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의 날' 학생세금 글짓기 수장작-중등부 금상

2003.07.21 00:00:00

세금 나무


"세금으로 크는 나무는 언젠가는 풍성한 열매로 세금을 되돌려줄 것"

"우리 나라는 지켜야 할 4대 의무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납세의 의무입니다."

초등학교때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서두로, 납세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셨던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때는 선생님의 말씀처럼 납세의 의무가 중요하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우리 집은 90명의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육아원'이라는 곳이다. 나는 우리 집이 무슨 돈으로 쌀을 살 수 있는지, 옷을 살 수 있는지, 혹은 우리들이 받는 용돈이 어디서 생기는지에 대해서 한 번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저 주면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었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아 야영 희망조사를 했을 때였다. 어떤 선생님께서 아침자습을 하고 있는 나를 부르셨다.

"네가 홍하나니? 야영은 어떻게 할거니?"

내가 무슨 얘기인 줄 몰라 멍하니 서 있었더니 선생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저기, 하나는 육아원에 사니까 나라에서 보조금이 나오거든. 그러니까 담임선생님께 야영을 가겠다고 말씀드리렴."

나는 그 때서야 말뜻을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나는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보조금이 나라에서 나온다고? 육아원에서는 나라에서 돈을 받아 우리의 모든 것들을 대주었단 말인가?' 생각해 보니 정말 그동안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받아 썼던 돈은 분명 내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육아원에서도 90명이나 되는 원생들에게….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90명이나 되는 육아원생들이 쓰는 그 많은 비용을 나라에서는 무슨 돈으로 우리에게 대주었을까? 그러나 이런 의문도 잠시, 1교시가 시작되고 꽉 짜여진 학교생활은 나의 궁금증을 금방 빼앗아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조회시간이었다.

"세금문예작품 공모가 있네요. 평소 세금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거나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 있는 사람 응모를 해 보세요. 그리고 세금에 대해 궁금한 점이라든가 알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도 글을 써보면 도움이 되겠어요. 글은 4월19일까지 제출하세요."

나는 선생님의 이 말씀에 야영희망서때문에 일어났던 궁금증이 다시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곧 평소에 글쓰기를 좋아했던 나는 이 참에 궁금증도 풀 겸, 응모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우선 인터넷으로 여러 자료를 찾아보기로 했다. 여기 저기 둘러보니 세금과 관련된 자료들이 내가 궁금했던 것들을 쉽게 풀어 주었다.

납세의 의무는 우리 나라 4대 의무 중의 하나이다. 우리 나라 4대 의무에는 근로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교육의 의무, 국방의 의무가 있다. 납세의 의무란 나라에서 중요한 일들을 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이 서로 나누어 내는 돈을 말하며 이를 '세금'이라 했다. 즉 세금은 국민 누구나 분담해야 하는 나라의 공통 경비였다. 그리고 누가 세금을 얼마만큼 내야 하는지는 국회에서 만든 법률(세법)에 정해져 있었다. 세금은 크게 나라 살림을 하는 국가(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시·도·군과 같은 지방정부)의 살림으로 나눌 수 있었다. 국가는 국민 전체를 위한 일을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주민을 위한 일을 한다. 따라서 우리가 내는 세금도 중앙 정부의 살림을 위해 내는 것과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을 위해 내는 것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중앙 정부에 내는 세금을 국세라 하고 지방자치단체에 내는 세금은 지방세라고 불린다.

국세에는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특별소비세·주세·상속세·증여세 등이 있으며, 지방세에는 취득세·등록세·주민세·재산세·자동차세 등이 있고 이렇게 걷힌 세금은 국민 혼자 힘으로는 해결 할 수 없는 국방, 치안질서, 교육시설, 경제개발 등과 같은 나라의 큰 공공사업을 위해 쓰여진다. 따라서 국가는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의 공공질서를 유지하게 하며 우리들이 보다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법이나 제도를 마련하고 공공시설 등을 건설하여 우리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국민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 우리 학교 가까이에 있는 중앙도서관 역시 나라에서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공공기관이다.

나는 가끔씩 이 곳을 이용하면서도 정작 이 곳이 우리 국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간인 줄은 몰랐다. 이 밖에도 눈을 돌리니 세금은 나라를 지키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경제발전과 국민의 복지 향상 등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현장들이 보였다. 내가 살고 있는 육아원부터 지금 다니는 학교, 우리 주변 곳곳에 도청, 시청, 법원, 소방서, 놀이터 등이 모두 세금과 관련된 곳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또 세금 중에는 우리 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소득세라고 한다. 소득세는 사람들이 직장생활이나 사업을 하여 돈을 벌게 되면 벌어들인 돈에서 비용을 뺀 금액(소득)의 크기에 따라 내는 세금이다. 내 머리에는 또 한가지의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직업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직장이 따로 없더라도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와 같은 사람들은 수입이 있으니까 벌어들인 금액 중에서 일부를 소득세로 납부해야 한다지만 일을 하면서도 소득이 없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와 관련된 내용도 찾아보았다. 생각했던 대로 돈을 벌 수 없는 아이나 사람들, 또한 직업을 갖지 못한 사람들 또는 생활보호 대상자는 예외로 한다는 것이다. 나 또한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에 세금납세의 의무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부가가치세란 것 역시 우리 나라 세금 중 소득세와 함께 기본이 되는 것으로, 이는 사람들이 물건을 살 때 물건값에 포함하여 내는 세금이다. 우리가 사서 쓰는 대부분의 물건은 물건값에 세금을 붙여서 팔도록 되어 있고 물건을 판 사람은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세금을 나라에 내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서 쓰는 연필이나 음료수 값에도, 하다 못해 작은 샤프심에도 세금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의 경우는 소득세는 없지만 이 부가가치세는 낸 셈이었다.

이밖에도 나라의 역할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외국의 침략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를 유지하고 군사장비, 시설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 그리고 도로, 항만, 통신, 전력, 상하수도 등을 건설하여 나라의 경제기반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지출되는 경제개발 비용도 세금으로 유지· 건설하고 있다. 또한 세금은 사회개발비라는 이름으로 의료보험, 국민연금, 직업훈련, 주택건설 및 공해방지시설과 같이 국민의 복지 증진과 안락한 생활환경을 마련하는데 쓰이기도 하고 초등학교 등의 의무 교육과 각급 학교의 교육시설, 학술, 예술기관의 연구 활동 등을 지원하기 위해 지출되기도 한다. 이처럼 세금은 나라 안팎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돌리는데 쓰이고 있었다.

이에 국가는 복지 국가 건설을 지향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회 보장제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유한 자로부터의 누진세와 상속세 및 사치품에 대한 특별소비세 등을 통하여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하여 각종의 사회보장이 필요한 곳을 찾아 채워준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금은 소득 분배의 기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나라는 탈세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러한 법이 실제로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로 인해 오늘날 부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어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모든 걸 알고 나니, 나는 국가가 내주는 세금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한 사람으로, 국가의 배려와 국민의 후원에 어느새 가슴이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국가가 세금을 징수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까지 안고 나를 비롯하여 육아원의 가족들, 그리고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세금이 아니면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세법을 어기지 않고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 덕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멀게만 느껴졌던 내 이웃들이 한없이 가깝게 느껴졌다.

이 글을 계기로, 나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우리는 서로 어울려 살 수밖에 없는 존재란 사실에 공감을 하게 되었다. 서로 어울려 잘 살자고 법이라는 것을 만들었다는 것도, 물론 지키려고 만든 법이니까 마땅히 지켜야 하는 것 또한 우리의 당연한 의무라는 것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법이 무너진 사회는 결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살기 좋은 나라도 누구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우리가 만들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지키는 의무가 밑거름이 되었을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납세의 의무는 가르치고 있다.

이제 나는 국민의 4대 의무도 배웠고, 그 중에서 납세의 의무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았다. 특히 세금에 의존해서 사는 나에게는 납세의 의무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나와 같은 세금 나무는 세금을 먹어야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납세의 의무를 외면하는 국민들이 만드는 나라에서는 세금 나무는 결코 잘 자랄 수가 없다. 세금을 밑거름으로 크는 나무는 언젠가는 그 풍성한 열매로 세금을 되돌려줄 것이다. 나는 그 풍성한 열매를 위해 이제부터 준비할 것이다. 남보다 늦게 시작한 학교 공부를 더 열심히 하면서, 직접·간접으로 나를 도와주는 90명의 육아원 가족들, 그리고 납세의 의무를 기꺼이 지키며, 우리들의 버팀목이 되어준 국민들의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훗날, 나를 키워준 거름으로 다시 태어나 사회 곳곳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세금 나무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거름이 되겠다.


장희복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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