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수상 - 착 각<홍석규 서울청 조사2국>

1999.08.02 00:00:00

“왜 이렇게 하는가?”하고 물었더니 “다 이렇게 합니다”라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게 아닌데 묻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로 당당하다. 이 뿐이 아니다. 요즘 사람들…특히 젊은 사람들…생각과 행동이 마땅치 못한 게 한 둘이 아니다. 내가 이상한 건가?

바쁜 세상을 바쁘게 사는 데, 시시콜콜 윤리따지고 규범 따지고 남 생각하다가 어느 세월에 더 많고 크고 높고 편한 것을 누리며 살 수 있겠냐고 항변하는 데는 말문이 막힌다. 하기야 우선의 안일과 영달만 따지고 나만 폼나게 살기로 한다면야 지당한 말씀일 지 모르지만 이것은 자신의 값어치까지를 생각 못하는 대단한 무지의 소치요 착각속의 망발이다. 그 집 내력이 원래부터 그렇지 않고서야 설 배운 머리 빈곤한 가슴이 짜낸 나름의 영리한 삶의 묘책이리라.

아무리 요즘 세상이 경제적인 가치관이 최우선이고, 돈만 있으면 권력도 명예도 명성도 얻을 수 있고 심지어는 지은 죄도 뭉게버릴 수 있는 시대라 하더라도 오로지 이것만이 사는 의미의 전부로 알고 덜떨어진 머리를 총동원하여 애써 더 많은 것을 이뤄봤자 가슴이 빈곤하고서야 결코 오래 견딜 수 없다는 경험적 현실을 모르는 대단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모르거나 잘못 알고 사는 많은 것들 중 하나는 소박하고 성실한 삶이 가져다 주는 기쁨이다. 가난하다고 주눅들거나 먼저 마음을 흐트러뜨리고 절개를 바꿔 굴복하지 않으며 탐하여 구차하기보다는 명예를 더 소중히 알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애쓰는 소박하고 성실한 정신이 뒷받침되어야만 그 결실이 더 값지고 오래가는 기쁨으로 남는 것이다.

그 둘은 이기적 삶이 초래하는 불행이다. 소유는 자기의 진면목을 보여줄 기회를 얻은 것일 뿐 남과 더불어 쓰는 법을 바로 알지 못하면 소유가 클수록 더 불행해질 수 있다는 것이 경험적 현실이다. 얼마나 가졌냐 보다 어떻게 관리하고 얼마나 보람있게 쓰느냐가 행·불행을 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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