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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외국법인 본점과…'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두1747,1754 판결>
백제흠 변호사<김&장 법률사무소>
백제흠 변호사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외국법인 본점과 소득귀속자 판단기준-

 

Ⅰ.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의 요지와 부과처분의 경위

 

다국적기업인 A그룹은 원유의 탐사와 채굴,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의 생산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원고는 A그룹의 계열회사로서 홍콩에 본점(이하 ‘원고 본점’)을, 한국에 지점(이하 ‘원고 지점)을 두고 국내에 석유화학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원고 본점은 1977년 1월경 설립되어 A그룹의 다른 계열회사 등으로부터 석유화학제품을 구매하여 국내 고객에게 판매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인적‧물적 시설을 보유하지 않아 원고 지점이 그 판매활동을 지원하고 있고 용역계약을 체결한 A그룹 계열회사가 재무기능과 법인비서기능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 다수의 중요한 상업적 의사결정은 국외 이사회에서 하고 있다. 원고 본점은 국내의 석유화학제품 판매와 관련하여 금융기관에 그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여 국내고객으로부터 판매대금을 직접 지급받고, 원고 지점에 필요한 영업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관리하고 있으며, 상당한 규모의 자산과 부채를 보유하며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원고 지점은 1977년 3월경 설립되어 원고 본점의 판매활동을 지원하는 판매지원사업 외에도 다른 계열사들이 국내 고객에 직접 수출하는 화학제품의 판매중개서비스업 및 국내 시장조사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 설립 당시에는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수요자들의 국제 사업역량이 부족하여 트레이딩을 직접 실행할 능력이 없었고 그러한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외무역이나 외국환거래 등 관련 법규상 규제가 많았으므로 국내 수요자로서는 해외트레이딩 회사와 거래를 할 수 밖에 없어 이러한 거래구조가 형성되었고 이러한 형태로 원고의 국내 석유화학제품 판매사업이 30년 이상 수행되었다.

원고는 원고 지점의 석유화학제품 판매지원사업이 원고 본점의 주요사업활동을 대신 수행하는 것으로서 원고 지점은 법인세법 제94조 소정의 원고 본점의 국내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 본점의 국내 제품판매에 따른 모든 매출액과 매출원가를 세무상 신고조정으로 국내원천소득에 포함하여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여 왔고, 원고 본점 명의로 영업자금 등을 관리하면서 발생한 수입이자와 지급이자에 따른 이자소득(이하 ‘이 사건 이자소득’)은 원고 본점의 손익으로 산입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원고 본점은 서류상 명목회사(paper company)에 불과하고 원고 지점이 실질적인 본점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이자소득은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3.12.30. 대통령령 제181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32조제2항제1호 소정의 국내사업장이 국외에 있는 자에게 금전을 대부하거나 이와 유사한 행위를 함으로써 발생한 국내원천소득으로서 원고 지점에 귀속되는 것으로 보아, 원고 지점의 법인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하여 원고에 대하여 법인세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하였다.1)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구 법인세법(2002.12.30. 법률 제6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인세법’) 제93조제5호의 위임에 따른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32조제2항은 ‘국외에서 발생하는 다음 각 호의 소득으로서 국내사업장에 귀속되는 것은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사업소득에 포함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1호에서 그러한 소득의 하나로 ‘국외에 있는 자에게 금전을 대부하거나 기타 이와 유사한 행위를 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을 열거하고 있다고 하면서, 원고 본점이 이사회를 개최하고 배당을 실시하는 등 회사로서의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어 단순한 서류상의 회사로 보기 어려운 점, 원고 본점은 자금관리 등을 하고 원고 지점은 국내 판매지원활동 등을 함으로써 상호 명확히 업무분장이 되어 있어 원고 지점은 원고 본점 명의의 예금계좌에 대한 지배‧관리‧처분권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고객들도 원고 지점을 거치지 않고 원고 본점에 직접 대금을 입금하였던 점, 위 수입이자 및 지급이자는 원고 본점의 독자적인 자금운용 의사결정에 의하여 발생하였고 원고 지점의 화학제품 판매지원활동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수입이자와 지급이자는 원고 본점에 귀속되는 손익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시하였고, 따라서 실질과세원칙이나 국내사업장에 귀속되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사업소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평석
 
1. 이 사건의 쟁점 및 논의의 범위

이 사건에서는 인적‧물적 시설을 갖추지 않은 원고 본점의 이 사건 이자소득을 원고 지점의 국내원천소득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다투어졌다. 법인세법 제2조에 의하면 내국법인은 전세계 소득에 대해서 납세의무를 지는 반면 외국법인은 국내원천소득에 대해서만 납세의무를 지게 되는 바,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32조제2항은 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이 국외에 있는 자에게 금전을 대부하여 얻은 이자소득을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의 경우 원고 본점의 소득귀속자의 지위 내지 실체성이 인정되면 그 이자소득은 국외원천소득으로서 원고는 납세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되나 원고 본점이 부인되면 그 이자소득은 원고 지점의 국내원천소득이 되어 원고는 납세의무를 지게 된다. 즉, 원고 본점을 부인하여 그 행위를 모두 원고 지점에게로 귀속시킨다면 원고 본점의 이 사건 이자소득이 원고의 국내사업장의 이자소득으로서 국내원천소득이 되는 것이다. 대상판결에서는 이 사건의 쟁점을 이 사건 이자소득의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32조제2항 소정의 국내원천소득의 해당 여부로 우회적으로 판시하고 있으나 그 판단의 요체는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외국법인 본점의 소득귀속자2)의 지위 내지 실체성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인 것이다. 

대상판결은, 원고 본점이 이사회를 개최하고 배당을 실시하며 증자, 자산의 매각 등 회사로서의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원고 본점의 실체성을 인정하고, 원고 본점이 금융기관에 예치하여 발생한 이자 등에 대하여 원고 지점의 국내원천소득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부과처분을 취소하였는바, 그 동안 대법원에서는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외국단체의 실체성 인정여부에 관하여 다수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나 명목회사 형태의 외국법인의 본점과 지점의 실체성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판단이 없었던 바, 대상판결이 선례적 사안으로 보인다. 외국단체의 실체성 인정 여부는 국내세법상 소득의 실질귀속자 문제와 연관되고 국제조세법에서도 조세조약상 수익적 소유자3)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4) 이하에서는 우선 우리 세법상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의 지위 인정 여부에 관한 판례의 태도와 그 판단기준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이에 기하여 대상판결의 의미에 대하여 검토한다.

2. 외국단체의 외국법인 해당여부에 관한 법인세법과 판례의 입장

가.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의 정의규정
법인세법 제1조제1호는 내국법인을 국내에 본점이나 주사무소, 또는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를 둔 법인이라고 규정5)하는 한편, 법인세법 제1조제3호, 법인세법 시행령 제1조제2항은 외국법인은 외국에 본점 또는 주사무소를 둔 법인으로서 설립된 국가의 법에 따라 법인격이 부여된 단체, 구성원이 유한책임사원으로만 구성된 단체, 구성원과 독립하여 자산을 소유하거나 소송의 당사자가 되는 등 직접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는 단체, 그 밖에 해당 외국단체와 동종 또는 유사한 국내의 단체가 상법 등 국내의 법률에 따른 법인인 경우의 그 외국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거주자와 비거주자에 대해서는 소득세법이 적용되고 내국법인과 외국법인에 대해서는 법인세법이 적용된다. 법인세법은 단체의 사단적 성격을 들여다 보고 법인과세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법인으로 설립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납세주체성을 인정한다. 따라서 외국의 단체도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에 해당하면 바로 법인세 납세의무를 부담하고 외국법인이 아니면 조합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 그 구성원에 대하여 소득세나 법인세 과세가 이루어진다.

나. 외국단체의 외국법인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종전에는 외국법인에 대한 정의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외국단체가 외국법인에 해당하는지의 판정방법에 관하여는 대체로 두 가지 견해가 있었다. 첫째는, 외국단체의 사법적 성질을 따져서 그 단체가 국내법의 어느 단체에 가까운가에 따라 외국법인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사법적 성질이 우리나라의 법인과 유사하면 외국법인이 된다. 둘째는, 세법의 관점에서 외국단체의 그 나라에서의 세법상의 취급을 따져서 외국법인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외국단체가 자국에서 소득에 대한 납세의무를 부담하면 외국법인이고 그렇지 않으면 조합에 준하는 단체로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첫째의 견해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즉, 대법원 2012.1.27. 선고 2010두5950 판결은 미국 델라웨어주 법률에 따라 유한파트너십으로 설립된 단체 등을 그 일원으로 하는 외국펀드가 벨기에 법인 및 내국법인을 통하여 국내부동산에 투자하여 양도소득이 발생하자 과세관청이 외국단체 등을 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사안에서, 그 유한파트너십은 고유한 투자목적을 가지고 자금운용을 하면서 구성원들과는 별개의 재산을 보유하고 고유의 사업활동을 하는 영리단체로서 구성원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인적 결합체라기보다는 구성원들과는 별개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독자적 존재이므로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으로 보아 법인세를 과세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대법원 2013.9.26. 선고 2011두12917 판결은 외국의 법인격 없는 사단‧재단 기타 단체가 구 소득세법 제119조 또는 구 법인세법 제93조에서 규정한 국내원천소득을 얻어 이를 구성원에게 분배하는 영리단체에 해당하는 경우, 그 단체를 외국법인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구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의 구체적인 요건에 관하여 본점 또는 주사무소의 소재지 외에 별다른 규정이 없는 이상 단체가 설립된 국가의 법령 내용과 단체의 실질에 비추어 우리나라의 사법상 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독립된 별개의 권리의무의 귀속주체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위 학설상의 전자의 입장을 명백히 하였다. 이에 법인세법도 판례의 이러한 판시를 반영하여 외국법인의 정의규정을 도입하게 되었다.

3.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 해당여부에 관한 종전 판례의 태도

가. 실질과세원칙의 적용가능성
세법에는 법인격이나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부인하는 규정이 없으나 국세기본법 제14조를 비롯하여 개별세법인 법인세법 제4조제1항,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2조의2 등에서 실질과세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과세관청은 이를 근거로 서류상 회사(paper company) 또는 도관회사(conduit company)로 보이는 외국법인들에 대하여 그 실체성 및 소득귀속자 지위를 부인함으로써 해당 법인의 소득을 내국법인의 국외원천소득 또는 조세조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으로 재구성하여 과세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계 펀드들이 네덜란드나 벨기에 등 우리나라와 조세조약이 체결된 국가에 오로지 조세조약을 적용받기 위한 목적으로 아무런 인적‧물적 요소가 없는 투자목적회사(special purpose company)를 설립하고 해당 회사를 통하여 국내에 투자함으로써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과세를 피하는 경우, 대법원은 다수의 판례에서 해당 법인의 실체성 및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부인함으로써 그 상위에 있는 펀드 또는 투자자를 국내원천소득의 귀속자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실질과세의 원칙은 형식상 외국법인으로서 납세의무의 주체가 되는 단체의 법인격 내지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부인하기 위하여 주로 적용되는데, 세법의 실질과세원칙 규정은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법인의 실체성 또는 소득귀속자의 지위에 대한 구체적 판단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지 않아 어떠한 법인이 세법상 실체성 또는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실질적으로 갖추고 있는지 여부는 법원이 실제 사건에서 개별적‧구체적으로 살펴보아 판단하게 된다.

나. 종전 대법원 판례의 입장
대법원은 국세기본법 제14조제3항이 신설되기 이전의 실질과세원칙의 적용범위에 대하여, “우회행위 또는 다단계행위 등 경제적 합리성이 없는 거래형식을 취한 행위로서 조세회피행위라고 주장할 수 있는 여지가 없지 않으나, 경제적 관찰방법 또는 실질과세의 원칙에 의하여 당사자의 거래행위를 그 법 형식에도 불구하고 조세회피행위라고 하여 그 행위계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으려면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법률에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부인규정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6)고 판시하여, 어떤 거래의 법적 형식을 부인하고 그 경제적 실질을 규명함과 동시에 그 경제적 실질에 따라 과세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실질과세원칙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종래 법인의 실체성 및 소득귀속자 지위의 판단과 관련하여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당해 사안에 있어서 법인을 이용하여 거래한 것이 가장행위 또는 통정허위표시인지에 관한 사실인정의 문제로 해결하여 왔다. 그러한 관점에서 대법원은 내국법인이 역외펀드를 통하여 외국법인과 금전차입계약을 체결하고 이자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를 이행하지 않은 사안에서, 역외펀드회사의 실질적 운용‧관리주체가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서류상 회사와 외국법인 간의 금전차입계약은 가장행위이고 실질적인 운용주체는 주채무자인 내국법인으로서 그가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한다라는 취지로 판시하였는바,7) 즉, 종전 판례의 입장은 외국법인의 소득귀속자의 지위나 실체성의 부인 문제를 법적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기 보다는 제반 거래경위와 증거자료 제출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사실인정의 문제로 파악하였다.

4.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 해당여부에 대한 법리적 판단

가.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08두8499 전원합의체 판결
2010.10.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된 국세기본법에서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 등으로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은 경우에 대하여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하도록 하는 제14조제3항이 신설된 이후, 모회사가 자신의 자금으로 국내 투자대상회사의 주식을 직접 취득할 수 있었음에도 오로지 구 지방세법 제105조제6항에 의한 간주취득세 납세의무를 회피하기 위하여 직접 주식을 취득하지 않고 사업상 필요성이 없었던 자회사를 그 투자시점에 2개 설립하여 각 50%씩 주식을 취득하도록 함으로써 주식보유 비율이 51% 이상의 주주취득에 적용되는 간주취득세를 회피한 사안에서, 대법원 2012.1.19. 선고 2008두8499 전원합의체 판결은 개별적 세법규정에 근거하지 않고 “조세의 부담을 회피할 목적으로 과세요건사실에 관하여 실질과 괴리되는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취하는 경우에 그 형식이나 외관에 불구하고 실질에 따라 과세할 수 있다”는 법리에 근거하여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법률적 형식을 부인하였는 바, “당해 주식이나 지분의 귀속 명의자는 이를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고 그 명의자에 대한 지배권 등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이를 지배‧관리하는 자가 따로 있으며, 그와 같은 명의와 실질의 괴리가 위 규정의 적용을 회피할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당해 주식이나 지분은 실질적으로 이를 지배‧관리하는 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 그를 납세의무자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그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주식이나 지분의 취득 경위와 목적, 취득자금의 출처, 그 관리와 처분과정, 귀속명의자의 능력과 그에 대한 지배관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였다.

즉,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소득을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고, 실질적으로 해당 법인의 주주 등이 당해 소득을 지배‧관리하여 ‘명의와 실질의 괴리’가 발생한 사정이 있고, 그러한 명의와 실질의 괴리가 오로지 국내 조세회피만을 목적으로 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초래된 사정이 있다면, 실질과세원칙에 의하여 법인의 소득귀속자 지위를 부인할 수 있다는 법리적 기준을 제시하였다.

나. 후속 대법원 판례의 입장

(1)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 인정여부의 유형

그 후 외국단체의 실체성 및 소득귀속자 지위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여러 차례 이어졌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형식상 외국법인으로 설립된 외국단체의 실체성을 부인하는 경우이고 둘째, 법인으로 설립되지 않은 외국단체에 대하여 그 실체성을 존중하는 경우이다. 첫째의 경우는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하여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그 외국법인이 형식적 거래당사자에 불과하여 명의상 지배‧관리와 실질적 지배‧관리가 괴리되어 있고 그와 같은 괴리가 오로지 조세회피의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외국법인의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부인하는 것이고, 둘째의 경우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 않은 외국단체라도 사법적 성질을 따져 구성원로부터 독립된 별개의 권리의무의 귀속주체가 된다면 그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다.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 판단문제는 대부분 외국에서 국내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인바운드(inbound) 거래의 사안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외국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아웃바운드(outbound) 거래에서는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의 지위판정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국내세법상의 특정외국법인세제를 적용하여 외국법인의 유보소득을 주주의 배당소득으로 보아 과세하거나 실질적 관리장소에 의한 내국법인 판정규정을 적용하여 그 외국법인을 내국법인으로 보아 과세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인바운드 거래에서도 초기에는 외국계펀드 등 재무적 투자에 대해서 주로 과세하였다가 점진적으로 산업적 투자에 대해서도 그 과세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대상판결의 쟁점은 실질과세원칙에 의하여 외국법인의 본점의 법적 형식을 부인하고 이를 외국법인의 지점을 본점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이므로, 이하에서는 위 여러 가지 유형 중 실질과세원칙에 의하여 외국법인의 소득귀속자의 지위가 다투어진 사례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그 판단기준을 분석한다.

(2)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의 지위가 존중된 사안

소득귀속자의 지위가 존중된 대표적 사례로서 해외지주회사의 경우를 들 수 있다. 대법원 2014.7.10. 선고 2012두16466 판결에서는 앞서 살펴 본 대법원 2012.1.19. 선고 2008두8499 판결의 판시내용을 인용하면서도, 해외 지주회사의 실체성 및 소득귀속 여부 판단과 관련하여 회사의 설립 목적과 설립 경위, 사업활동 내역, 임직원 및 사무소의 존재, 주식매각과 관련한 의사결정과정, 매각자금의 이동 등과 같은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할 때, 해당 해외지주회사를 주식양도소득이 귀속되는 수익적 소유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구체적으로, 해외지주회사가 한국에 투자하기 12년 전에 이미 네덜란드에 설립되어 약 50여개의 자회사를 보유하는 독립법인으로서 오랫동안 사업활동을 하였는바, 오로지 한국에서의 조세회피목적으로 치밀한 투자구조설계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보이지 않는 점, 해당 회사가 자신의 자금으로 국내에 투자하였고 주식양도대금도 직접 수령하여 그 자회사 등에 재투자하였던 점, 해당 회사의 그룹 및 계열회사는 장기적인 산업적 투자자로 볼 수 있을 뿐 단기투자를 노린 재무적 투자자로 볼 수 없는 점, 해당 회사와 최상위지주회사는 모두 자회사의 주식 보유를 목적으로 하는 지주회사로서 소수의 직원만을 고용하면서 대부분의 업무를 외부 및 계열사에 위임하여 처리하고 있는 지주회사로서 그 성격이 동일한 점, 모회사가 주식양도와 관련하여 거래를 주도한 면이 있지만 이는 상위지주회사였기 때문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네덜란드에 소재하는 지주회사의 실체성 및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인정하였다.

다음으로, 집합투자기구로서 기능하는 외국의 유한파트너쉽에 대하여 다수의 대법원 판결은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즉, 외국 유한파트너십이 설립한 외국 투자목적회사의 실체성 및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부인하면서도, 그 유한파트너십에 대하여는 주식의 인수를 통하여 국내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킨 다음 주식을 양도하는 방법으로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뚜렷한 사업목적을 가지고 설립된 영리단체이므로 오로지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주식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는 명목상의 영리단체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해당 단체의 실체성 및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8)

 

나아가 대법원은 유한파트너십 대신 유한책임회사가 집합투자기구로서 기능하고 있는 사안에서도 그 외국법인을 소득귀속자로 보아 소득세가 아닌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여야 한다는 전제로, 원천징수하는 법인세에서 소득금액 또는 수입금액의 수령자가 누구인지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의 단위를 구분하는 본질적 요소가 아니므로 과세관청이 소득금액의 수령자를 변경하여 주장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소득금액 지급의 기초사실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면 처분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범위 내의 처분사유 변경으로서 허용된다고 판시하였다.9)

요컨대, 대법원은 투자조합 형태인 유한파트너십이나 투자법인 형태인 유한책임회사와 관련하여, 이들이 집합투자기구로서 주식 취득‧보유‧양도 등 고유의 사업활동을 하고 자금의 실질적 공급처로서 영리법인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아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3)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의 지위가 부인된 사안

한편 재무적 투자자에 속하는 펀드들이 조세조약의 혜택을 받기 위하여 투자목적회사를 통하여 국내에 투자한 사례들에서는 대부분 해당 법인의 실체성 및 소득귀속자의 지위가 부정되었다.10) 대표적으로 대법원 2012.4.26. 선고 2010두11948 판결은, 영국의 유한파트너십인 원고들이 한국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위하여 설립되었고, 설립 당시부터 부동산 투자수익에 관한 세부담을 회피할 수 있는 투자구조를 설계하기 위하여 벨기에 등 조세회피가 가능한 각 국의 조세제도를 연구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원고들은 벨기에 법인에 귀속되는 한국 내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하여는 한국 정부가 과세할 수 없다는 한·벨 조세조약 제13조제3항을 적용받을 목적으로 그들이 룩셈부르크에 설립한 이 사건 룩셈부르크 법인들을 통하여 이 사건 벨기에 법인들을 설립하였고, 이 사건 벨기에 법인들은 이 사건 유동화전문유한회사의 주식 전부를 약 47억원에 인수한 다음 위 회사를 주체로 내세워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여 보유하던 중 이 사건 주식을 영국법인에게 약 430억원에 매각함으로써 이 사건 양도소득을 얻었는데, 이 사건 주식의 인수대금과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대금은 모두 원고들이 이 사건 벨기에 법인들의 이름으로 지급하였으며, 이 사건 주식의 인수와 양도,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 등 전 과정을 원고들과 그들의 투자자문사가 주도적으로 담당하였던 사안에서,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시내용을 언급한 다음 “이 사건 벨기에 법인들은 이 사건 주식의 인수와 양도에 관하여 형식상 거래당사자의 역할만 수행하였을 뿐 그 실질적 주체는 원고들이며, 이러한 형식과 실질의 괴리는 오로지 조세회피의 목적에서 비롯되었으므로 실질과세원칙에 의하여 이 사건 양도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를 원고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고, 그와 같은 판시는 외국법인의 소득귀속자의 지위가 부인되는 다른 사건에서도 그대로 채용되었다.

다. 외국단체에 대한 소득귀속자 판단기준의 분석

(1) 소득귀속자 판단기준의 세 가지 요건

앞서 본 대법원 판례에 따라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 판단기준을 정리하면, 원칙적으로 외국법인은 소득귀속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되나 ① 재산의 귀속명의자가 이를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고 ② 명의자에 대한 지배권 등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이를 지배‧관리하는 자가 따로 있으며 ③ 그와 같은 명의와 실질의 괴리가 오로지 조세를 회피할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이를 부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득귀속자 판단기준은 위와 같이 세 가지 요건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이하 ① 기준을 ‘명의자 요건’, ② 기준을 ‘지배자 요건’, ③ 기준을 ‘조세회피 요건’) 위 세 가지 요건에 모두 해당하여야 외국법인의 소득귀속자 지위가 부인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2) 명의자 요건

우선, 명의자 요건은 외국법인이 형식적인 거래당사자로서 재산에 대한 지배‧관리능력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인적‧물적 시설이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능력을 인정될 것이므로 명의자 요건은 주로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서류상의 회사에서 문제가 된다.11) 다만, 서류상의 회사라고 하더라도 이사회 등을 통하여 의사결정을 하고 비서기능 등은 아웃소싱을 주는 방법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면 그 재산에 대한 지배‧관리능력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외국법인의 존속기간도 1회성 투자에 국한하여 단기간에 그치는 경우는 그 지배‧관리능력에 의심이 가지만, 다수 자회사의 지주회사로 기능하면서 장기간 동안 존속하고 있고 그 명의로 거액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외국법인에 재산의 지배‧관리 능력이 있다고 추정될 것이다. 따라서, 단기 투자의 성격을 가지는 재무적 투자보다는 산업적 투자에 따라 설립된 외국법인이 재산에 대한 지배‧관리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높다.12) 주식투자자금을 외국법인의 모회사가 전부 제공하고 그 주식의 취득, 보유, 처분 등 모든 거래행위도 모두 모회사가 관장한다면 그 외국법인의 지배‧관리능력에 의문이 들 것이다. 외국법인이 소득을 수취하고 이를 주주에게 분배하고 즉시 청산하는 경우라면 재산의 지배‧관리능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나,13) 수취한 소득을 보유하고 재투자를 한다면 이는 외국법인의 지배‧관리능력의 중요한 징표가 될 것이다.14) 이는 도관회사의 판정기준이기도 하다.

(3) 지배자 요건

다음으로 지배자 요건은 명의자에 대하여 지배권 등을 통한 실질적 지배‧관리하는 제3자가 있어야 한다는 요건이다. 지배권은 과반수 이상의 의결권 주식의 보유가 일반적이지만 채권과 약정에 의한 지배권의 확보도 가능하다. 명의자가 제3자로부터 투자자금을 전적으로 공급받거나 명의자의 모든 거래를 제3자가 관여하여 체결한다면 이는 지배자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모자회사의 경우 규정상 업무분장이 명확하고 외국법인 소재지의 법률에 따른 이사회의 개최 등의 절차적 요건을 구비하여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며 자금의 흐름도 법적 형식에 따라 행해진다면, 그와 같은 경우까지 모회사의 상시적 지배권이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자회사가 단순히 명의자이고 모회사가 지배자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즉, 모자회사의 경우 단순히 자회사에 대한 일반적 지배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배자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자회사에 대한 법적 지배형식을 도외시하고 명의신탁관계에 준하여 자회사의 관리‧운영을 상시적으로 주도할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15)

(4) 조세회피 요건

마지막으로 조세회피 요건은 그와 같은 명의와 실질의 괴리가 정당한 사업목적이 없이 오로지 조세회피의 목적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조세회피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로는 사전의 조세회피의 방안을 주도면밀하게 기획하여 조세조약의 혜택 등을 보기 위한 의도로 투자 직전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다단계 투자구조를 통하여 거래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무조건 위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목적이 유일한 것이어야 한다. 오래 전에 설립되어 투자지주회사로 활동하고 다수의 국가에 투자한 경우에는 오로지 우리나라에서 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16) 외국단체의 설립지국에서 조세를 납부하거나 원천징수의무 등을 이행하였다면 조세회피 목적은 없거나 적다고 할 것이다. 조세회피 목적 이외의 다른 사업목적이 있다면 위 기준은 충족하지 않는 것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세피난처의 유한파트너십이다.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유한파트너십도 주식의 취득, 보유, 양도 등 고유의 사업활동이 있고 자금의 실질적 공급처이며 주식인수, 경영참가를 통하여 수익을 얻으려는 뚜렷한 사업목적을 가지고 있는 영리단체로서 조세회피 목적 외에 정당한 사업목적이 있다는 이유로 그 소득귀속자의 지위가 인정되고 있다.17) 우리나라에서의 투자, 주식중개 등의 목적으로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해외금융지주회사도 고유한 사업활동이 있다고 보아 소득귀속자의 지위가 존중되기도 하였다.18) 단순 투자지주회사도 펀드를 운용함에 있어서 투자자금 및 투자자산의 효율적인 관리∙운용을 위하여 그 사업상의 필요성이 긍정되는 측면이 있다.19)

이와 관련하여 회피대상 조세에 외국의 조세도 포함되는지가 문제되나 외국의 조세회피 여부까지 판단하는 것은 행정적으로 번잡한 일일 뿐만 아니라 이를 이유로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부인할 정책적 필요성도 없어 보이므로 여기에서의 조세는 국내조세에 한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조세회피기준은 미국세법상의 사업목적원칙(business purpose rule)과 유사하다. 사업목적원칙에 의하면 어느 거래는 그 거래의 주된 목적이 조세회피인가 아니면 다른 사업목적이나 동기가 있는가에 따라 조세상의 다른 취급을 받게 되는 바, 대법원의 소득귀속자 판단기준은 미국세법 상의 사업목적원칙과도 궤를 같이 한다.

5. 대상판결의 의의와 평가

가. 원고 본점에 대한 소득귀속자 판단기준의 적용
외국법인의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부인하는 문제와 외국 본점의 실체성을 부인하는 문제는 그 납세의무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된다고 할 것이므로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 판단기준에 따라 대상판결의 판시사항을 검토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종전 대법원은 외국법인의 소득귀속자 부인문제를 가장행위 등 사실인정의 문제로 판단해 오다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소득귀속자 판단기준에 관한 세 가지의 법리적 잣대를 제시하였는바, 여기서는 앞서 본 명의자 요건, 지배자 요건, 조세회피 요건에 의하여 대상판결의 판단을 검토하고 평가한다.

나. 명의자 요건: 원고 본점이 재산의 지배‧관리능력이 있는지 여부
이 사건 부과처분의 주된 논리는 원고 본점의 인적‧물적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 본점이 소득귀속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인적‧물적 시설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실질과세의 원칙을 적용하여 회사의 실체를 부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명의자 요건은 외국단체의 지배‧관리능력의 유무를 따지고 있지 인적‧물적 시설의 유무를 결정적 요소로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원고 본점의 경우, 1977년부터 30년 이상 원고의 본점으로서 존속해 왔고, 그 명의로 1999년말 현재 총자산 33,870,000달러, 총부채 29,363,000달러, 자기자본 4,507,000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00년중에 7,600,000달러 배당금을, 2003 사업연도말 3,500,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는 바, 1회성 투자에 관여하였다가 단기간 내에 소멸하는 특수목적회사와는 명백히 구분된다. 원고의 본점은 별도의 인적‧물적 시설이 없지만 계열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본점의 재무 및 자금과 관련된 사항과 제반 행정업무를 위탁함으로써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며, 원고의 사업과 관련하여 다수의 중요한 관리 또는 상업적 의사결정들은 국내가 아니라 국외에서 개최된 이사회를 통해 이루어졌다.

아울러, 원고의 국내 고객사들은 원고 지점을 거치지 않고 직접 또는 국내 신용장 개설은행을 통하여 법률‧계약상 거래당사자인 원고 본점의 예금계좌에 입금하였다는 점, 원고는 석유화학제품 매입금액 및 매출금액을 원고 본점의 회계장부에만 기록하였다는 점, 원고 본점 예금계좌의 인출권한은 관련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별도로 지정된 서명권자에게 허락되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본점에 인적‧물적 시설이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 본점을 단순 명의자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고, 이 사건 이자소득의 실질적 관리자로 판단된다.

다. 지배자 요건: 원고 지점이 원고 본점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지 여부
모회사에 해당하는 원고 본점이 부인되기 위해서는 원고 지점에 의한 실질적 지배‧관리가 인정되어야 하는바, 자회사의 소득귀속자 지위의 부인과는 그 부인의 대상과 방향에 차이가 있으므로, 통상의 모회사가 자회사를 지배‧관리하는 경우보다 엄격하게 지배자 요건을 판단하여야 한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원고 본점은 A그룹의 계열회사로부터 석유화학제품을 매입하여 원고 지점의 판매지원을 받아 한국으로 수출판매하고, 그 판매대금은 한국의 고객사들로부터 원고 본점의 외국은행계좌로 송금받는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원고 지점은 원고 본점의 판매활동을 지원하는 판매지원사업 외에도 다른 계열사들이 국내 고객에 직접 수출하는 화학제품의 판매중개서비스업 및 국내 시장조사 업무 등을 수행하였으므로 원고 본점과 지점 간의 업무분장도 명확하게 구분이 되었다. 또한, 원고 본점이 고객들로부터 지급받은 판매대금으로 원고 지점의 영업자금을 지원하고 있고 원고 지점에 원고 본점의 의사결정을 통제하는 인원이나 그에 관한 약정은 전혀 없는 상태이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원고 지점이 원고 본점에 대한 지배자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라. 조세회피 요건: 원고 본점과 원고 지점의 설립‧운영에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는지 여부
원고 본점이 설립되던 당시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수요자들은 트레이딩을 직접 실행할 능력이 없었고 당시 대외무역과 외국환거래관련 규정상 국내회사의 역외 트레이딩이 금지되는 등 법적 규제가 존재하였는바, A그룹이 국내에 효율적으로 석유화학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외국법인을 설립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국내에는 지점을 설치하여 업무를 지원하는 사업구조가 불가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고 본점과 원고 지점의 이러한 거래구조는 1977년 이후 30년 이상 계속되어 왔는바,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 본점과 원고 지점의 설립 및 운영에 어떠한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이 사건 부과처분의 과세논리를 일관할 경우, 원고 본점의 재무의사결정으로 원고 본점이 거액의 해외 차입금을 조달하고 그 이자비용을 지급한다면 원고 지점에서 그 지급이자에 대한 손금산입이 가능하게 되어 오히려 국내원천소득이 감소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편, 원고 본점은 전세계 소득에 대하여 홍콩에서 법인세 신고를 하면서도 이 사건 이자소득에 대하여 과세되지 않고 있으나, 이는 홍콩 법인세법이 그러한 유형의 소득에 대하여 과세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 소득이 국내원천소득이라는 이유로 과세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므로, 조세회피 요건을 판단함에 있어서 홍콩에서의 조세문제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 홍콩 조세는 국내 조세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대상판결의 사안은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부인하기 위한 조세회피 요건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마. 대상판결의 의의
이상에서 논의드린 바와 같이, 대상판결은 세법상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소득의 귀속자를 판단할 때,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외국법인의 본점이라도 그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요건을 밝혔다. 그동안 대법원 판례는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명목회사 형태의 외국법인의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부인하여 그 주주의 행위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대상판결은 외국법인의 본점을 부인하고 그 지점을 실질적 본점으로 볼 것인지 여부가 문제가 되었으므로, 그 부인의 대상과 방향이 종전판례의 사안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선례적인 의미가 있다.20) 대상판결은 구체적으로 원고 본점이 이사회를 개최하고 배당을 실시하며 증자, 자산의 매각 등 회사로서의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고, 원고 지점과는 담당 업무가 명확히 분장되며, 원고 지점은 원고 본점 명의의 예금계좌에 대한 지배‧관리‧처분 권한이 없고, 조세회피 목적이 없이 역외 트레이딩에 관한 법적 규제상의 이유로 30년 이상 그 거래구조를 유지하여 온 점 등을 고려하여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원고 본점의 소득귀속자의 지위 내지 실체성을 인정하고 그에 따라 원고 본점의 이 사건 이자소득은 원고 본점에 귀속되는 것으로 보았는바, 대상판결의 사안은 소득귀속자의 지위를 부인하기 위한 명의자 요건, 지배자 요건, 조세회피 요건 모두를 결여하는 것으로 원고 본점의 실체성을 인정한 대상판결은 대법원의 외국단체의 소득귀속자 판단 기준에 비추어 정당한 결론으로 판단된다.

 


-각주-
‧ 1 피고는 원고 본점이 국외특수관계자들로부터 석유화학제품을 매입하여 국내 제3자의 고객사들에게 수출하는 거래와 관련하여 국내화학제품 도매업 7개의 비교대상업체들의 영업이익율 및 그 사분위 범위를 정상 영업이익률로 의제하고, 이를 기준으로 원고 본점의 영업이익률이 비교대상기업의 영업이익률의 사분위 범위에 미달한 금액을 익금산입하여 추가로 법인세를 증액경정하였는바, 본 판례평석에서는 위 이전가격의 쟁점은 제외하고 이 사건 이자소득의 쟁점에 대하여 논의한다.
‧ 2‘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라는 표현이 보다 정확하나 이하에서는 편의상 ‘소득귀속자’로 지칭한다.
‧ 3 소득의 실질귀속자와 수익적 소유자는 그 개념상 차이가 있으나, 본 판례평석에서는 동일 내지 유사한 것으로 보고 소득귀속자로 통칭한다.
‧ 4 조세조약은 거주자에 대하여 적용되므로 그 제한세율 등의 적용을 받기 위하여는 외국단체가 거주자로 인정되어야 한다.
‧ 5 이 사건 이자소득에 대한 과세기간 후인 2005. 12. 31. 법인세법의 개정을 통하여 실질적 관리장소를 국내에 둔 법인도 내국법인으로 본다는 규정이 도입되었고, 따라서 위 규정은 대상판결의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6 대법원 1999. 11. 9. 선고 98두14082 판결, 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누13571 판결 등.
‧ 7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6두7904 판결.
‧ 8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0두20966 판결,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두4411 판결 등.
‧ 9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두7311 판결.
‧ 10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두11948 판결,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0두25466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두3159 판결, 대법원 2013.7. 11. 선고 2010두20966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두12917 판결,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4두40166 판결 등.
‧ 11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두12917 판결은 사무실이나 상주직원 없이 신탁회사의 직원에 의하여 외국법인이 설립‧운영‧유지 등 업무가 수행된 사정을 그 부인의 근거로 들고 있다.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4두40166 판결도 인적‧물적 설비의 부재를 언급하고 있다.
‧ 12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두16466 판결은 까르푸 그룹의 투자가 장기적인 산업적 투자로서 단기이익을 노린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 13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두5950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두20164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두12917 판결은 소득귀속자 부인의 근거로 주식양도 후에 단기간 내에 외국법인이 청산되고 그 대금이 투자자에게 분배된 점을 들고 있다.
‧ 14 서울고등법원 2011. 4. 27. 선고 2010누36239 판결은 라부안 법인이 서류상 회사가 아니라는 근거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점을 들고 있다.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두16466 판결도 주식양도대금을 직접 수령하여 자회사 등에 재투자한 사정을 해외지주회사의 실체성 인정의 근거로 언급하고 있다.
‧ 15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두16466 판결에서는 모회사가 주식양도와 관련하여 거래를 주도한 것은 모회사가 자회사의 상위 지주회사라는 점에 기인한 결과일 뿐 이를 주식양도소득의 귀속주체가 모회사라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 16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두16466 판결은 지주회사가 한국 투자 12년 전에 설립된 사정을 조세회피 목적이 없다는 점의 근거로 들고 있다.
‧ 17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두4411 판결.
‧ 18 서울고등법원 2011. 4. 27. 선고 2010누36239 판결.
‧ 19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두3950 판결.
‧ 20 국세심판원에서 미국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 미국 내에는 아무런 인적ㆍ물적 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한국 지점에서 직원을 고용하고 물적 시설을 갖추어 영업을 한 사안에서, 고객회사와의 거래상의 위험 또는 발생할 수 있는 손해배상은 모회사 및 기타 관계회사와는 관련 없이 본점법인이 독자적으로 책임을 지며, 소속 지점법인의 경영실적을 집계하여 자체적인 독립회계로 결산을 마감하고 있고, 당기순이익을 본점이 주주인 모회사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 외국법인의 본점의 법적, 경제적 실체를 인정하는 취지의 심판결정을 한 경우는 있었다(국심 2003서1111, 2004.12.21., 국심98서1273, 1999.12.31.).

 

- 백제흠(白濟欽) 변호사 약력 -

■ 자격취득
‧ 변호사, 대한민국(1991)
‧ 변호사, 미국 뉴욕주(2004)
‧ 공인회계사, 미국 일리노이주(2004)
■ 학력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사 1988)
‧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1994)
‧ Harvard Law School (International Tax Program 2002)
‧ NYU School of Law (LL.M. in Taxation 2003)
‧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 2005)

■ 경력
‧ 서울지방법원 등, 판사(1994-2001)
‧ 국세청 자체평가위원회, 위원(2006- 2010)
‧ 중부지방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 및 이의신청심의위원회, 위원(2007- 2009)
‧ 기획재정부 세제실, 고문변호사(2012- )
‧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2013 -  )
‧ 기획재정부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2013 -  )
‧ 서울지방변호사회 조세연수원, 원장 (2014 -  )
‧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2004-  )


세정신문  

입력 : 2015-11-05 09: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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