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 사자의 습격을 받아 창으로 때려눕힌 30대 남자가 뒤이은 하이에나떼의 공격으로 결국 사망했다.
23일 영국방송 BBC 인터넷판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35세된 모제스 레칼라우가 케냐 수도 나이로비 병원에서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나 과다출혈로 인해 끝내 숨졌다.
앞서 레칼라우는 지난 16일 나이로비에서 북동쪽으로 260㎞ 떨어진 마랄랄 국립자연공원 구역에서 가축을 끌고 귀가하던 중 한 마리 사자의 습격을 받아 격투 끝에 창으로 찔러 죽였으나 뒤이은 하이에나떼의 공격을 받았다.
레칼라우는 다행히 때마침 현지에서 차를 몰고 지나던 운전자에 발견돼 구출돼 인근 병원에 옮겨진 뒤 다시 나이로비 병원으로 비행기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하이에나의 공격으로 너무 많은 피를 흘린 게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그는 마사이족의 한 부류인 삼부루족 소속인데 이 종족은 소년이 성인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사자를 죽이는 것을 여태껏 전통으로 유지하고 있다. 반(半) 유목민족인 삼부루족은 가축을 기르는 게 주요 생업수단이다.
이와 관련, 케냐의 야생보호청 폴 우도트 대변인은 "하이에나는 겁쟁이여서 대부분 다른 맹수들이 잡아먹고 남은 찌꺼기를 먹고 산다"며 "그러나 문제의 하이에나들이 매우 굶주린데다 그(레칼라우)가 사자의 공격으로 매우 약해진 상태인 것을 알아차린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BBC는 전했다.
케냐의 국립자연공원은 철조망 등으로 담을 쳐 놓지 않아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농촌 지역에 대한 맹수들의 공격도 흔한 편이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