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보호담당관의 고충

2001.04.16 00:00:00


“여기가 우리같이 힘없는 사람들 세금 깎아주는데 아니요?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당신네들이 먹고 사는 거 아뇨. 누구는 세금도 깎아준다는데, 왜 사람 차별하구 그래!”

70년대나 들어 봤음직한 이 말은 某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실의 벽을 넘어 들려오는 납세자의 불만이다.

극소수의 경우지만 일부 납세자들은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찾아가면 모든 민원이 다 해결된다'는 부푼 기대(?)를 품고 찾아왔는데 자신의 민원이 해결되지 않을 때에 급기야 이런 말들을 늘어놓는다.

문제는 납세자가 왜 이런 말을 했는가가 아니라, 왜 이런 말을 하게 됐는가에 있다.

국세청 제2의 개청후 개혁의 가장 큰 성과를 꼽으라 하면 뭐니 뭐니 해도 `납세자보호담당관제'일 것이고, 여기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납세자의 민원해결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이 제도가 과연 납세자들에게는 어떻게 이해되고 있을까.

일선 납세자보호담당관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의 납세자들이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찾아가면 무엇이든지 다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또한 그런 납세자들이 상당수라고 한다.

D세무서 某담당관은 하루에 납세자보호담당관실을 찾는 민원인은 대략 1백여명 정도인데 이들 중 대부분은 `세금을 깎아달라' `세금을 안 내는 방법은 없느냐?' 등 이 제도를 잘못 이해하고 찾아온다는 것이다.

아마도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세무전문가를 넘어선 `세무해결사(?)'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한다.

물론 이 제도가 납세자의 민원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법 테두리안에서만 가능한 것이지 세법을 무시하면서까지 민원해결을 할 수는 없다는 게 납세자보호담당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또 납세자들의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양적인 홍보보다는 질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국세청은 단순히 양적인 홍보에 힘을 쏟기보다는 이제는 질적인 홍보문제를 고심해야 할 때다.


민건동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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