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제고,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2008.05.22 14:46:02

목격한 장면 하나.

 

이달 종합소득세 신고 초기, 종합소득세 신고 안내가 발송되고 나서 납세자들이 안내장을 받아보는 시기였다. 일선 세무서 소득세과에는 안내장을 받은 납세자들의 문의 전화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상담할 직원이 없게 되자 기자와 얘기를 나누던 부서 과장이 전화를 직접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상담전화는 종합소득세 안내장을 받은 납세자가 한 것이고, 이 소득세 과장은 "제가 지금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 연락처를 알려주시면 직원에게 전화하라고 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했다.

 

이 과장이 말을 하고자 한 내용은 이렇게 매우 간단했다. 그런데 이것을 이해시키는데 생각보다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납세자가 도무지 전화를 끊지 않는 것이다. 전후사정에 대해 그 과장에게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지만,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세무서에서 자신에게 전화를 다시 해준다는 것을 믿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그 과장은 그 사정을 몇번이나 설명을 했고, 반드시 전화하겠다는 약조를 거듭한 후에야 전화를 놓을 수 있었다.

 

이 자그마한 사건을 보고 김갑순 서울청장이 '일선 직원과의 대화' 시간에 한 말이 생각났다. 그는 "납세자들이 국세청을 신뢰하지 못하면 모두가 피곤해지며 갈등과 마찰 등 불필요한 일이 계속 발생하므로 국세청은 믿을만하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우려되는 점은 최근 정부가 미국 쇠고기에 대해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국민들은 믿지 않고 있다.

 

이런 것이 바로 공무원과 정부에 대해 갖는 인식을 정하는 '데이터'의 한 종류가 된다. 국세청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기 위해 노력해도 모든 부처가 신뢰를 받지 못하면 그 평가는 싸잡아 도매금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신뢰도 제고는 범정부적으로 펼쳐져야 성공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신뢰를 받겠다고 열심히 하고 있는 국세청과 일선 세무서 직원들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이로써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다.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히려 격려를 보내고 싶다. 국세청이라면 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에 대한 신념과 우공이산(愚公移山)같은 끊임없는 추진력에 대한 믿음을 가져본다.

 



김형준 기자 kim64@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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