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잠자는 내 신용카드 포인트만 잘 활용하면 지방세뿐만 아니라 국세에 대한 걱정도 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방세를 담당하는 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국세를 담당하는 국세청도 올 연말까지 '신용카드 포인트 납부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늦어도 내년 1월부터는 지방세뿐만 아니라 국세도 신용카드 포인트로 납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산시 전국최초 '신용카드 포인트 세금 납부제' 시행…전국 확산
신용카드 포인트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 세금 납부제'를 전국 최초로 도입․시행한 곳은 경기 오산시다.
카드사별로 포인트 사용처가 다르고 포인트 누적 현황을 제때 파악하지 못해 현금과 같은 포인트를 신용카드 사용자 자신도 모르게 버리고 것을 안타깝게 여긴 오산시는 "'신용카드 포인트 납부 시스템'을 운용하면 카드 이용 활성화와 함께 지방세 체납을 일정 부분 해소하는 될 것"으로 보고 작년 6월부터 본격 시행에 돌입했다.
이후 서울시가 이를 벤치마킹해 지난 1월부터 시행함에 따라 '신용카드 포인트 세금 납부제'를 활용하는 시민이 점차 늘어나며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현재 자동차세를 비롯해 재산세, 주민세, 취득세 등 서울시 모든 세금은 물론 상·하수도요금, 과태료 등 세외수입까지 이택스(ETAX)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용카드 포인트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가 신용카드 누적 포인트를 현금처럼 세금 납부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결과, 시행 100일 만인 지난 4월10일까지 8만6천415명이 세금 15억900만원을 냈다.
최근 석달 사이에 1명당 신용카드 포인트로 세금 1만7천462원을 처리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세금을 납부하기 전에는 꼭 해당 신용카드의 포인트를 확인하고, 세금 납부에 포인트를 활용해 달라"며 "포인트가 부족할 경우에는 포인트를 차감한 차액만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납부하면 된다"고 밝혔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경기 광명시․성남시도 '신용카드 포인트 납부 시스템'을 운영, 시민들의 세정만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또한 전남 광양시도 신용카드의 포인트로 지방세를 납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입을 준비 중에 있는 등 '신용카드 포인트 세금 납부제'는 전국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내년부터는 국세도 신용카드 포인트로 납부 가능
이러한 '신용카드 포인트 세금 납부제'는 지방세를 넘어 이제는 국세까지 납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세청이 올해 연말 완료를 목표로 신용카드 포인트로 국세를 납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
이현동 국세청장은 앞서 지난 3월 국세청에서 열린 제2차 공정사회 추진회의에서 "신용카드 포인트로 국세를 납부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세청은 현재 KB국민, BC, 신한, 삼성, 롯데, NH농협, 씨티, 하나SK, 외환, 제주은행 등 국내 10개 신용카드사와 업무협조를 체결하고, 금융결제원이 중심이 된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내년 1월 부가가치세 예정신고부터는 신용카드 포인트를 활용해 국세도 납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 포인트를 이용해 국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는 금융결제원이 운영하고 있는 세금카드납부서비스인 인터넷지로(www.giro.or.kr) 사이트에 있는 '카드로택스(CardroTax)'를 활용하면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는 모든 종류의 국세를 신용카드 포인트로 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시범운영을 마친 후 늦어도 내년에는 본격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1천억원 넘는 신용카드 포인트 '소멸'
신용카드 포인트는 카드사가 회원에게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로, 회원의 카드 사용금액이나 신용카드 사용처에 따라 일정금액(최저 0.1%~최고 11%)을 적립해주고 보통 1포인트당 1원으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포인트는 유효기간이 있어 기간내에 사용하지 않거나 못하면 자동소멸하게 된다.
신용카드 포인트의 유효기간은 보통 5년으로 포인트 제공사에 따라 2년 또는 3년이거나 무제한인 경우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05부터 2009년까지 적립된 신용카드 포인트는 총 7조1천억원으로 이중 6천100억원이 미사용된 채 소멸됐다.
매년 1조2천억원씩 쌓이고 1천200여원 정도가 사용되지 못한 채 공중으로 사라진 셈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5년에는 3천425억원이 사용되고 1천250억원이 소멸됐으며, 포인트 잔액은 총 1조1천881억원이었다.
2006년에는 사용된 신용카드 포인트가 4천590억원이었고, 소멸된 포인트는 1천211여억원에 달했으며 적립된 포인트는 1조3천304억원이었다.
2007년 사용액 7천369억원, 소멸액 1천572억여원, 적립액 1조4천234억원, 2008년 사용액 9천600억원, 소멸액 1천357억원, 적립액 1조5천28억원, 2009년 사용액 1조1천539억원, 소멸액 810억원, 적립액 1조6593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