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논단]세무사 실무교육을 마치고 나서

2001.07.30 00:00:00



하상보(河相普)
세무사

늦은 나이에 제37회 세무사시험을 간신히 통과해 실무교육을 마치고 지난 7월초 성남세무서 입구에 조그만 사무소를 차리면서 젊은이 같이 생각하고 젊은이 같이 행동하자고 다짐했었다. 시작과 시간의 흐름은 한통속이라 개업하고 벌써 한달이 다 돼 가는 이즈음에 과연 그리하고 있는지 돌아보면 고개가 가로 저어진다.

세무서에 근무했다고는 하나 일손을 놓은 지 오래됐고, 따라서 서투른 것이 부뚜막에 오른 어린아이 같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를 동료 세무사에게 물어보고, 그 말도 못미더워 다시 법전을 뒤져 확인하기를 반복하면서 하루 해를 책상앞에 수북히 쌓인 낙서 같은 연습장과 씨름하면서 보내고 있다.

수임을 위한 시간으로 채우리라던 당초 계획은 자연스럽게 연기되고, 경영에 대한 압박감이 서서히 가중돼 가고 있음을 느끼면서 정말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구나 하고 실소를 머금곤 한다.

주위의 상황이 쉽지만은 않아 젊은이들마저도 어려워하고 고심하고 있지만 필자에게 있어서는 너무 소중한 시작이기에(어찌 보면 너무나 웃기는 일일수도 있지만) 기쁨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묘한 심리상태 속에서도 뒤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출발선에 나설 수 있었다.

이제 본인의 감정표현은 이쯤으로 줄이고 세무사로서 출발하는 이들을 위한 세무사회의 교육과정 중 좋았던 것은 그것으로 좋으니 접어두고, 실무에 접하면서 아쉽게 느꼈던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세무서 근무경험으로 인해 세무처리에 대해서는 익숙한 편이라 큰 애로를 느끼지는 않았으나, 그렇지 못한 수습세무사들의 경우에는 세무서 내부의 일 처리에 대해서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교육과정 중 세무서 내부의 업무처리를 자세히 세목별로 설명하는 과정이 없어서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따라서 국세청 업무의 개관과 편제, 그리고 과별 업무처리의 개관 등으로 과목을 구분해 조금은 자세히 다룰 수 있는 교과과정이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세무사의 고유업무와는 조금은 거리감이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실무에 접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 중 가장 처음 접한 것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일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숙련된 여직원을 채용해 업무를 개시할 수 있다면 그런 애로는 애초부터 없을 것이지만 요즈음 숙련된 여직원 구하기도 어렵고, 자금사정상의 어려움 등으로 세무사가 일인삼역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으며, 세무사로서 쌓아야 하는 전문적 지식에 컴퓨터가 빠질 수는 없는 일이라 좀더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컴퓨터교육이 필요하리라 본다.

한꺼번에 많은 수습세무사를 교육해야 하는 점에서 보면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 사료되지만 당해 교육에 있어서만 반을 나누어서 교육하는 방법과 위탁교육 등 여러 대체 안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세무사들이 업무를 개시하기 위한 자금의 조달경로 및 조달방법 등을 심도있게 다룰 수 있는 금융관련 교과과정도 필요하리라고 본다.


지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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