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年 祝詩 - Ⅰ

2001.01.01 00:00:00


박정원(朴政元)
〈詩人〉
늘푸른 하늘 아래

늘푸른 하늘 아래
우리는 산다

아무리 먹구름이 드리웠어도
다시 뚫고 오르면 어김없이 푸른 하늘
살짝만 건드려도 터질 것 같은 비취빛 호수와 더불어
우리의 가슴을 우리의 어깨를
딛고 어김없이 일어서는 태양
적당히 간격을 두고 앉아있는 산
밤새 먼길을 달려와 가쁜 숨을 내몰아 쉬는 강

그들에게
내 마음의 뿌리를 깊숙이 묻어
먹구름을 뚫어보자
스치고 나서야 제 존재를 알리는 바람처럼
언제 어디서 어떠한 일에 부닥칠지 아무도
우리의 앞길을 모른다

발길질도 허공에다 쉼 없이 하다보면
마라톤에서 포기하지 않는 건각으로 자라나듯
이 세상에 쓸모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아무도 우리는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바윗돌도 으깰 수 있는 힘을 기르자
그리하여 다시는 눈물 없는 세상을 만들어보자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에게 사랑이 없다면 어떻게 살겠는가

폭풍우가 멈춘 후
뿌리 채 뽑혀 길바닥에 몸을 뉜 나무들처럼
우리는 너무나 미약하였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엔 어느새 새싹이 돋고
자손같은 나뭇잎을 여럿 거느려 또다시 열매를 맺기까지

보라!
같은 시대에 태어나 같은 시대를 사는
같은 밥을 먹고 같은 하늘아래 잠을 자는 우리는
언제 어디서 뿌리 채 뽑힐지 몰라도

태양은 변함 없이 떠오르고
늘푸른 하늘을 보면 마음이 열린다
늘푸른 하늘을 가득 품고 싶어
늘푸른 하늘을 꿈꾼다

드리운 구름은 잠시
나뭇가지 사이로 빛나는 저 눈부신 햇살이
늘푸른 하늘이다

다시 떠오르는 태양처럼
오라! 辛巳年이여!
우리네 불확실한 인생이여!
우리 모두 힘차게 포옹하리니!



서주영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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