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 국정감사가 10일 국회에서 개최된 가운데, 시내면세점 선정 과정을 둘러싼 의혹제기와 함께, 올 연말 선정예정인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일반경쟁 분야에서 대기업 독점 논란이 일었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롯데면세점측 증인으로 참석한 심우진 (주)호텔롯데면세점 전무이사를 향해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미르재단에 28억원의 기부금을 출연한 이유를 묻는 한편, 올연말 선정예정인 면세점 특허심사에서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국감위원들은 지난해 두 차례 열린 면세점특허심사위원회에 참석한 위원 명단과 함께 회의록 등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천 관세청장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제출을 못하고 있다”고 답해 자료제출을 둘러싼 논박이 이어졌다.
시장지배적 사업장인 롯데면세점이 올 연말 선정예정인 시내면세점 사업자 신청에 다시금 참여한데 대해서도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김현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에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면세점제도 개선을 약속했는데 개선방안이 적용되기 이전 신규공고를 냈다”며 그 배경을 물었다.
천홍욱 관세청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어 면세점 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투자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선행적으로)공고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7~8월중 관광보고서가 나오는데 6월에 면세점사업 공고를 낸 것은 롯데에게 다시 주겠다는 것”이라며, “롯데가 미르와 K스포츠에 기부금을 낸 것과 성주 롯데골프장을 싸게 내주었기 때문에 롯데에 대가를 주기 위해 올 연말 면세점특허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종민 의원(더부어민주당)이 심우진 롯데면세점 전무를 향해 “롯데면세점이 미르재단에 28억원 기부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으나, 심 전무가 “언론을 통해 알고 있다”고 답변한데 대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증인 무용론, 국감무력화 시도라는 언쟁이 오고가기도 했다.
관세청의 부실한 자료제출에 대한 질타도 이어져 송영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감에 앞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심사위원 명단을 요청했는데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으며,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면세점 선정과정에서) 전직 관세청장의 정당하지 못한 행동이 적발됐다. “(특허심사위원회)심사위원 심사가 정당치 못했다면 국민의 시각에서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홍욱 관세청장은 그러나 “면세점 심사위원 정보가 노출되면 재 위원으로 위촉될 경우 업계 로비의 우려가 있어 명단 공개가 어렵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시내면세점들이 입찰과정에서 약속한 각종 사회적 공익활동 및 부의 사회환원에 대한 점검실태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현재 의원(새누리당)은 한국은행 앞 분수를 로마의 트레비 분수로, 또 다른 면세점은 용산전자상가를 관광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들이 특허신청시 약속했음을 환기한 뒤, 이날 참석한 시내면세점 임원들에게 구체적인 이행 시기를 물었다.
천 관세청장은 “보세판매장 현장 점검 당시 신규 사업자들의 공약사항 또한 점검했다”며, “신규면세점들의 공약추진현황 점검을 9월말 기준으로 완료했으며 이에 대한 보고서를 별도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의 경우 시내면세점을 오히려 수출산업으로 지정하는 한편, 국가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광림 의원과 최교일 의원(이상 새누리당)은 “면세점을 수출산업으로 지정하는 것이 옳다”며, “면세점의 이용고객이 해외여행객이 다수인 상황에서 중소제품의 판매 또한 신장되고 있기에 대외무역법을 개정해 수출산업으로 지정하는 한편, 시내면세점 또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관세청은 불량·불법 농수산물 식품의 국내 반입을 방지하기 위해 관계부처와의 합동단속은 물론, 검사율을 크게 상향해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천 관세청장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식품류의 국내 반입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127개 품목을 중정 감시품목으로 지정한데 이어 검사율 또한 종전 2%에서 15%까지 상향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박준영 의원(국민의당)은 이날 국감현장에서 연간 신생아 수의 30% 가량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원인으로 먹거리 문제가 부상중임을 지적했다.
해외역직구 수출시장이 6배 이상 커지고 있으나, 정상 수출절차를 밟지 않고 목록통관 방식으로 분산 수출하는 등 기형적인 수출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혜훈 의원(새누리당)은 “200만원 이하는 정식수출신고를 하지 않고 목록통관하는 탓에 물품가액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며, “동일한 이름의 성명으로 분산 발송하는 사례가 수백 수천건 발생하고 있는데, 관세청은 왜 수수방관하는지?”를 질책했다.
천 관세청장은 “대책을 강구해서 보고를 하겠다”고 밝혔으며, 고액상습체납자가 소유한 물품의 통관을 막기 위해 국세청과의 협의 및 관련제도 개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일본의 병행수입시장이 고가수입품 중 점유비율이 40%수준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3% 수준으로 관세청의 대기업 편들기 정책으로 병행수입업자들이 말살될 위기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천 관세청장은 올 한해 수출·내수확대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음을 강조하며, 한·중 FTA 발효를 계기로 우리기업이 FTA를 활용해 수출이 확대되도록 관세행정을 총력 지원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관세청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전국 15개 세관을 비즈니스센터로 전화하고, FTA 차이나센터를 확대하는 등 FTA지원체계를 강화했으며, 인증수출자·원산지간편인정제를 확대하고, 한·중간 원산지정보 전자교환체계 구축을 통해 수출기업의 원산지 증명부담을 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