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 論]질서의식과 납세의식

2002.03.21 00:00:00



김익래(金翼來)
공인회계사

금년처럼 국가적인 큰 행사가 많은 해도 드문 것 같다.

1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다는 월드컵, 아시안게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대통령 선거 등 참으로 국위를 선양하고 국가 장래를 좌우할 행사들이 줄이어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행사를 맞이해 우선 걱정되는 것이 질서의식과 납세의식이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각국의 선수나 관련자들이 대거 우리 나라를 방문할 행사에 우리 국민의 낮은 질서의식 수준이 적나라하게 나타날까봐 두렵고, 양대 선거에 후보들이 신고할 납세실적이 제16대 국회의원 후보 때처럼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질서는 빠르고 편한 것'이라고 했는데 생활하며 보고들은 바에 의하면 우리 국민들 중 많은 사람들의 질서의식은 아직도 크게 결여되어 있다고 본다. 많은 사례가 있지만 몇가지를 적어보면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교통질서의식 결여다. 속도위반은 다반사고 끼어들고, 새치기하고, 클랙슨 울리고, 거기에 곁들여 담뱃재 밖에 털고, 꽁초 버리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운전을 배우면 아무리 교통이 복잡한 나라에 가서도 자신있게 운전할 수 있다'는 비아냥 소리도 종종 듣고, 반대로 `외국에서 오랫동안 운전하던 사람이더라도 한국에 와서는 운전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특히 필자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많은 운전자들이 차안에 재떨이를 장식품(?)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수없이 목격한 장면이지만 운전자들이 운전중 담배를 필 때는 차 문을 열고 담배를 잡은 손을 밖으로 내놓고 운전하며 재를 밖에 털고, 다 핀 후에는 거의 대부분 흡연자가 꽁초를 그대로 도로에 버리고 주행한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이 있는 흡연자는 담뱃불을 끄고 뒤에 따라오는 차에 지장 없도록 도로 바닥에 떨어지도록 꽁초를 버리는데 일부 몰지각한 흡연자는 자기가 무슨 경기에 우승이라도 한양 꽁초를 불도 끄지 않고 높이 던져 뒤따라오는 차에 떨어지거나 문을 열어놨을 때는 창문으로 재가 들어오거나 꽁초 째 뒤차 안에 떨어지기도 한다. 얼마전 필자가 출근 때 실제 그대로 당하고, 신호대기시 앞차에 가서 “당신이 불도 안 끄고 던진 담배꽁초가 내 차에 들어왔다”고 항의하니, 당연히 정중히 사과할 줄 알았는데 젊은 운전자가 하는 소리는 의외로 “당신이 경찰도 아닌데 왜 아침부터 시비냐”고 하는데 어이가 없었고, 신호가 떨어져 뒤차들이 경적을 울리기에 하는 수 없이 출근했고, 그날 온종일 언짢은 하루를 보내고 그 이후도 운전 중 담배를 피는 사람만 보면 자주 짜증이 나곤 한다. 이 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회 지도층 또는 저명인사(?)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하는 골프장에서도 곳곳에 재떨이가 놓여 있고 `라운딩 중 금연'이라는 안내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곳곳에는 담배꽁초가 널려있다.

또 필자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에서는 거의 매일 집회나 데모가 있는데 행사후 그 자리에는 민망스러울 정도로 쓰레기가 널려 있어 수십명의 청소원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청소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이러한 모습은 운동경기장에서도 종종 있음을 매스컴을 통해 보아왔다.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납세의식이 낮은 편이다'고 답한 수치(38.7%)가 `높은 편이다'고 답한 수치(14.4%)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개정에 의거, 2000.4월 16대 국회의원 후보에게 첫 실시된 최근 3년간의 소득세 및 재산세 납부실적 신고시 나타난 바에 의하면 그 당시 후보 1천40명 중 3년간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은 후보가 20.5%인 2백14명, 3년간 재산세를 하나도 내지 않은 후보가 33.3%인 3백47명으로 집계되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고, 기사거리가 되었었다. 선량이 되겠다는 사람들의 납세실적이 이러하건대 우리 국민의 납세의식이 높을 수 없을 것은 예상한 바 대로다.

이제 큰 국가적인 행사를 준비하며 모든 국민들의 질서의식이 크게 향상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아울러 납세의식도 크게 고양되도록 지도층 인사들부터 솔선수범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공직선거및 선거부정방지법' 중 `후보납세실적신고관련규정'도 합리적으로 개정하여 금년 양대 선거시 후보들의 정확한 납세실적을 공개한다면 국민의 납세의식 고양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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