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약한 젊은이들이 쉽게 삶을 포기하고 자살이라는 방법을 택하는 경향이 많고, 몇년전에는 대 재벌 회장이 투신자살해 사회적으로 일파만파의 영향을 끼친 사건도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인가? 행복한 삶을 위해서가 아닌가.
10여년전 세무조사를 하던 중, 조사를 받던 회사의 대표이사가 자살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말 가슴아픈 일이었다. 자살의 사유는 다음과 같다.
당해법인은 국내 대기업 정유회사로부터 석유류를 공급받아 주유소 또는 석유소매점(일명 '부판점')과 실소비자인 기업 등에 도매하는 외형 500억원 규모의 중견업체였다.
조사이유는 부정세금계산서 발급혐의였다. 실제 석유류를 공급받은 업체들이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기를 기피하고 있어 이들에 대하여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았고, 대신 공급받지 않은 건설업체나 중기업자들이 세금계산서를 요구해 이들에게서 수수료를 받고 세금계산서를 교부해 줬던 것이다.
세무조사에서 실제 매입한 회사가 적발되고, 가짜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사실에 대하여도 모든 것이 드러났던 것이다. 거래처들로부터 자신들에 대한 것을 조사국에 확인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받았고, 이를 괴로워하던 중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87년도에 발생한 B상선 세무사찰과 회장 투신자살사건을 기억하는 독자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간략히 그 내용을 보면 국내 기업랭킹 27위로 최대 선박회사인 B상선 회장이 사옥빌딩 10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투신자살했다. 회장의 유서에 사장과의 갈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온통 사회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사건의 핵심은 재벌총수의 자살원인이 전문경영인과의 불화, 국세청의 세무조사였다.
이 세무조사는 사상 유례없이 1주일만에 모든 조사를 마쳤다. 그 이면에는 회사 임직원들의 투서 5건과 관계 직원들로부터 전화제보 등이 많았던 것이다. 투서가 많다는 것은 이 회사에 불화가 얼마나 극심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조사 결과, B상선 회장과 사장이 지난 '79년이후 지금까지 1천644만달러(약 138억원)의 외화를 빼돌렸으며 이들의 국내외 개인재산만도 회장이 344억원, 사장이 52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들을 외환관리법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혐의로 고발하고 110억4천500만원을 추징했다.
이들이 외화를 빼돌린 유형은 ▶화물운임을 장부에서 빼버리는 운송수입 계상누락이 570만달러 ▶급유증빙 조작을 통한 유류비 가공계상 유출 500만달러 ▶선하적 비용의 가공 또는 과다계상 유출 270만달러 ▶외화이자 지급시 이자율 조작 200만달러 ▶선박 도입시 부대품 가격조작 20만달러 ▶보험금 등 기타수입 누락 84만달러였다.
회장은 도피시킨 외화로 로스엔젤레스와 뉴욕에 콘도미니엄을 사두는 등 엄청난 부동산 투자를 하고, 해외의 가족생활비로만 150만달러를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은 기업의 목표는 물론 이윤추구이나 이윤추구에는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책임이 있는 것이고, 그 과정은 정당성을 지녀야 하며 기업윤리문제가 이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가이다. 모든 기업 경영주들의 경영에 대한 투명성과 종사자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언제든지 종사자들은 그들이 가진 정보로 해당기업을 난처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나는 여기에서 두가지의 비극적인 사건을 말하였다. 그러나 이외에도 이와 유사한 수많은 사건을 지켜봤다.
우리 기업에서는 이러한 실정을 냉철하게 봐야 한다. 국내외적으로 투명경영으로 이름있는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떤가? 여기에서 자유롭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가족과의 행복한 삶이 아닌가. 거창하게 국가나 종업원을 위하자는 것이 아니다. 오직 자기 가정의 행복한 삶을 위해 정도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