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에 관한 이야기만을 해야겠다.
그 이유는 여기에 게재되는 내용들에 대해 왜 그런 글이 나왔는지에 대한 배경을 알아야만 이해될 수 있다는 것과 그런 사항에 대해 각 기업에서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말 25년간 정들었던 세무공무원(최종 감사관실 근무) 생활을 자의반 타의반 접어야 했다.
퇴직시 국세청 직원들과 관련기업 임직원들은 나에 대해 실력과 근성을 갖췄다는 긍정적 평가와 아집과 독단적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있었다. 아마 이것이 솔직한 평가이다.
어쨌거나 1년간 백수생활(좋게 이야기해서 수험생활)도 해봤고, 세무사 개업후 '세금탈루사례집'과 '분식회계와 세무조사'라는 방대한 내용의 책을 2년간 집필했다.
아마 책을 타이핑만 하라고 해도 웬만큼 속도가 있다 하더라도 6개월은 넘을 분량이다.
하루 16시간이상을 쉬는 날 없이 강행군했다. 탈고를 끝낸 뒤 초죽음 상태였고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음을 느꼈다.
저서 출간후 국세공무원교육원, 세무사회, 상공회의소, 법무연수원,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또한 정부 부패방지위원회 세무분야 자문위원으로 부패방지를 위한 자문업무를 하고 있고 틈틈이 칼럼을 쓴다.
저자가 된 이후의 필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 언론에 기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과 그 분야의 전문가에 대한 깍듯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내게 있어 퇴직 당시와 지금과는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가진 실력이란 것은 오히려 국세청에 근무할 때보다 무뎌졌을 뿐이다. 다만 생각의 폭이 넓고 깊어졌다는 것은 느낀다.
이제 많은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면서 내가 쓴 글 중의 한 단어가, 또는 강의 중 한마디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만큼 전문가의 단어와 언어 선택이 무섭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직함 중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법무연수원 첨단범죄수사아카데미 교수는 내가 죽는 날까지 강의를 하고 싶다.
그 이유는 젊은 검사들에게 이 사회의 '만연한 탈세'와 '방만한 예산운용'에 대해 그 심각성과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인식시켜 주기 위함이다.
나는 법무연수원 첨단범죄수사아카데미 강의를 위해 강의시간보다 20배이상의 시간을 강의자료 준비에 쓴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 세대 최고 엘리트라는 점과 나의 짧은 실력, 그리고 어눌한 강의기법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충분한 준비와 혼이 깃든 강의여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나의 강의가 끝날 때 젊은 검사들로부터 열정어린 박수를 받고 또 강의후 그들과 사회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나의 보람이다.
나는 그들에게 강의 마지막에 이같이 당부한다. "젊은 검사들이여, 그대들은 우리나라의 조세정의를 지키는 마지막 양심이 돼 주시오."
이제 얼치기 세무공무원으로 들어와서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세무조사과정에서 흥분한 납세자로부터 살해위협을 받기도 하였고, 많은 회유를 받기도 했다.
어쨌거나 나는 우리의 현실을 젊은 검사들에게 낱낱이 강의한다. 독버섯은 양지에만 나오면 저절로 없어짐을 알기 때문이다.
나의 글 요지 대부분이 조세정의와 투명경영이다. 그것은 이 시대의 정신이 돼야 하고, 내가 젊은 검사들의 강의에 열중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