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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6 (금)

[판례평석]외국법인이 주식매매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몰취한 경우, 당초 계약금을 지급했던 매수인에게 위약금에 대한 원천징수의무가 존재하는지 여부(대법원 2019.7.4. 선고 2017두38645 판결)

 

 

 

감병욱 변호사

 

1. 들어가며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징수의무와 관련해 대법원은 최근 하급심(서울고등법원) 판결을 파기하는 판결을 내렸다. 사건에서 원고가 다툰 부분은 납세고지서의 하자(세율 기재 미비)로 처분이 위법한지 여부 및 계약금이 위약벌로 몰취된 경우 원천징수의무가 있는지 여부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납세고지서에 일부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하자가 납세자의 불복 신청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면 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부동산 매매계약 당시 이미 지급된 계약금이 추후 채무불이행으로 위약금으로 몰취된 경우에도 매수인인 국내법인이 매도인인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위약금에 대한 법인세를 징수해 납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 사건의 쟁점, 사실관계 및 하급심 판결 진행 내용

 

가.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1) 납세고지서에 해당 본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의 산출근거 등이 제대로 기재돼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납세고지서에 기재된 세율이 명백히 잘못된 오기임을 알 수 있고 납세자의 불복 여부 결정이나 불복신청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정도인 경우, 납세고지서의 세율이 잘못 기재됐다는 사정만으로 그에 관한 징수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쟁점1), (2) 재산권에 관한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외국법인인 매도인에게 국내에서 계약금을 지급했다가 매매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불이행함으로써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하는 내용의 약정에 따라 계약금이 몰취된 경우, 매수인이 구 법인세법 제98조제1항제3호에 따라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위약금에 대한 법인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쟁점2)이다.

 

나. 사실관계

 

주식회사 A는 2008년6월24일 외국법인 B와 C 주식회사의 지분 100%(주식 71만9천200주)를 매매대금 4천686억2천68만692원(1주당 651,586.041원)에 매수하되 같은 해 9월30일까지 매매대금의 정산을 완료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제1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 C에 계약금 580억원을 지급했다.

 

주식회사 A는 2008년9월29일에 이르러 C와 당초 매매대금을 4천116억2천68만692원(1주당 572,331.31원)으로, 매매대금 정산완료일을 같은 해 11월28일까지로 변경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제2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24일 및 같은 달 31일 C에 계약금 10억원을 나눠 지급했다.

 

원고는 2008년11월26일 이 사건 제2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승계했으나, 매매대금 정산완료일인 같은 달 28일까지 C에게 나머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한편 이 사건 제1계약서에는 계약금은 반환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었고, 이 사건 제2계약서에는 매도인의 채무불이행시 계약금은 위약벌(Penalty)로 몰취한다(Forfeit)는 취지의 규정이 있었다.

 

피고는 이 사건 제1, 2계약에 따라 C에게 최종적으로 귀속된 각 계약금 상당 합계 590억원이 C의 국내원천소득 중 '계약의 해약으로 인해 국내에서 지급하는 위약금'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C로부터 법인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하지 아니했다며 2013년2월13일 원고에 대해 2008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129억8천만원을 경정·고지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했다.

 

다. 1심 판결(서울행정법원 2016. 6. 8. 선고 2015구합76162 판결)

 

1심 재판과정에서 원고는 쟁점2에 대해서만 주장했고, 서울행정법원은 쟁점2에 대해 "구 법인세법 제98조제1항제3호에서 규정한 '지급'이란 외국법인에 대한 위약금 또는 배상금의 현실제공뿐만 아니라, 위약금 또는 배상금채무의 현실제공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일체의 급부행위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매매계약 양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양수인이 외국법인에게 지급한 계약금을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몰취하는 특약에 따라 양수인이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대체됐다면, 양수인은 위약금 또는 배상금을 지급하는 자에 해당하고, 그 계약이 해제된 때에 이에 대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결했다.  (피고 승소)

 

라. 2심 판결(서울고등법원 2017. 2. 15. 선고 2016누51568 판결)

 

서울고등법원은 쟁점1에 대해 "원고의 2008사업연도 법인세와 관련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발송하였던 2013. 2. 13.자, 2013. 5. 1.자 및 2013. 8. 1.자 각 납세고지서에는 법인세 본세와 관련해서는 모두 세액산출근거에 과세표준과 산출세액은 기재돼 있으나 세율은 '0.00%'로만 기재돼 있는 사실, 가산세와 관련해서는 모두 '원천징수납부불성실가산세'로서 '5% + (미납일*0.03%)'의 세율을 적용해 가산세액을 산출했다고 기재돼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춰 살펴보면, 이 사건 처분에 관한 납세고지서는 가산세에 관하여는 그 기재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나, 법인세본세에 관하여는 세율의 기재를 누락해 국세징수법 제9조제1항에서 정한 세액의 산출근거를 제대로 기재하지 아니한 하자가 있고, 달리 위와 같은 법인세 본세에 관한 납세고지서의 흠결이 보완되거나 하자가 치유됐다는 사정도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처분 중 법인세 본세의 징수처분은 위법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고 판단했고,

 

쟁점2에 대해 "매매계약이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해제되는 경우에 매수인이 외국법인에 지급한 계약금을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몰취한다는 특약에 따라 매수인이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대체되는 경우는 구 법인세법 제98조제1항제3호에서 규정하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소득을 지급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러한 경우 매수인은 그 금원에 대한 법인세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원고 승소)

 

3. 대법원 2017두38645 판결에 대한 분석

 

가. 3심 판결(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두38645 판결)

 

대법원은 쟁점1에 대해 "납세고지서의 세율이 잘못 기재됐다 하더라도 납세고지서에 기재된 문언 내용 등에 비춰 원천징수의무자 등 납세자가 세율이 명백히 잘못된 오기임을 알 수 있고 납세고지서에 기재된 다른 문언과 종합하여 정당한 세율에 따른 세액의 산출근거를 쉽게 알 수 있어 납세자의 불복 여부의 결정이나 불복 신청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정도라면, 납세고지서의 세율이 잘못 기재됐다는 사정만으로 그에 관한 징수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고 하여, 이 사건 법인세 징수처분을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 승소)

 

대법원은 쟁점2에 대해 "재산권에 관한 매매계약에 있어 매수인이 외국법인인 매도인에게 국내에서 계약금을 지급했다가 매매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불이행함으로써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하는 내용의 약정에 따라 계약금을 몰취한 경우, 매수인은 구 법인세법 제98조제1항제3호에 따라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위약금에 대한 법인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고, 판단의 근거로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했다.

 

① 법인세법은 국내에서 지급하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을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으로 보고 이를 법인세 원천징수대상으로 삼고 있을 뿐 그 지급방법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있고, 위약금 또는 배상금을 지급하는 때에 법인세를 현실적으로 원천징수할 수 있는 경우로 원천징수대상 범위를 한정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구 법인세법 제98조제1항에 규정된 '지급'에는 외국법인에 대한 위약금 또는 배상금의 현실 제공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몰취된 경우 등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계약 당사자들은 위약금 또는 배상금의 지급 방법에 관해 사전에 자유로이 약정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에 대해 위약금 또는 배상금을 지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원천징수에 관하여도 사전에 자유로이 약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매도인인 외국법인에 지급된 계약금이 추후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몰취된 경우 아무런 근거규정 없이 매수인에게 원천징수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면 당사자들 간의 약정에 따라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법인세의 징수가 불가능해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③ 계약금을 몰취당한 매수인으로서는 당사자간 조세 부담에 관한 약정 등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에 원천징수세액을 납부한 다음 외국법인에 대해 위약금으로 몰취된 계약금 중 법인세 원천징수 부분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④ 구 소득세법 제127조제1항제5호 (나)목의 규정만으로 구 소득세법이 비거주자에게 지급된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몰취된 경우 거주자의 원천징수의무를 면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위 규정은 그와 같은 규정이 없는 구 법인세법이 적용되는 이 사건에 참고할 것이 아니다.  (피고 승소)

 

나. 쟁점1 관련 대법원의 판결 분석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발송했던 납세고지서에는 법인세 본세와 관련해 세액산출근거에 과세표준과 산출세액은 모두 기재돼 있었으나 세율은 '0.00%'로만 기재돼 있었고, 세율오류를 시정해 추가로 발송한 납세고지서에도 세율은 '0.00%'로 기재돼 있었으나, 다만 "과세표준 '59,000,000,000’에 세율 ‘0.00%'를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14,750,000,000'입니다"라고 기재됐고, 같은 면에 위치한 '고지에 대한 안내말씀'란에서 "당초 처분은 20%의 세율을 적용했으나 이는 과소적용한 것이므로 (증액)경정한다"는 취지가 명시돼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고려해 비록 납세고지서에 세율의 기재가 누락돼 있긴 하지만 당초 납세고지서 및 추가 납세고지서의 기재사항으로 처분의 불복 여부의 결정이나 불복신청에 지장을 줬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했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며, 설령 납세고지서의 하자를 이유로 처분을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납세고지서 재고지에 따른 불복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취소판결의 실익도 크지 않다.

 

다. 쟁점2 관련 대법원의 판결 분석

 

원천징수의무는 소득을 지급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이 통상적인 모습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만약 매매계약에 따른 위약금을 매수인이 지급했다면 지급 시점에 매수인이 원천징수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당초 매수인이 지급했던 계약금이 추후 채무 불이행으로 위약금으로 변경돼 몰취됐는데, 매수인은 이미 계약금 전액을 지급했기 때문에 몰취된 시점에는 실제로 매도인에게 지급한 금원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과연 매수인에게 원천징수의무를 부여할 수 있는지, 그러한 원천징수의무가 매수인에게 너무나 과도한 것이 아닌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됐다.

 

구체적으로 구 법인세법 제93조제11호 (나)목은 '국내에서 지급하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당초 계약금으로 지급된 금액이 위약금으로 변경돼 몰취된 경우를 '지급'이라는 문구에 포섭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고, 하급심(2심) 판결은 조세법률주의 및 엄격해석 원칙에 따라 '매매계약이 채무불이행으로 해제되는 경우에 매수인이 지급한 계약금이 위약금 등으로 대체되는 경우'를 '지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하급심 판결에 따를 경우, 일반적으로 위약금을 지급하는 경우와 다른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이 위약금으로 변경된 경우에 대해 각각 원천징수의무를 달리 판단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점이 발생한다. 더구나 이러한 불합리한 점을 이용해 원천징수대상 소득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피하는 방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하급심 판결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위약금이 이미 지급됐다는 이유로 원천징수 대상에서 제외돼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보면, 만약 매수인이 위약금에 대한 원천징수의무를 이행(납부)했다면, 납부한 세금을 매도인에게 청구해 수령할 수 있고, 관련 세금을 누가 부담하는지(매도인, 매수인)는 계약 당사자간의 문제이므로, 위약금이 이미 지급됐다는 이유로 원천징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계약금이 위약금 등으로 대체된 경우에도 매수인의 원천징수의무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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