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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12. (금)

내국세

'관피아' 논란 속…직원-지방청장까지 비리연루 '충격'

세정가, 세무비리 근절 종합대책 실효성에 의문 제기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척결이 국가적 과제로 급부상한 가운데, 최근 들어 국세공무원의 뇌물비리 사건이 연이어 터져 국세청이 '세피아' 논란으로 번지지 않을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뇌물 사건은 말단 직원에서부터 조사국 반장과 팀장, 전직 지방청장 등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발생하고 있어 인사권자의 세무비리 근절 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9일 검찰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경관조명업체 N社로부터 3천만원의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권모 사무관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업체로부터 1천만원을 받은 최모 조사관을 불구속기소하고, 박모 서기관에 대해서는 500만원을 수수한 비위사실을 국세청에 통보했다.

 

N社 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지난해 5월경 중부청 조사4국 같은 조사팀에서 팀장과 반장, 팀원으로 근무하며 이같은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지난해 서울청 조사1국 팀원들의 집단 뇌물수수 사건 이후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의 발생 시점이 '세무비리 근절 종합대책'을 강력 추진해 신뢰받는 국세청을 만들겠다던 김덕중 현 국세청장 취임 직후 발생한 것이어서 비리근절 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폭탄급'이라면 '메가톤급' 사건은 지난달 터졌다. CJ그룹 사건에 연루돼 서울지방국세청장직에서 물러났던 송광조 전 서울청장이 STX그룹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검찰에 또 포착된 것.

 

사안의 경중을 떠나 국세청 직원들의 감사·감찰 업무를 총괄하는 본청 감사관과 수도 서울청장을 지낸 인물이 뇌물 의혹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만으로도 국세청 조직과 과세행정에 준 대미지는 엄청났다.

 

위 사건들과 비슷한 시기, 재건축시행사로부터 뇌물수수 의혹이 있는 전·현직 국세청 직원들도 검찰에 적발됐다.

 

전직 국세공무원인 남모씨와 현직 직원인 백모씨 등이 연루된 사건으로, 이들은 각각 세금환급 편의 및 양도세 신고 편의 등의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세무조사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팀원 5명이 재판에 넘겨졌으며, 지난 2월에는 중부청 관내 일선세무서 조사관이 세무조사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불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이밖에 불법 영업을 무마해주고 카드깡 업자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서울청 산하 전·현직 국세공무원 3명이 9일 불구속 입건됐다.

 

납세자단체 한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조사요원들의 근무자세이지만 언제든 납세자-세무대리인-조사요원의 결탁에 의해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만큼 조사분에 대해 중복 크로스체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해 김덕중 청장 취임 직후 감사관 외부 개방, 세무조사감찰관 신설, 조사분야 영구 퇴출제, 조사업체 관련 사적관계 사전 고지의무 등 세무비리 근절 종합대책을 강력 시행하고 있지만 연이어 터지는 비리사건으로 인해 안팎에서 비리근절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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