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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내국세

세수·조직관리 '빨간불' 국세청…서울청장 인선 시급

행시보다는 일반출신이 유력…김영기 본청조사국장·임창규 광주청장 부상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이 검찰에서 제기된 CJ측의 접대의혹을 인정한데 이어 지난 1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하반기 세수조달에 힘써야 할 국세청의 세정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의 경우 세정영향력 및 중요도에 있어 전국 6개 지방청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보직으로, 경제계에서는 서울청에서 실시하는 각종 세원관리 및 세무조사를 전국 국세행정의 풍향계로 보고 있다. 

 

이렇듯 핵심 보직을 맡고 있던 송광조 서울청장이 취임 3개월여만에 불명예스럽게 중도 사직함에 따라, 가뜩이나 세수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세청으로선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맞닥뜨리게 됐다.

 

그럼에도 국세청 본연의 역할인 징수기관으로서의 업무를 놓을 수는 없는 노릇으로, CJ측의 로비의혹에 관련된 전·현직 직원들을 향한 검찰의 수사 전개와는 별개로 수 일내 공석으로 남게 되는 서울청장 직위에 후임 청장을 임명하는 등 국세행정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이지만 하반기 세수상황이 어려운 만큼, 국세행정 본연의 업무는 한시라도 빨리 정상화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서울청 수장을 하루라도 빨리 임명해 조직을 추슬러야 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다른 정부기관 모 고위직 또한 "불미스런 일로 물러난 고위직 직위를 계속해 공석으로 놔둘 경우 내부직원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외부로부터 불필요한 의혹과 의심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다"며, "국세청에서 최근 발생한 일은 개인의 부도덕성으로 정리한 후, 시스템을 통한 업무 정상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검찰이 CJ 수사를 완료한 시점에서 고공단 인사를 하기 보다는 이전에라도 조직정상화와 대외 흐름을 바꾸기 위해 시급히 손을 써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한 상황이다. 
 
국세청 또한 이같은 분석을 이미 끝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송광조 서울청장의 사표 수리와는 별개로 후임 서울청장 후보군에 대한 면밀한 분석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문제는 현행 국세청 고공단 가운데 서울청장에 뽑아 올릴 만큼 인력풀이 풍부하지 않다는 데 있다.

 

앞서처럼 서울청장의 경우 국세청 고공단 가운데서도 청·차장을 제외한 명실공이 서열 3위의 고위공무원으로, 공직임용 배경과 지역 안배를 감안해야 하며, 무엇보다 현 국세청 고공단과의 서열 등도 살펴야 하는 등 복잡하다. 

 

더욱이 검찰의 CJ수사가 완결되지 않은 탓에 과거보다 더욱 정밀한 검증작업을 필요로 하는 등 혹시라도 차기 서울청장의 도덕성에 흠집이 발생할 경우 국세청의 신뢰는 바닥을 알 수 없을 만큼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후임 서울청장 인사의 경우 현 국세청 고공단 가운데서도 검증과정을 밟은 후보군이 유력하며, 국세청이 현재 처한 세수여건 등을 고려하자면 인사 폭 또한 최소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청 내부를 포함한 세정가에서는 이같은 인사요건을 감안할 경우, 행시출신인 현 국세청장을 비롯한 대다수 지방청장의 한 기수 아래인 28회 국장단 가운데서 발탁되는 첫 번째 안, 혹은 행시기수를 배제한 일반출신(세대포함) 국장단의 발탁 등 두 번째 안을 점치고 있다.  

 

국세청내 행시 28회 국장단으로는 김연근(60년생·경북상주) 본청 국제조세관리관, 임환수(62년·경북의성) 법인납세국장 등 두 명이다.

 

다만, 행시 28회 국장을 6개 지방청 가운데서도 수위에 있는 서울청장에 임명할 경우 한 기수 선배인 27회 지방청장들과의 부조화가 문제될 수 있는 등 기수 파괴현상이 초래될 우려가 높다.

 

이 때문에 행시보다는 일반출신 국장급의 발탁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무게 추가 실리는 상황으로, 현재 국세청 국장급 가운데서는 김영기(56년·경북 구미,세대) 본청 조사국장, 김재웅(58년·경기 고양,세대) 본청 전산정보관리관, 이학영(57년·서울,일반) 본청 자산과세국장, 원정희(59년·경남밀양,육사) 본청 개인납세국장 등이 있다.

 

또한 현직 지방청장 가운데서는 이승호(56년·경북청도) 부산청장<1급>과, 임창규(56년·전남목포) 광주청장 등이 일반출신이다.

 

세정가는 이들 일반출신 고위직 가운데서도 보직경로 등을 감안할 경우 김영기 조사국장과 임창규 광주청장 등을 유력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김영기 조사국장은 세대1기 출신으로, 국세청의 핵심인력으로 부상한 세대출신 직원 가운데서도 승진과 보직경로에서 항상 첫 깃발을 꼽을 만큼 선두주자로, 주변관계 또한 깔끔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올 연말 국세청 고공단 정기인사에서 1급지방청장 발탁이 유력시 되고 있는 만큼 금번 인사에서 서울청장으로 발탁되더라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인물이다.

 

다만, 김덕중 청장을 제외한 국세청 차장 및 중부·대전·대구·부산 지방국세청장 등의 출신지역이 TK로 한정된 탓에, 서울청장에 다시금 TK출신이 임명될 경우 인사편중 논란 여지가 있다.

 

임창규 광주청장은 지난 11월 광주청장에 부임한 이래 10개월 지난 현재까지 안정된 지방세정을 운영 중으로, 그 또한 일반출신으로 고공단에 오를 만큼 국세행정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경륜은 물론, 세정가 평가에서도 성숙한 공직자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임 광주청장의 경우 늦깍이로 고공단 인력풀에 편입된 탓에 실제로 서울청장에 임명될 경우 국장단 서열이 역진되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으론, 이종호(행시27회·대구) 중부청장의 수평이동 또한 유력한 카드로 점쳐진다.

 

지방국세청장이 TK 일색이라는 외부의 지적에 더해 이 중부청장 또한 지역적 핸드캡을 안고 있으나, 현재 국세청내 최고참 행시기수라는 점과 수도권 1급 지방청장인 점을 고려할 경우 무난한 인사라는 외부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국장급 순환인사 또한 최소한의 폭에서 단행되어야 하며, 앞서처럼 지역안배를 감안할 경우 후임 중부청장에는 非 TK인물이 앉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렇더라도, 앞서 거론됐던 국장급 인력 풀에서는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세정가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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