육원도 제대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시설에 맡기려면 1년이상 기다려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데려오는 시간의 제약으로 퇴근 후의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그래서 집에서 숙식하며 살림까지 맡아서 하고 아이도 키워줄 수 있는 가정부를 두려면 직접 급여로 월 150만원 정도, 식대 등 부대비용 월 50만원 정도 도합 월 200만원 정도가 소요되니 웬만한 직장생활 급여로서는 가정부 비용으로 다 나가고 말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프랑스의 '에인절 플랜'('94년부터 보육시설을 대대적으로 늘려 출산율을 1.916명으로 늘린 계획)같은 적극적인 보육시설 확대지원대책을 하루 속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출산장려세'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그동안의 실효성없는 다른 지원책에 대한 지원금과 불요불급한 예산 절감액으로 충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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