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논단]신고후 새내기세무사 소감

2001.08.20 00:00:00



신현호(申鉉虎)
세무사

처음부터 모든 것이 완벽하리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남는다. 첫째, 알량한 세법지식마저 제대로 적용하였는가. 둘째, 세무사로서의 정체성을 갖고는 있는가. 셋째, 사람들과의 관계를 제대로 하고 있는가 등이다.

빠르게 바뀌는 세법을 연도에 따라 정확히 적용시키는 것은 마치 퍼즐게임을 연상시킨다.

예를 들자면, '94귀속 무신고분의 국세부과권 제척기간은 현재의 세법이 아닌 '94년도의 국세기본법으로 적용해야 하는 아주 단순한 사항임에도, 무의식적으로 현재의 세법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조금만 신경을 덜 쓰면 겪을 수 있는 이러한 문제는, 늘 세법을 찾아보고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세무사는 과세청과 납세자의 사이에서 지나친 현실주의에 빠질 우려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당한 일에 정당한 보수를 청구하고, 납세자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정중히 거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무사로서 바른 직업의식은 각자의 몫이지만, 많은 물질은 정신을 나태하게 하므로 물질에서 자유롭고 싶다.

평소 사람과의 만남을 좋아하였지만, 업무로 만나는 관계는 편히 속마음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상대방에게 갖는 선입견에 의해 마음의 벽이 생길 경우에는 진실에 접근하기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먼저 편한 마음으로 속내를 드러내면 서로를 이해하기가 쉬운 듯하다. 이러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업무적으로 만났지만 특별히 인간적인 정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일 못지 않게 사람과의 신뢰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들의 아쉬움속에서 작지만 많은 것을 얻었고, 그것이 앞으로의 생활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정말 어떤 목적을 위해 인위적인 모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자연스런 만남이 좋다. 그냥 좋아서 만나고, 싫어서 다투고, 그런 자연스러움속에서 느끼는 상대의 인품을 사랑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고 일로써 에너지를 얻고 싶다.

그런데 그것이 맘대로 안 돼서 문제. 그냥 있는 대로 보여주고 폼잡지 말고 편하게 살자. 그리고 알량한 지식으로 사기치지 말자. 이런 맘도 사치라면 사치겠지만 이젠 정말 자유롭게 살자.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불평도 하며, 순종도 하며, 변덕도 부려가며, 완전하지 못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에 충실하자. 하나님의 주신 참된 자유와 참된 평화를 찾으면서…


지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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