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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소득의 몰수·추징과 후발적 경정청구'
<대법원 2015.7.16. 선고 2014두5514 전원합의체판결>
백제흠 변호사(김&장 법률사무소)
백제흠 변호사

 

I.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의 요지와 부과처분의 경위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조합장인 원고는 2008년 7월경 재건축상가 일반 분양분을 우선 매수하려는 A로부터 5천만원을, 재건축아파트 관리업체 선정대가로 B로부터 3,800만원을 교부받았다.

원고는 의제공무원으로서 위와 같이 금원을 교부받았다는 이유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죄로 기소되어 2010.4.9.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징역형과 함께 뇌물 상당액인 8,800만원에 대한 추징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10.12.23.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이에 원고는 2011.2.16. 추징금 8,800만원을 모두 납부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가 받은 위 8,800만원이 ‘뇌물’로서 소득세법 제21조제1항제23호 소정의 기타소득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2.9.1. 원고에 대하여 2008년 귀속 종합소득세 42,622,680원를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

2. 판결 요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가 확정된 형사판결에 따라 추징금 8,800만원을 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뇌물수수가 형사적으로 처벌대상이 되는 범죄행위가 됨에 따라 그 범죄행위에 대한 부가적인 형벌로서 추징이 가하여진 결과에 불과한 것일 뿐이고, 위와 같은 추징금 납부를 원귀속자에 대한 환원조치와 같이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뇌물 등의 위법소득을 얻는 자가 그 소득을 종국적으로 보유할 권리를 갖지 못함에도 그가 얻은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은, 그가 사실상 소유자나 정당한 권리자처럼 경제적 측면에서 현실로 이득을 지배‧관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과세하지 않거나 그가 얻은 위법소득이 더이상 상실될 가능성이 없을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과세할 수 있다면 이는 위법하게 소득을 얻은 자를 적법하게 소득을 얻은 자보다 우대하는 셈이 되어 조세정의나 조세공평에 반하는 측면이 있음을 고려한 것이고, 사후에 위법소득이 정당한 절차에 의하여 환수됨으로써 그 위법소득에 내재되어 있던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된 경우에는 그때 소득이 종국적으로 실현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 이를 조정하면 충분하다.

그런데 형법상 뇌물, 알선수재, 배임수재 등의 범죄에서 몰수나 추징을 하는 것은 범죄행위로 인한 이득을 박탈하여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이러한 위법소득에 대하여 몰수나 추징이 이루어졌다면 이는 위법소득에 내재되어 있던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소득이 종국적으로 실현되지 아니한 것이므로 납세의무 성립후 후발적 사유가 발생하여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기초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보아 납세자로 하여금 그 사실을 증명하여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함이 타당하다. 즉, 위법소득의 지배‧관리라는 과세요건이 충족됨으로써 일단 납세의무가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후 몰수나 추징과 같은 위법소득에 내재되어 있던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되는 후발적 사유가 발생하여 소득이 실현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됨으로써 당초 성립하였던 납세의무가 전제를 잃게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자는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제2항 등이 규정한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여 납세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가 존재함에도 과세관청이 당초에 위법소득에 관한 납세의무가 성립하였던 적이 있음을 이유로 과세처분을 하였다면 이러한 과세처분은 위법하므로 납세자는 항고소송을 통해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II. 대상판결의 평석

 

1. 이 사건의 쟁점 및 논의의 범위

이 사건의 쟁점은 위법소득으로서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있는 뇌물을 공여받았다가 추후 뇌물죄로 처벌받으면서 뇌물 상당액에 대한 추징선고를 함께 받아 추징금을 납부한 경우, 이를 과세소득이 종국적으로 실현되지 않는 후발적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 그 뇌물 상당액을 과세소득에서 제외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위법소득에 대해서는 개념적으로 두가지의 과세방식이 상정될 수 있다.

첫째 방식은, 위법소득은 반환가능성이 있으므로 위법소득에 대한 현실적 지배‧관리가 있더라도 당장은 과세하지 않고 위법소득에 대한 반환가능성이 없어지는 시점에 이를 과세대상으로 삼는 방식이다.

둘째 방식은, 위법소득에 대한 현실적인 지배‧관리가 있으면 그 시점에 과세를 하고 위법소득이 반환되는 경우에 이를 과세소득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위법소득의 반환의 범위를 원귀속자에 대한 환원만으로 국한할 것인지, 몰수‧추징의 경우도 포함할 것인지에 따라 과세소득 제외의 범위가 달라진다. 또한 과세 제외의 시점도 소급적으로 위법소득이 발생한 과세연도의 과세소득에서 제외하는 방식과 반환가능성이 상실되는 시점의 과세연도의 과세소득에서 제외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대상판결은 위법소득이라고 하더라도 그 소득에 대한 현실적인 지배‧관리의 사정이 인정되면 납세의무가 성립하지만 그 후 몰수나 추징과 같은 위법소득에 내재되어 있던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되면 이를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로 삼아 납세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시하여 몰수‧추징도 위법소득의 반환으로 보아 이를 과세소득에서 제외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종전 판례의 태도1)는 위법소득의 몰수‧추징에 대해서는 이를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다. 즉 대법원은 배임수재죄로 인한 위법소득의 추징에 관한 사안에서 형사사건에서 추징의 확정은 범죄행위에 대한 부가적 형벌이 가해진 결과에 불과하여 원귀속자에 대한 환원조치와 동일시할 수 없으므로, 그 추징 및 집행만을 들어 범죄행위로 인하여 교부받은 금원 상당의 소득이 실현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서 학계에서는 위법소득의 몰수‧추징의 경우에도 담세력의 근거가 된 경제적 이익 자체가 상실된 것이어서 위법소득의 반환에 해당하므로 원귀속자에 대한 환원조치가 이루어진 경우와 달리 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는데,2) 대상판결은 이러한 학계의 의견을 수용한 측면이 있다.

대상판결은 위법소득의 몰수‧추징의 경우 이를 원귀속자에 대한 환원조치와 동시하면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로 인정하여 종전 판례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바, 대상판결에서 다루고 있는 위법소득의 과세문제는 기간과세방식의 소득세에 있어서 소득의 개념과 그 소득의 귀속시기를 정하는 권리의무확정주의, 그리고 사후적으로 과세소득에서 제외를 허용하는 후발적 경정청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구체적으로 상실가능성이 내재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 경우 이를 세법상 과세소득으로 볼 것인지, 만일 과세소득으로 본다면 그러한 과세소득의 귀속시기를 어느 시점으로 잡는 것이 타당한지, 만일 발생시점에 과세소득으로 보는 경우에 추후에 경제적 이익이 상실되었을 때 이를 후발적 사유로 보아 과세소득에서 제외할 것인지 등이 문제되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우리나라의 세법상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문제와 위법소득이 반환되는 경우 이를 과세소득에서 제외하는 문제를 논의하되 우선 그 전제적 이해가 필요한 소득세법상 소득의 개념과 그 귀속시기 및 후발적 경정청구에 대해서 먼저 살펴 본다.

2. 소득세법상 소득의 개념과 귀속시기

가. 소득의 개념

소득세는 개인이 얻은 소득에 대하여 부과하는 조세이다. 소득의 개념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소득원천설과 순자산증가설이 있다. 소득원천설은 제한적 소득개념으로서 소득을 ‘재화 생산의 계속적 원천으로부터의 수익으로서 일정기간내에 납세자에게 유입된 재화의 총량’으로 정의한다. 안정적인 소득원천과 순환적‧반복적 발생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일정한 원천으로부터 반복적으로 발생한 소득만이 과세대상 소득이 되고 자본이득과 같은 일시적‧우발적 소득은 과세대상소득에서 제외된다. 소득원천설은 조세법률주의 하에서 세법에 열거된 소득만 과세하는 열거주의의 입장으로 연결된다. 순자산증가설은 포괄적 소득개념으로서 소득을 ‘일정기간내에 있어서 납세자의 순자산의 증가’로 파악하는 견해이다. 이는 미국의 경제학자 Haig와 Simon의 소득개념으로서 자본이득이나 일시적 소득 뿐만 아니라 보유자산의 가치상승의 미실현이득이나 자기보유자산의 이용으로부터 얻어지는 귀속소득도 과세대상이 된다.3)

소득세법은 소득의 개념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채 제4조제1항에서 소득을 원천이나 성격에 따라 종합소득, 퇴직소득, 양도소득으로, 그리고 종합소득은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으로 열거하고 있어 소득원천설의 입장에 있다고 이해된다. 따라서 소득세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소득은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4) 법인세법이 제14조에서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은 익금의 총액에서 손금의 총액을 공제한 금액으로 한다고 하면서, 제15조제1항에서 익금은 해당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으로, 제19조제1항에서 손금은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한 손비의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순자산증가설의 입장에 있는 것과 대비된다.

나. 소득의 귀속시기와 후발적 경정청구

(1) 소득의 귀속시기에 대한 판정
소득세는 기간과세세목이므로 소득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소득을 어느 과세기간의 소득으로 보아야 하는지를 반드시 결정하여야 한다. 즉, 소득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특정의 소득을 특정의 과세연도에 귀속시켜야 하므로 결국 소득의 개념은 그 귀속시기의 판정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귀속시기의 판정과 관련하여 기업회계기준은 수익의 계상시기에 관하여 발생주의, 실현주의, 현금주의 등을 두고 있다. 발생주의는 현금의 수입과는 관계 없이 일정 요건의 충족으로 수입을 받을 권리가 성립하였을 때 수익으로 계상하는 방식이고, 현금주의는 현금의 수입과 지출이 있을 때 각각 수입과 비용으로 계상하는 방식이며, 실현주의는 발생주의에 바탕을 두면서 확실성과 객관성을 기할 수 있는 시점에 수익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소득세법은 기업회계기준상의 수익의 계상시기와는 달리 권리의무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소득세법 제39조제1항은 거주자의 각 과세기간의 총수입금액과 필요경비의 귀속연도는 총수입금액과 필요경비가 확정된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권리의무확정주의에 따르면, 과세대상 소득이 발생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소득이 현실적으로 실현되었을 것까지는 필요 없다고 하더라도 소득이 발생할 권리가 그 실현가능성에 있어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 확정되어야 하므로 권리가 이런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고 단지 성립한 것이 불과한 단계로서는 소득의 발생이 있다고 할 수 없다.5) 권리의무확정주의는 소득개념보다는 하위의 개념이지만 구체적 판단시점에 소득이 있는지를 판정한다는 점에서 소득개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6) 법인세법도 제40조제1항에서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익금과 손금의 귀속사업연도는 그 익금과 손금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로 한다고 규정하여 권리의무확정주의의 입장에 있다. 참고로 미국은 채무의 이행에 따른 급부의 수취로 얻게 되는 소득의 귀속시기에 관하여 청구권 원칙(claim of right doctrine)7)을 택하고 있다. 청구권 원칙이란 납세자가 청구권에 기하여 아무런 처분의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어떤 금액을 수취하면 납세자의 수익 실현시기에 관하여 적용한 회계원칙이 발생주의와 현금주의 중 어느 것인가에 관계없이 과세목적상 그 수취금액을 그 수취일이 속한 사업연도의 소득으로 신고하여야 한다는 원칙이다.

(2) 후발적 경정청구
권리의무확정주의에 의하여 특정의 과세연도로 귀속시킨 소득에 대하여 후발적 사유가 발생하여 그 소득이 실현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됨으로써 당초 성립하였던 납세의무가 전제를 잃게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종전에 납부한 세금을 반환하거나 조정해 줄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하여 1994.12.22. 국세기본법이 개정에 따라 도입된 것이 후발적 경정청구제도이다.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는 일단 납세의무가 성립하였더라도 일정한 후발적 사유가 발생하여 소득이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확정되면 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는 권리의무확정주의에 근거하여 소득의 현실적‧종국적 귀속전에 과세대상 소득으로 삼아 과세하였으나 실제 그 소득의 현실적‧종국적 귀속이 달라지는 경우 이를 사후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권리의무확정주의에 의한 선행적 과세를 조세형평과 구체적 타당성을 고려하여 후행적으로 보완하는 의미가 있다.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제2항은 후발적 사유의 발생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사유로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화해나 그 밖의 행위를 포함한다)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을 때(제1호), 소득이나 그 밖의 물건의 귀속을 제3자에게로 변경시키는 결정 또는 경정이 있을 때(제2호), 조세조약에 따른 상호합의가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의 내용과 다르게 이루어졌을 때(제3호), 결정 또는 경정으로 인하여 그 결정 또는 경정의 대상이 되는 과세기간 외의 과세기간에 대하여 최초에 신고한 국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이 세법에 따라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할 때(제4호), 제1호부터 제4호까지와 유사한 사유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가 해당 국세의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에 발생하였을 때(제5호)를 각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에서는 위 제5호의 위임을 받아 후발적 사유로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을 할 때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의 효력에 관계되는 관청의 허가나 그 밖의 처분이 취소된 경우(제1호),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을 할 때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의 효력에 관계되는 계약이 해제권의 행사에 의하여 해제되거나 계약 성립후 발생한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해제되거나 취소된 경우(제2호),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을 할 때 장부 및 증빙서류의 입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과세표준 및 세액을 계산할 수 없었으나 그 후 해당 사유가 소멸한 경우(제3호), 그 밖에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제4호)를 각 규정하고 있다.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제2항은 통상의 경정청구의 기간에 불구하고 3개월 내에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통상의 경정청구의 기간인 5년 내에서는 후발적 사유를 주장하여 통상의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후발적 경정청구에 의한 감액은 부과제척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가능하다.8)

3. 위법소득의 과세문제

가. 위법소득의 개념 및 유형
위법소득이란 위법행위에 의하여 얻은 소득을 총칭하는 것으로서 그 성격별로 형사상 위법소득, 사법상 위법소득, 행정법규 위반소득으로 구분된다. 형사상 위법소득은 소득을 구성하는 재물의 취득 자체가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이고, 사법상 위법소득은 사법의 위반으로 인하여 소득을 수취한 원인이 된 거래행위가 무효 내지 취소되어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이며, 행정법규 위반소득은 소득을 수취한 원인이 된 행위가 행정법규를 위반하여 처벌의 대상이 되거나 무효로 되는 경우를 말한다.9)

형사상 위법소득은 소득을 구성하는 재물의 취득행위 자체가 본질적으로 국가에 의한 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의 소득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는데 첫째는 피해자에 대하여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이다(이하 ‘제1유형’). 횡령이나 사기로 인한 이득에 대해서는 그 재물을 반환하거나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있다. 둘째는 반환의무가 없는 경우이다(이하 ‘제2유형’). 뇌물이나 배임수재액은 국가로부터 몰수나 추징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이를 제공한 자에게 반환할 의무는 없다. 사법상 위법소득은 선량한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인 거래행위나 사기나 강박에 의한 취소된 거래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취한 경우이다. 이 경우에도 경제적 이익을 취한 자는 거래상대방에게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행정법규 위반소득은 그 소득의 취득 자체가 범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고 그 소득을 얻기 위한 거래를 하기 위해서 행정법령상 정한 기준을 위반하여 거래를 한 경우에만 그 거래가 위법한 것으로 처벌되는 경우의 소득을 말한다.

대상판결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형사상 위법소득인 뇌물상당액의 추징이 위법소득의 반환에 해당하여 후발적 경정청구의 사유가 되는지 여부이므로 본 판례평석에서의 위법소득은 형사상 위법소득을 지칭하는 것으로 한다.

나. 소득원천설 및 권리의무확정주의와의 관계

(1) 위법소득과 소득원천설
소득세법은 소득세의 과세대상 소득을 열거주의 방식의 의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모든 위법소득이 과세소득이 되는 것은 아니고 소득세법에 열거된 위법소득만이 과세소득이 된다. 소득세법 제21조제1항제23호 및 제24호는 위법소득 중 뇌물‧알선수재 및 배임수재에 의하여 받은 금품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고 있어 예컨대 절취, 강취 등에 의한 소득은 과세대상소득이 되지 않는다. 그 밖에 소득세법 제20조제1항제3호는 법인세법에 따라 상여로 처분된 금액을 근로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임직원이 회사와 동일시되거나 그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하는 경우에는 횡령금액이 사외유출된 것으로 보아 이를 해당 임직원에 대한 상여금으로 소득처분하여 해당 임직원의 근로소득이 된다.10) 횡령으로 인한 위법소득이 법인세법 상의 소득처분을 통하여 우회적으로 과세대상 소득이 되는 경우이다. 열거주의 입장을 취하는 소득세법 아래에서는 위법소득이라도 과세대상 소득으로 열거되어야 하므로 대상판결에서 설시한 위법소득에 대한 현실적인 지배‧관리의 논의는 횡령이나 뇌물 또는 알선수재 및 배임수재 등으로 인한 이득의 귀속시기를 판정하는 정도의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2) 위법소득과 권리의무확정주의
권리의무확정주의는 과세소득이 발생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소득이 발생할 권리가 실현가능성에 있어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확정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소득에 대한 권리의 존재를 전제하는 반면, 위법소득은 그러한 권리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취득한 소득이므로 위법소득과 권리의무확정주의의 관계가 문제된다. 이러한 위법소득의 성격으로 인하여 다음과 같은 두가지의 지적이 있다.

첫째는, 위법소득은 권리의무확정주의에 반하므로 그 귀속시기를 앞당겨 소득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형사상 위법소득은 당초부터 권리의무확정주의가 전제하는, 그 소득을 발생시키는 권리가 없는 것이어서 논리적으로 권리의무확정주의를 일관하면 그 위법소득의 반환의무가 종결되는 시점에서야 소득과세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수령과 보유를 통하여 경제적 지배‧관리가 있음에도 과세하지 않는다면 위법소득자를 적법소득자보다 우대하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권리의무확정주의의 예외로서 그 선행적 귀속을 인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일단 경제적 지배‧관리가 인정되면 그 소득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조세공평의 원칙에 부합한다.11) 이에 대해서는 권리의무확정주의는 소득의 실현이 있는지를 법적인 관점에서 파악한 것이므로, 그 판단기준으로 들고 있는 권리의 성숙‧확정은 소득개념에서 들고 있는 경제적 지배‧관리의 한 태양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12)

둘째, 권리의무확정주의의 관점에서 위법소득은 반환의무를 부담하므로 대여금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음에도 대여금과는 달리 이를 소득으로 보아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있다. 예컨대, 횡령금과 대여금은 모두 납세자가 반환의무를 부담하고 있고 경제적 지배‧관리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으므로 경제적 측면에서만 소득개념을 파악하면 횡령금이 과세대상소득에 포함된다고 보는 이상 대여금도 과세대상 소득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라는 것이다.13) 그러나 반면 횡령금과 대여금은 반환의무의 성격 및 반환가능성의 정도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달리 취급할 필요성이 있다. 그 이득자가 반환의사를 가지지 않는 횡령금은 반환의사를 가진 대여금과 달리 그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되어 피해자에게 반환될 개연성이 낮으므로 일단 과세대상소득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더라도 부당하지 않다.14)

다. 위법소득의 과세문제에 대한 견해

(1) 학설의 입장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문제에 관하여는 이를 부정하는 견해와 긍정하는 견해가 대립되어 있다. 학설은 대부분 위법소득도 현실적인 지배 내지 이익의 향유가 있는 이상 과세대상 소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15) 부정설은 법률적 평가를 중시하는 견해로서 첫째, 과세대상 소득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경제적 이익이 납세자에게 유효화게 귀속되어야 하는데 위법행위는 대부분의 경우 사법상 무효 또는 취소될 처지에 있어 그로 인한 경제적 이익의 법적 귀속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둘째, 이를 긍정하면 위법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그 위법을 시인하게 되어 법질서에 혼란이 생긴다는 점, 셋째, 위법행위는 많은 경우 범죄로 처벌되고, 목적물이 몰수 또는 추징되어 상환 또는 반환이 강제되는데 이와 같은 자에게 또다시 과세한다면 이중의 불이익을 준다는 점 등을 논거로 한다.

긍정설은 경제적 평가에 무게를 두는 주장으로서 첫째, 위법소득은 소득이 반환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득이 반환될 것이라는 이유로 과세하지 않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반환되면 그 때 조정을 하면 된다는 점, 둘째,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는 현실적인 소득이 존재함을 이유로 과세하는 것일 뿐 위법행위 자체를 시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셋째, 위법소득에 대하여 과세하지 않는다면 세법상 위법소득자를 적법소득자보다 더 우대하는 셈이 되어 조세공평에 반한다는 점 등을 논거로 한다.

(2) 판례의 입장
대법원은 법인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는 자가 같은 법인의 지방자체단체로부터 매수한 공장부지를 다른 회사에 양도하고 그 대금을 횡령한 사안에서 범죄행위로 인한 위법소득이라 하더라도 경제적 측면에서 보아 현실로 지배‧관리하면서 이를 향수하고 있어 담세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과세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16) 이는 제1유형의 위법소득으로 납세자가 피해자에 대하여 반환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경우인데 판례는 현실적인 지배‧관리가 있는 이상 과세소득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보았다.

형사상 위법소득으로서 반환의무가 없는 뇌물이나 배임수재액 등의 제2유형의 위법소득에 대해서는 그 수취자가 더더욱 경제적으로 지배‧관리하고 있다고 보이므로 과세대상 소득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8.2.27. 선고 97누19816 판결과 대법원 2002.5.10. 선고 2002두431 판결은 부정한 청탁을 받고 수령한 배임수재죄에 따른 사례금의 몰수‧추징이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는 바, 위 사례금이 위법소득으로서 과세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을 당연히 전제하는 것이어서 결국 대법원은 제2유형의 위법소득도 과세대상 소득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3) 각국의 입장

1913년 미국세법은 적법한 거래로부터 얻은 소득에 한하여 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가 1916년 개정 시 그 요건을 삭제하였다. 그 후 연방대법원은 1961년에 횡령소득이 과세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James 판결에서 위법소득도 과세소득이 된다고 판단하였는데, 다수의견은 “납세자가 반환의무에 관한 묵시적 또는 명시적 합의없이, 그리고 처분권의 제한없이, 적법한 것이든 위법한 것이든 수익을 올리는 경우, 납세자는 그러한 금전을 계속하여 보유할 권리가 없다는 주장을 당할 우려가 있고 그러한 금전상당액을 상대방에게 회복시켜 주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환의무가 있는 소득을 올린 것이다. 이러한 경우 그 납세자는 과세된 재산, 즉 과세대상이 되는 현실적 이득을 지배한다. 이 기준에 따를 때 위법한 횡령행위는 과세소득의 포괄적 정의에 포함되고 대출금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17)

독일은 위법소득의 과세문제에 관하여 조세기본법 제41조는 “법률행위가 무효이더라도 납세자가 그 행위의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한 이에 대하여 과세한다”고 규정하여 과세요건을 충족하는 행위가 법률의 명령이나 금지 또는 양속에 위반하는가 여부는 과세와 관계가 없으며 위법한 행위로 발생한 수익도 반환의무의 유무와 관계없이, 그리고 그 유형에 상관없이 과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18)

일본에서는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를 긍정하고 있다. 소득세기본통달은 수입금액의 인정에 있어서 그 수입원인의 여하를 묻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위법소득도 과세소득을 구성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19) 판례도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의 입장으로 물가통제령에 위반한 거래로 인한 수입,20) 암거래에 의한 수입,21) 횡령에 의한 수입22) 등도 모두 과세소득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4. 위법소득 반환의 과세문제

가. 문제의 소재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를 긍정하는 경우 추후 그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되어 위법소득이 종국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경우 그 위법소득을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위법소득의 반환은 위법소득의 유형과 마찬가지로 사법상 반환의무가 존재하는 제1유형의 위법소득의 반환과 그 반환의무가 존재하지 않는 제2유형의 위법소득의 반환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제1유형의 위법소득의 반환은 피해자에 대한 반환이고, 제2유형의 반환은 위법소득의 몰수‧추징으로 국가에 대한 반환으로서 위법소득자의 입장에서는 그 위법소득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되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위법소득의 지급자에 대한 지급액의 보전 여부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위법소득의 반환 유형별로 과세 제외의 여부를 이론적인 측면에서 검토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위법소득 반환의 과세문제는 결국 현행 세법의 해석 테두리 내에서 그와 같은 과세제외가 판가름될 것이므로 위법소득의 원귀속자에 대한 반환이나 위법소득의 몰수‧추징이 국세기본법상의 후발적 경정청구제도가 규정하는 후발적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하에서는 위법소득 반환의 과세문제에 대한 이론적 측면과 후발적 경정청구제도의 해석론의 측면에 대해 순차 검토한다.

나. 위법소득 반환의 과세문제에 대한 견해

(1) 학설의 입장
위법소득의 반환에 대해서 학설은 대체로 제1‧2유형의 위법소득의 반환의 구분없이 다음과 같은 근거로 이를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첫째, 위법소득은 그것이 이득자의 지배에 있다는 사실상태에 착안하여 과세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기 때문에 위법소득의 반환 또는 몰수나 추징 등에 의하여 그 이익이 상실되는 경우 이러한 새로운 사실상태에 적합한 조정이 이루어져야 하고,23) 둘째, 범죄에 의한 이득의 금지를 목적으로 범죄행위와 관련된 재산을 박탈하는 부가형으로서의 몰수와 추징은 담세력의 근거가 되는 범죄이득 그 자체를 상실시키는 것이므로, 담세력의 존부를 가리는데 기초적으로 검증해야 하는 요소이며 범죄행위로 인한 위법소득의 과세물건인 범죄이득 그 자체가 몰수 또는 추징되어 상실된 경우에도 이에 과세할 수 없음은 실질과세의 원칙에 비추어 당연한 것이고24) 셋째, 뇌물, 알선수재 및 배임수재에 의하여 받은 금품이 몰수 또는 추징되었다면 과세대상이 되는 경제적 이익은 이미 존재하지 않음이 명백하므로 뇌물, 알선수재 및 배임수재에 의하여 받은 금품에 대한 소득세의 과세는 존재하지 않는 경제적 이익을 그 과세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이에 대한 과세의 정당성 여부가 문제된다25)는 것이다. 둘째, 셋째 주장은 제2유형의 위법소득의 반환에 대하여 과세 제외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으로 제1유형의 위법소득의 반환에 관하여도 동일한 입장으로 보인다.

(2) 판례의 입장
제1유형의 위법소득과 관련하여 앞서 본 대법원 1983.10.25. 선고 81누136 판결의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착복된 공장부지의 양도대금 상당액은 해당 법인의 익금으로 산입되어야 하고 그 부사장에게 귀속된 횡령이익은 해당 법인이 부사장의 위법소득에 대한 환원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이상 비록 그것이 범죄행위로 인한 위법소득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과세소득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위법소득이 원귀속자에게 환원되면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볼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후 대법원은 법인의 실질적인 경영자가 법인의 자금을 유용하여 그 자금의 사외유출이 문제된 사안에서 “사외유출금 중 대표이사 또는 실질적 경영자 등에게 귀속된 부분에 관하여 납세의무가 성립하면 사후에 그 귀속자가 소득금액을 법인에게 환원시켰다고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납세의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시하는 등26) 다수 판결에서 귀속자에 대하여 소득금액이 환원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납세의무는 소멸되지 않는다고 하여 과세 제외의 입장에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제2유형의 위법소득의 반환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원고가 소외회사의 직원으로 토지매입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A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사례비 명목으로 10억원을 받은 다음 원고가 배임수재죄로 기소되어 징역형과 함께 추징금 10억원의 판결을 선고받았는데, 피고가 위 10억원을 기타소득으로 보아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사안에서 “납세자가 범죄행위로 인하여 금원을 교부받은 후 그에 대하여 원귀속자에게 환원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상 그로써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이 된 소득은 이미 실현된 것이고 그 후 납세자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그에 대한 추징이 확정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그 금원을 모두 국가에 추징당하게 될 것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납세자의 그 금품수수가 형사적으로 처벌되는 범죄행위가 됨에 따라 그 범죄행위에 대한 부가적인 형벌로서 추징이 가하여진 결과에 불과하여 이를 원귀속자에 대한 환원조치와 동일시할 수 없으므로 결국 위 추징 및 그 집행만을 들어 납세자가 범죄행위로 인하여 교부받은 금원 상당의 소득이 실현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27) 제2유형의 위법소득의 반환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되지 않음을 명확히 하였다. 위 판례들은 위법소득 반환의 과세문제에 대하여 논의는 하였으나 그러한 반환이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3) 각국의 입장28)
미국 연방대법원은 위법소득에 해당하는 횡령금이 과세소득이 된다고 하면서 횡령금을 피해자에게 반환한 경우에는 손금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29) 횡령금의 발생 당시가 아니라 횡령금의 반환시점에서 손금으로 공제하여 과세대상소득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원상회복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국세통칙법 제71조제2호에 결정‧경정 등의 기간제한의 특례를 두어 소급하여 감액경정을 할 수 있고 소득세법 제152조에서 후발적 경정청구의 특례를 인정하고 있는데, 명확하지는 않지만 범죄로 인한 이익이 피해자에게 반환되거나 형사사건에서 몰수‧추징된 경우 과세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30)

독일에서는 조세조정법 제5조 제5항 및 조세기본법 제41조에 의하여 법률행위가 무효이거나 취소되어 소득이 상실된 경우에는 무효 또는 취소할 수 있는 행위에 기하여 행한 세액의 결정은 이를 취소 또는 변경하여 납부한 세액을 환급하도록 하고 있다. 위법소득의 몰수‧추징과 관련하여 1990.1.23.자 연합헌법재판소 결정은 위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제적 이익에 대해 한번은 몰수‧추징과 같은 형사법적 제재를 하고 동시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31)

다. 위법소득의 반환과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의 해석론

(1) 학설의 입장
앞서 본 바와 같이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제2항 및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는 후발적 경정청구의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위법소득이 반환되거나 몰수‧추징된 경우 소득이 종국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할 수 있는지 여부는 이를 후발적 경정청구의 사유로 볼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학설은 납세자가 위법소득을 반환한 경우 후발적 경정청구사유가 된다고 보고 있다.32)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제4호가 ‘그 밖에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유’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후발적 경정청구의 사유는 폭넓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33)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제2항제5호가 ‘제1호부터 제4호까지와 유사한 사유’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가 제1호 내지 제3호로 구체적인 사유를 열거하면서 제4호에서 포괄적인 사유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제4호의 ‘준하는 사유’에는 위 시행령 제1호 내지 제3호 뿐만 아니라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제2항 각 호에 준하는 사유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할 것이다34).

구체적으로는 대법원이 “제1호에서 정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된 때’란 최초 신고‧결정 또는 경정이 이루어진 후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여 그에 관한 소송에서 판결에 의하여 거래 또는 행위 등의 존부나 법률효과 등이 다른 것으로 확정됨으로써 최초 신고 등이 정당하게 유지될 수 없게 된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시35)한 점에 비추어, 몰수나 추징 판결이 제1호의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제2항제1호,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제4호를 적용하여 해결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36) 반면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제1호 및 제2호에서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을 할 때 과세표준의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의 효력이 변경되는 경우에 후발적 경정청구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위법소득의 반환을 위 조항에 준하는 사유로 보아 후발적 경정청구를 허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견해도 있다.37)

(2) 판례의 입장
대법원도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제4호의 후발적 경정청구의 사유를 넓게 해석하고 있다. 즉 대법원은 납세의무 성립후 소득의 원인이 된 채권이 채무자의 도산 등으로 인하여 회수불능이 되어 장래 그 소득의 실현가능성이 전혀 없게 된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그 사정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하는지가 문제가 된 사안에서 “후발적 경정청구제도의 취지, 권리의무확정주의의 의의와 기능 및 한계 등에 비추어 보면, 소득의 원천이 되는 권리가 확정적으로 발생하여 과세요건이 충족됨으로써 일단 납세의무가 성립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후 일정한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말미암아 소득이 실현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됨으로써 당초 성립하였던 납세의무가 그 전제를 잃게 되었다면, 사업소득에서의 대손금과 같이 소득세법이나 관련 법령에서 특정한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말미암아 실현되지 아니한 소득금액을 그 후발적 사유가 발생한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에 대한 차감사유로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자는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제2항 등이 규정한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여 그 납세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러한 채권 회수 불능의 사정은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제2호에 준하는 사유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제4호가 규정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38)

같은 차원에서 대법원은 피상속인이 제3자를 위하여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지만 상속개시 당시에는 아직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하고 주채무자가 변제불능의 무자력 상태에 있지도 아니하여 과세관청이 그 채무액을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 채 상속세 부과처분을 하였으나 그 후 주채무자가 변제기 도래전에 변제불능의 무자력 상태가 됨에 따라 상속인들이 사전구상권을 행사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채권자가 상속인들을 상대로 피상속인의 연대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상속인들이 주채무자나 다른 연대보증인에게 실제로 구상권을 행사하더라도 변제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러한 판결에 따른 피상속인의 연대보증채무의 확정은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제2항제1호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기도 하였다.39)

(3)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의 주장방법

위법소득의 반환과 관련해서는 위법소득이 발생한 때에 그 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신고‧납부하고 그 후 위법소득이 상실된 시점에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는 경우와 위법소득의 발생시점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가 과세처분을 받은 다음 불복하는 과정에서 위법소득의 반환을 부과처분의 위법사유로 주장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실무상으로는 형사판결을 과세자료로 삼아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지므로 그 불복절차에서 위법소득에 대한 몰수나 추징이라는 후발적 사유로 부과처분의 위법사유를 내세우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소득세를 신고‧납부한 다음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여 그 경정청구거부처분 취소과정에서 후발적 사유를 주장하는 경우는 적다.

전자의 경우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를 부과처분의 위법사유로서 주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데, 대법원은 “납세자가 과세표준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과세관청이 부과처분을 한 경우 그 후에 발생한 계약의 해제 등 후발적 사유를 원인으로 한 경정청구제도가 있다 하여 그 처분 자체에 대한 쟁송의 제기를 방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경정청구와 별도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다툴 수 있다”고 판시하여40)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도 부과처분의 위법사유로 주장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납세자가 감액경정청구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가한 후 증액경정처분이 이루어져서 그 증액경정처분에 대하여도 취소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한 납세의무의 확정에 관한 심리의 중복과 판단의 저촉을 피하기 위하여 감액경정청구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그 취소를 구할 이익이나 필요가 없어 부적법하다”고 판시하여41) 감액경정청구 거부처분의 위법사유를 부과처분 취소사건에서 다툴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는 바, 그 취소사유가 위법소득의 반환이라는 후발적 사유라고 하더라도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5. 대상판결의 의미와 평가

대상판결은 반환의무가 전제되지 않는 제2유형의 위법소득의 몰수‧추징의 경우에도 이를 그 소득이 종국적으로 실현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 과세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와 반대되는 취지의 종전 판결42)을 변경하였다. 종전  판결은 명시적으로 원귀속자에 대한 환원조치가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된다고 판단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당연히 전제한 상태에서 위법소득의 몰수‧추징은 범죄행위에 대한 부가적 형벌이므로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되지 않는다고 보았으므로, 결국 대상판결에 의하여 위법소득의 반환은 원귀속자에 대한 환원이나 위법소득의 몰수‧추징이나 모두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된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대상판결은 첫째, 종전 판례와 같이 ‘원귀속자에 대한 환원조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경정청구 등을 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원귀속자에 대한 환원조치와 국가가 위법소득을 환수하는 것을 달리 볼 하등의 이유가 없고, 납세자에 대한 위법소득의 귀속을 과세계기로 본다면 그 납세자에게 귀속된 소득이 유지되는지 여부에 따라 과세제외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지, 그 소득이 다시 누구에게로 귀속되었는지는 중요한 고려요소라고 볼 수 없는 점, 둘째, 위법소득에 대해 과세를 하는 이유는 위법소득 얻은 자 역시 다른 소득을 얻는 자와 마찬가지로 해당 소득을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하면서 이익을 향수한다는 데에 있다는 것이고, 결국 그러한 과세논리를 일관되게 적용한다면 몰수나 추징으로 더이상 위법소득에 대한 현실적인 지배‧관리나 향수를 할 수 없게 되는 경우 과세를 조정해 주는 것이 일관성이 있다는 점, 셋째, 형사상 몰수‧추징 등의 처벌까지 이루어진 이상 그에 더하여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까지 하도록 하는 것은 조세형평상으로도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점 등에서 타당한 결론을 내렸다고 사료된다.

한편 대상판결에서는 후발적 경정청구가 가능함을 적시하면서도 후발적 경정청구를 인정하는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제2항,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 각 호의 어느 조항에 근거하여 경정청구가 가능한 것인지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후발적 경정청구 제도가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2제4호에서 포괄적 사유를 규정하고 있어 큰 실익은 없다고 보인다.

대상판결은 위법소득의 지배‧관리라는 과세요건이 충족되어 납세의무가 성립하였더라도 위법소득의 경우 지급자에 대한 반환의무의 존부 여부를 묻지 않고 그 후 위법소득에 내재되어 있던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되는 후발적 사유가 발생하여 소득이 실현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납세자가 후발적 경정청구를 통해 그 납세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43)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관한 대상판결의 새로운 법리는 향후 유사사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의 인정 여부가 문제되는 관련 사건에서의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각주-

 

1) 대법원 1998.2.27. 선고 97누19816 판결, 대법원 2002.5.10. 선고 2002두431 판결.
2) 이진석, ‘위법소득과 몰수‧추징’, 대법원 판례해설 제106호, 2015, 173면.
3) 임승순, 조세법, 박영사, 2016, 372-373면.
4) 이러한 입장에서 대법원 1988.12.23. 선고 86누331 판결은 자산의 임의평가차익은 실현되지 않은 소유자산의 가치증가익으로서, 소득세법이 과세대상으로 열거하여 규정한 소득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아 과세대상소득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5) 대법원 2003.12.26. 선고 2001두7176 판결 등.
6) 이진석, 전게논문, 176면.
7) 미국 연방대법원이 1932년 North America Oil Consolidated v. Burnet 사건에서 선언한 원칙이다.
8) 대법원 2006.1.26. 선고 2005두7006 판결.
9) 한만수, ‘위법소득의 과세에 관한 연구’, 조세법연구 제10-2집, 2004.11., 7〜9면.
10) 대법원 2010.1.28. 선고 2007두20959 판결 등.
11) 이진석, 전게논문, 180면.
12) 이진석, 전게논문, 176면.
13) 이진석, 전게논문, 181면.
14) 이진석, 전게논문, 181면.
15) 서규영, ‘위법소득에 대한 과세문제’, 재판자료 제60집, 1993. 10., 544〜545면; 최명근, 세법학총론, 세경사, 2006, 128면; 김완석‧정지선, 소득세법론, 광교이택스, 2013, 146〜147면 등.
16) 대법원 1983.10.25. 선고 81누136 판결, 대법원 1985.5.28. 선고 83누123 판결 등. 
17) 한만수, 전게논문, 13〜15면.
18) 한만수, 전게논문, 12〜13면.
19) 이진석, 전게논문, 179면.
20) 東京高裁 昭和 27. 1. 31.
21) 大阪高裁 昭和  43. 3. 13.
22) 東京地裁 昭和  40. 4. 27.
23) 서규영, 전게논문, 546-547면.
24) 최명근, ‘불법정치자금 과세의 법리적 검토’, 조세 190호, 2004.3., 22〜25면.
25) 김완석‧정지선, 전게서, 222〜223면.
26) 대법원 2001.9.14. 선고 99두3324 판결, 대법원 1999.12.24. 선고 98두7350 판결 등.
27) 대법원 2002.5.10. 선고 2002두431 판결
28) 한만수, 전게논문, 24면..
29) James v. United States, 366, US 213(1961).
30) 이진석, 전게논문, 187면.
31) BVerfG v. 23. 1. 1990, BStBI II 1990, 483..
32) 임승순, 전게서, 187면; 소순무, 조세소송, 영화조세통람, 2014, 137면.
33) 이동식, ‘국세기본법상 후발적 경정청구제도’, 현대공법이론의 제문제, 2003, 1306면; 심경, ‘경정청구사유에 관한 고찰’, 사법논집 제40집, 2005, 157면.
34) 이진석, 전게논문, 196〜197면.
35) 대법원 2011.7.28. 선고 2009두22379 판결
36) 강헌구, ‘위법소득에 대한 몰수나 추징이 있는 경우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여 납세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015.11.30.자 대한변협신문.
37) 한만수, 전게논문, 25면.
38) 대법원 2014.1.29. 선고 2013두18810 판결.
39) 대법원 2011.7.28. 선고 2009두22379 판결; 대법원 2013.12.26. 선고 2011두1245 판결 등도 후발적 경정청구의 범위를 넓게 인정하는 판례이다.
40) 대법원 2002.9.27. 선고 2001두5989 판결.
41) 대법원 2005.10.14. 선고 2004두8972 판결.
42) 대법원 1998.2.27. 선고 97누19816 판결, 대법원 2002.5.10. 선고 2002두431 판결.
43) 이진석, 전게논문, 199면.

- 백제흠(白濟欽) 변호사 약력 -

■ 자격취득

‧ 변호사, 대한민국(1991)
‧ 변호사, 미국 뉴욕주(2004)
‧ 공인회계사, 미국 일리노이주(2004)

■ 학력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사 1988)
‧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1994)
‧ Harvard Law School (International Tax Program 2002)
‧ NYU School of Law (LL.M. in Taxation 2003)
‧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 2005)

 

■ 경력

‧ 서울지방법원 등, 판사(1994-2001)
‧ 국세청 자체평가위원회, 위원(2006- 2010)
‧ 중부지방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 및 이의신청심의위원회, 위원(2007- 2009)
‧ 기획재정부 세제실, 고문변호사(2012- )
‧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2013 -  )
‧ 기획재정부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2013 -  )
‧ 서울지방변호사회 조세연수원, 원장 (2014 -  )
‧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2004-  )


세정신문  

입력 : 2016-08-19 09: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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