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稅政詩壇]은사시나무

2002.06.17 00:00:00

-이희섭 중부廳


봄의 안쪽에서
수리산 관모봉 오르다 보면
윤기 있는 나무 한 그루
사시사철 올곧게 서있다

거친 인심처럼 말라 버린 피부에서
은백색 향기가 배어 나온다
드러난 뿌리 바위틈을 비집고
다가올 시간을 더듬는다
물이 혈관을 역류하며
幻生을 나르고
비틀거리는 바람 기둥에 기대어 선다

겨우내 사시나무 같이 떨던 초라한 실직자도
풍 맞아 손발 떠는 재활의 의지에게도
허리를 내어 준다
떨어져나간 잎새 달기 전
꽃부터 피우려는 끝가지의 작은 떨림

가파른 세상 오르는 길
자세 낮추어 손잡아 주는 나무
손때 묻은 허리가 유난히 빛난다.


허광복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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