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사시장, 보수현실화-덤핑방지 언제쯤?

2007.09.14 09:56:21

안건회계법인 청산 계기로 회계사계 '돌파구' 한목소리

 

 

분식회계와 관련해 코오롱에 대한 부실 감사로 소송 패한 안건회계법인이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것과 관련, 이와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회계감사 보수체계를 현실에 맞게 책정하고 법인간 과당경쟁을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건회계법인은 지난 6월에 등록 취소되었고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안건회계법인이 청산을 택한 결정적인 계기는 분식회계와 관련 코오롱TNS 등에 대한 감사관련 소송패소 등으로 147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데다 신뢰도 추락에 따라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계사계 인사들은 "한번 잘못한 회계감사가 회사를 파탄낸 것"이라고 안건의 침몰을 정의 하면서 "이는 회계감사에 대한 회계법인에게 부여 된 부담이 얼마나 큰 것인지 말해주는 사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건 사건은 2000년에 대우통신에 대한 부실감사로 청운회계법인이 퇴출되고, 당시 국내 3대 회계법인 중 하나였던 산동회계법인도 문을 닫은 것과 같은 유형이다. 회계전문가들은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돼 해당 회계법인은 퇴출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말한다.

 

회계사계는 감사보수의 현실화와 과당경쟁을 방치할 경우 제2 제3의 안건사건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회계사계에서는 "부실감사를 막기 위해서는 회계감사가 더욱 엄격해져야 하고, 그럴려면 회계감사 보수가 현실화 돼야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협조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주장한다.

 

즉, 회계감사에 대해 기업들이 제대로 보수를 책정하려고 하지 않아 부실감사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낮은 보수로는 감사의 질적 저하가 따를 수밖에 없는데, 보수는 현실화 시켜주지 않으면서 책임은 '무한대'로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또 낮은 보수에다 과당경쟁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회계법인들이 수임 단가를 덤핑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기업들의 저가지향과 맞아 떨어져 결국 질 낮은 회계감사를 더욱 유발하는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은 여러 회계법인에게 가격을 내 보라고 해 놓고는 가장 낮게 부른 업체의 가격을 가지고 다시 다른 회계법인에게 더 낮은 가격으로 할 수 없냐고 타진하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한다. 이런 사례는 각 회계법인의 실력수준이나 질적인 차이에 따라 보수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인데도 차이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으로서 회계법인을 더욱 괴롭히는 요소가 되고 있다.

 

또 감사 보수를 규정화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 결국엔 제대로 된 감사를 받아야만 회사가 건실해 질 수 있다는 기업주들의 각성만이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이다.

 

이에 대해 한 회계법인 대표는 "질이 낮은 회계감사의 폐해는 우리만 아니라 기업체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회계 감사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회사의 내실 있는 성장이 불가는하다"고 말했다. 회계의 기본 틀을 잘 갖추지 않으면 회사가 성장할 때 체계가 없게 되어 상품이 잘 팔리는데도 불구하고 도산되는 이른바 '흑자 도산'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감사보수의 현실화와 회계법인간 과당경쟁탈피, 기업들의 회계감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 등이 함께 어우러질 때 기업외부감사의 내실과 회계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이 충족될 수 있다고 회계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형준 기자 kim64@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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