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한·EU FTA가 본격 발효예정인 가운데, 한국산을 위장한 허위원산지물품에 대한 대응이 한·EU간의 첨예한 관세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산으로 원산지를 세탁하기 위해 제 3국의 물품을 한국으로 경유해 재수출하는 등 일명 불법환적화물 등에 의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원산지세탁수법은 FTA 체결국가간의 낮은(철폐) 관세율 혜택을 불법적으로 향유하기 위한 범죄행위다.
더욱이 최근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환적과정에서 한국산으로 원산지를 세탁하는 사례가 증가중으로, 관세청이 적발한 원산지세탁 단속실적에 따르면, 08년 635억원에서 09년 704억원, 지난해에는 1천169억원 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원산지세탁행위는 국가신이도 하락뿐만 아니라 합법적으로 한국산제품을 생산·수출하는 국내기업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EU·미국과의 FTA 발효 이후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위해 환적을 통한 원산지 세탁가능성이 증가할 우려가 다분한 실정으로, FTA 협정에서도 환적화물에 대한 보다 책임있는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관련, 지난 3일 윤영선 관세청장은 통상교섭본부·기획재정부 무역협정 국내대책본부와 공동으로 주한 EU 회원국 대사들과 조찬간담회를 열고, 7.1일로 예정된 한·EU FTA 발효에 대비해 원산지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불법환적화물 관리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윤 관세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EU FTA 발효로 18조달러의 거대시장이 한국과 하나의 경제영토가 되었다”며, “우리나라를 경유하는 환적화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제 3국물품이 한국산을 가장해 불법수출되거나, 디자인권·지리적표시권 등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부정무역행위를 철저히 단속해 건전한 무역질서를 확립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대해 코즐로프스키 EU 대표부 대사는 “원산지세탁 근절과 지재권보호 등 그간 EU 측이 우려하고 있던 사항을 자세히 설명해준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명한다”고 고마워했다.
윤영선 관세청장 “건전무역질서 확립하겠다” 천명
관세청 차장 단속본부장 임명 1천632명 세관직원 동원
한편 관세청이 이날 밝힌 불법 환적화물 관리강화방안에 따르면, 조직과 인력·국내외 정보망을 총동원하기 위해 관세청 차장을 특별단속본부장으로 임명한 가운데, 본청 조사감시국장이 총괄단장을 맡아 올 연말까지 총 1천632명의 관세청 직원이 동원되며, 국내외 관계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에 나서게 된다.
국내 유관 단속망으로 검찰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 한국은행, 농림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청, 생산·소비자 단체 등이 포함되며, 국제단속망으로는 24개국 관세청을 포함해 美 CBP·ICE·DEA, AMCHAM, EUCCK, JETRO 등이 총 망라된다.
관세청 내부적으로는 6개 본부세관장이 각 지역별 특별단속본부장으로 활약하며, △불법외환 단속팀 △여행자 단속팀 △세액탈루 단속팀 △먹을거리 단속팀 △원산지 단속팀 △지재권 단속팀 △사이버 단속팀 등 총 7개 팀을 편재해 실시간 단속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관세청은 특히, 환적화물에 대한 특별감시반을 이달부터 전격 운영할 예정인 가운데, FTA 발효 전 선제적인 대처를 위해 이달부터 원산지조작 기획조사를 실시하는 등 원산지 위반행위를 발본색원할 방침이다.
이와관련, 한·EU 및 한·미 FTA 별로 최초 적재항, 국내 환적 이동경로 및 수단을 정밀분석해 대대적인 기획조사를 펼칠 계획이다.
6월부터 원산지조작 기획조사 전국적으로 시행
공항만 입주업체 부정무역 개연성 평가…하위업체 집중관리
원산지세탁행위를 막기 위한 국제 협력관계도 강화된다.
관세청은 미국·EU 세관과 원산지세탁 등 단속 자료교환 MOU 체결을 추진키로 했으며, 특혜관세 신청자료를 통해 실제 수출여부를 확인하고 환적화물 출발국과의 수사정보 공유를 위한 조사분야 실무회의를 매년 개최키로 했다.
한편, 효율적인 불법환적화물의 관리를 위한 관세청 내부 업무시스템 개편에도 나서, 환적화물이 국내 입항하는 단계에서부터 하역·운송·적재·출항 전단계 관리체제를 구축하는데 이어, 현행 건별 관리체제에서 업체 관리체제로 전환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우범 환적환물은 전산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사전 정보분석을 통해 선별하게 된다”며, “우범화물에는 GPS기능의 전자봉인으로 위경도 좌표와 봉인상태를 송신하는 e-Seal을 부착해 불법이동 및 개폐 여부를 실시간으로 추적·감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전국 공항만에 입주해 하역·운송·보관 업무 등을 수행중인 총 178개업체를 대상으로 부정무역 개연성을 평가해 하위업체를 집중관리하는 등 검사·감시비율을 대폭적으로 상향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