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이어 '똘똘한 한 채'도?…장특공제 손질될까

2026.03.23 09:51:16

장특공제율 축소땐 고가 1주택자 세금↑

실거주 없는 '단순 보유' 공제 축소​​​​될 듯

비율 대신 공제한도 상한액 설정도 거론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 강화를 부동산시장 안정의 ‘최후의 수단’으로 언급하면서,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초고가·비거주 1주택에 대한 세제혜택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양도소득세의 핵심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가 개편될지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투기용 1주택도 타깃…“보유보다 매각 유리하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엑스(X)에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강력한 규제 의지를 피력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도 보유세 세제 개편 방향에 들어가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들어간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똘똘한 한 채 문제도 있고, 비거주 1주택을 포함해 강력한 정부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지금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비거주 1주택자·다주택자가 받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에 대해서도 “집 값이 그렇게 많이 올랐는데, 그분들이 낸 세금을 월급쟁이들이 낸 세금과 비교하면 말이 안 된다”라며 “전체적으로 세제를 손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똘똘한 한 채 부추긴 ‘장특공제’…해운대 6채보다 강남 한 채가 이득

 

현재 부동산시장 트렌드인 ‘똘똘한 한 채’를 만든 주된 요인 중 하나는 1주택자에게 유리한 세제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제도로 꼽히는 것이 바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다. 현행 제도는 1주택자가 10년 보유·10년 거주시 최대 80%의 양도차익을 공제해 준다. 이것이 부동산시장 양극화, 수도권 쏠림, 지방침체를 심화시키는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억5천만원으로 서울 압구정 아파트 한 채를 사서 15년 보유했을 때 수익(약 40억1천만원)이 부산 해운대 아파트 6채에 분산 투자했을 때 수익(23억8천만원)보다 16억3천억원 많았다. ​특히 1세대 1주택자로서 10년 이상 실거주할 경우 부여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80%) 혜택이 결정적이었다.

 

서울 압구정 현대 3차(82.5㎡) 1채를 매입해 15년간 보유할 경우 시세차익에서 세금을 제외한 최종 수익은 40억1천만원에 달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액이 26억6천만원으로, 최종 산출세액은 2억4천만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돈으로 부산의 핵심 입지인 해운대 마린시티 내 대우마리나1차 6채를 매입한 시나리오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 12억5천만원의 현금에 전세보증금을 끼고 매입(갭투자)해 총 20억4천만원 규모의 주택자산을 운용했으나, 투자자가 손에 쥐는 최종 소득은 23억8천만원에 그쳤다. 실거주 1채는 비과세 혜택을 받지만, 나머지 5채는 다주택자 공제율(최대 30%)이 적용돼 총 7억9천만원의 양도소득세가 발생했다.

 

◆장특공제액 상한 설정, 종부세 실거주 요건 추가 거론

 

재정경제부는 부동산 세제 개편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최종 보고서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이르면 오는 7월 세제개편안에 단기 대책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부동산 세제 관련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개편이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조세전문가들은 부동산 세제가 개편된다면 개편 방향을 크게 두가지 축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양도차익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초고가주택에 대해 현재처럼 비율(%)대로 공제하는 대신, ‘공제금액의 상한선(한도액)’이 설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50억~20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주택의 경우, 양도차익이 거액임에도 비율대로 공제해 주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또한 실거주 없는 ‘단순 보유’에 대한 공제 혜택은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유 요건은 사라지고 거주 요건만 남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세무사회는 이달 재정경제부에 고가 1주택 보유자의 과도한 세제혜택 집중 완화를 위해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실거주 기간에 비례하도록 하는 대안을 건의했다.

 

과거 2021년 유동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당론으로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처럼, 양도차익에 따라 공제율(최대 40%→10%)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도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도 ‘거주 요건’을 추가하고, 현재 60% 수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내년부터 최소 80%에서 최대 90%까지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는 종부세 계산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높여 세금 부담을 직접적으로 키우는 요인이 된다.

 

◆“신뢰 보호 원칙 지켜야” 보유기간 따른 구·신법 혼합 적용 목소리도

 

다만 일각에서는 납세자의 ‘기대권 보장’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수십년간 기존 세제 혜택을 믿고 실거주나 보유를 선택해 온 이들에게 갑작스런 제도 변경은 징벌적 과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오현 숭의여대 교수는 “2020년 8월 장기보유특별공제 개정 당시, 투기 억제와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납세자의 신뢰 문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났다”며 “그 결과, 형식적으로는 장래효를 갖는 개정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과거에 형성된 보유기간에 대한 법적 평가를 사후적으로 변경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헌법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러한 개정은 비례원칙, 특히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따라 검토돼야 한다“라며 ”개정 이후 취득분부터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거나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한 자산에는 종전 규정을 유지하거나 보유기간에 따라 구법과 신법을 혼합 적용하는 방식과 같은 경과규정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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