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계, 부가가치 높여야 생존…아웃소싱 시장은 블루오션"

2025.07.09 12:06:50

[인터뷰]취임 100일 앞둔 반기홍 한국청년세무사회장

금년 내에 비영리 사단법인화…지정기부금단체도 추진

첫번째 목표는 '청년에게 도움되는' 한청세…멘토링 활성화

컨설팅·아웃소싱 고부가가치 노하우 공유…협업 시너지 창출

 

 

"임기가 끝났을 때 한국청년세무사회(한청세)를 법정단체로 만든 회장, 교육 및 소통·교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떠난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지난 4월 한국청년세무사회 5대 회장에 취임한 반기홍 세무사(반세무회계사무소 대표)가 밝힌 각오와 약속이다. 경쟁에 지치고, 화합의 장이 없는 '모래알' 청년세무사들을 아우르는 '구심점'이 되겠다는 강한 신념이 바탕에 깔려 있다.

 

반 회장은 "청년 세무사들은 개업 초반에 사무실 세팅, 영업방식 등 여러 가지로 고충이 많고 외롭다. 그래서 초기 개업한 청년세무사들을 위한 든든한 울타리 역할이 필요하다"고 한국청년세무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 회장의 지난 90여일은 '강한 한국청년세무사회'로의 대변혁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그는 올해 비영리 사단법인화를 완료해 단초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오는 20일 취임 100일을 맞는 반기홍 회장을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나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을 축하드린다. 어떤 한국청년세무사회를 만들고 싶나?

 

"첫 번째로는 '청년에게 도움되는' 한국청년세무사회다. '청년이 성장할 수 있는' 한국청년세무사회를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이를 위해 멘토링 제도 활성화로 선후배간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정보 공유도 계속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화합하고 교류하는' 한국청년세무사회다. 막 개업한 세무사들은 경험이 없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아 고민도 많고 외로운 경우가 많다. 세무사들이 어디에 속해 같이 화합해서 놀 수 있는 문화도 없다. 청년세무사들의 교류의 장을 마련하겠다."

 

◆첫 번째 공약으로 법인화를 통한 위상 강화를 꼽았는데, 구체적 진행단계는.

 

"한국청년세무사회를 법정단체로 만들기 위해 비영리 사단법인화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올해안에 완료할 예정이다. 임의단체로서 활동에 제약이 있는 현실을 극복하고 회의 목소리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이사진 구성이 제일 큰 허들(걸림돌)이었는데,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얘기가 된 상태이다. 이사 선정 때문에 지금까지 임원 구성이 늦어진 부분이 있었는데 이사회가 구성되고 나면 임원 구성도 바로 진행할 예정이다. 비영리 사단법인화가 마무리되면 지정기부금단체 등록도 추진할 방침이다."

 

◆상생전략 구축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세무업계가 고부가가치를 벗어나 되레 역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다. 저부가가치, 즉 가격으로만 경쟁하고 있는 게 큰 문제로 보인다. 앞으로 세무사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는 기장 세무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컨설팅·아웃소싱 등 확장된 시장에 진출해야 하며, 컨설팅 고급화 전략 등에 나서야 한다.

 

한국청년세무사회 임원들이 대부분 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사람들이다. 세무시장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갖고 있는 아웃소싱·컨설팅 노하우를 청년세무사들에게 공유하자는 이야기를 했고, 그 부분에 대해 다들 동의한 상황이다."

 

내년 창립 10주년을 맞는 한국청년세무사회는 신출내기 개업 세무사들이 세무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선배 세무사들이 후배 세무사들의 ‘멘토’가 되겠다는 취지에서 결성됐다. 반기홍 회장 역시 한국청년세무사회 창립멤버다.

 

한국청년세무사회는 선후배간 활발한 소통을 통해 청년세무사의 개업시 애로사항을 지원하고, 청년세무사의 역량 강화 및 세무사사무소 운영에 대한 고충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청년세무사회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제일 많이 신경 쓰는 것은 신규로 시장 진입하는 청년세무사를 대상으로 한 멘토링이다. 이들을 위한 소통 창구가 되기 위해서 멘토링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저 역시 수습 세무사들이나 신규 세무사들을 대상으로 양도세 전문가, 재산제세 전문가, 국세공무원 출신 세무사를 초빙해 경험과 노하우를 듣는 조찬모임도 많이 진행했었다. 그런데 개인 차원에서 하기에는 버겁기도 하고 예산에 한계가 있다.

 

앞으로 (지정기부금단체 등록되면) 기부금을 비용처리할 수 있는 만큼 이같은 행사를 보다 활성화할 계획이다. 점조직 형태로 집행부들이 함께 조찬모임을 주도하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올해는 단초를 만드는 단계다."

 

반 회장은 취임사에서 청년세무사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실무지식을 공유하는 수준 높은 강연과 성공사례 발표회 정기 개최, 회원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세무회계사무소에서의 AI 활용법에 대한 논의의 장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청년세무사회가 지난해 베트남 코트라 호치민을 방문해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나섰다.

 

"베트남은 신흥 시장 중에서도 가장 큰 시장이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제일 높은 시장이라 생각한다. 베트남에 국내 기업들이 예전부터 많이 진출해 왔지만 앞으로는 더 많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막상 진출했을 때 교두보가 없다. 한국청년세무사회가 (양국간 조세 협력 강화와 한국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역할을 할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코트라 호치민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올해 또는 내년 초에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내 기업과 베트남에 정착한 기업들의 한국 지주회사들을 대상으로 절세방법 등을 강의할 계획이다."

 

한국청년세무사회는 코트라 호치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베트남 진출 국내 기업들의 국제 세무 이슈를 사전에 점검하고, 양국의 조세 법령간 차이를 메우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다. AI 발전이 세무사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I가 발전하더라도 세무사계가 몰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개인적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AI툴, 챗GPT 등 거대언어모델(LLM)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이를 쓰다 보면 결국은 우리 일이 점점 더 빨라진다. 예를 들어 보고서를 AI 툴을 이용해 쓰고 있는데 예전에 보고서 작성에 한 일주일이 걸릴 건이었다면 요즘에는 한두 시간이면 다 쓸 수 있다.

 

AI 발달로 지식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 공급을 위해 투입하는 시간·용역들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에 세무사계의 부가가치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세무사는 기업의 경영 매니저, 비즈니스 코치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AI 발전이)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기장이나 단순업무 등 업무 침해영역들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세무사 본연의 업무는 컨설팅이다. 세무사들의 컨설팅 특화업무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AI를 어떻게 실무에 접목해야 하는지 막연하다는 세무사들이 많다. 

 

"AI를 활용해서 제일 먼저 해봐야 되는 것은 보고서 작성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거는 단순 기장이 아니다. 예를 들어 기장고객사들이 항상 질문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를 단순히 전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고서 형태로 내보내면 고객의 만족도는 훨씬 높아지고 보다 높은 기장료를 인정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생각보다) 생성하기 쉬운 반면, 보고서 가치는 매우 높은 편이다."

 

◆어떤 보고서를 말하나?

 

"세무 관련 보고서 뿐만 아니라 4대보험 등 세무 외의 보고서까지 모든 종류의 보고서다. 그러나 가장 먼저 시도할 것은 세무 관련 보고서다."

 

◆AI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세무사들을 위해 보다 구체적으로 조언해 준다면.

 

"일단 활용해 보는 게 좋다. 제미나이, 챗GPT, 퍼플렉시티 뭐든간에 활용을 조금이라도 해보면 생각보다 (활용법이) 너무 쉽다. 아예 안 쓰기 때문에 엄두가 안 날 수 있다. 먼저 시도를 할 것을 권한다. 실제로 첫 발을 떼는 게 90이고, 나머지 학습하고 익히는 거는 10도 안된다."

 

◆현재 업무에 AI툴 활용을 많이 하나.

 

"사무소 내부 시스템뿐만 아니고, 고객사 보고서 작성 툴을 만들어내는 것부터 해서 데이터 분석하는 것까지 많이 활용하고 있다." 

 

반 회장은 직원에 대한 AI 활용교육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어느 정도 방향을 대략 정해주면 AI 툴이 어떻게 연구할지도 제안한다"며 "그래서 한번 써보는 게 가장 큰 허들"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더이상 AI에게 '잘 묻는 방법'이 중요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AI가 잘 알아듣는 존재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딥 리서치' 기능이다. 

 

◆끝으로 청년 세무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년세무사들은 개업 후에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무사만큼 좋은 직업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세무기장에만 초점을 맞추면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 세무기장 외에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아웃소싱을 추천한다. 경리 아웃소싱, 회계 아웃소싱, CFO 아웃소싱은 현재 경쟁자가 없다. 블루오션 중에 블루오션인데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반기홍 회장이 대표세무사로 있는 반세무회계사무소는 국내 최초로 경리아웃소싱을 도입했다. 세금계산서 대리 발급 및 수취, 미수금 관리 및 추심 등의 기본경리 업무를 비롯해 재무관리, 월별 손익계산 및 보고, 세무대리업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리아웃소싱은 적은 비용으로 전문적 경리업무 뿐만 아니라 세무업무, 재무관리, 경영자문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경영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을 돕는 반세무회계사무소의 대표적인 사업분야다.

 

반기홍 한국청년세무사회장은… 

△서울지방세무사회 청년세무사위원장(전)△서울지방세무사회 조세제도연구위원장(전) △서울지방세무사회 세무조정 및 성실신고 감리위원장(전) △한국세무사회 회계솔루션 개발위원장(전) △한국세무사회 세무연수원 교수(전) △한국청년세무사회장(現)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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