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세청장 인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경제부처 가운데 국세청의 경우 1급 등 고위직의 세대교체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매번 인사 때마다 제기되는 상황은 유념할 대목.
김현준 현 국세청장은 행시 35회인데 차기 청장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은 36회와 37회 각각 두 명으로, 이들이 다른 경제부처 차관들과 비교해 가장 후배그룹에 속한다는 것.
기재부·국토부·금융위·산자부·노동부·해수부·중기부와 관세청·조달청 등 중앙부처 및 외청의 차관과 청장의 행시 기수를 살피면 30~36회까지 분포하고 있으며, 기수 스펙트럼이 6기에 걸쳐 넓게 분포돼 있는 것이 특징.
이 가운데 노석환 관세청장이 36회로 가장 후배 기수이고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30회로 가장 선배기수인데, 기재부 차관과 직속 외청장의 기수가 6기 가량 차이가 남에 따라 해당 기수내에 속한 기재부 실·국장들의 위상 또한 가끔씩 난처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후문.
비단 기재부 뿐만 아니라, 이들 경제부처 차관 대부분이 32회와 33회 출신들이어서 현재 36·37회가 1급에 포진해 있는 국세청의 세대교체가 상당히 빠른 편이라는 관가의 평가.
다만, 국세청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승진 및 보직 적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어 다른 경제 유관부처와 상반된 모습.
현재 국세청 고위직 분포를 살피면, 36회 1급 지방청장 등 2명을 비롯해 37회 1급 지방국세청장 2명, 37회 2급 지방국세청장 2명, 37회 본청 국장 4명, 37회 지방청 국장 1명이 재직 중인 상황.
앞으로 1·2급 지방청장 승진을 바라보는 37회 국장들의 경우 본·지방청 주요 보직국장을 1~2회 또는 2~3회 역임한 경우가 많아 이들 입장에서 보면 승진적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게다가 곧바로 이들의 뒤를 이을 38회 국장들도 10명이나 본·지방청에 포진해 있고, 이들 후배기수 또한 이미 주요 보직국장을 1~2회 역임하는 등 갈 길이 바쁜 상황에 놓여 있는 형국.
이처럼 국세청 내부적으로는 행시출신의 승진물꼬가 적체돼 있는 반면, 중앙부처와 비교시 너무 빠른 ‘행시 밀어내기’ 현상이 빚어지고 있으며, 이같은 고위직 인사의 내우외환을 염려해 진즉부터 국세청 내부적으로 행시출신의 과장급 및 부이사관 승진시 이를 염두에 둔 속도조절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
실제로 국세청 내부에서는 “세대·7급공채 등 비행시 출신의 기용 폭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이 또한 정부의 ‘행시 위주 인사’ 분위기에 밀려 ‘비행시 1급’이 인사 때나 돼야 ‘안배 차원’에서 회자될 뿐 여전히 인사의 주축은 행시 위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
세정가 한 인사는 “국세청의 상급부서인 기재부 1.2차관이 행시 30·32회라는 점에 비춰보면 국세청과 너무 차이가 나는 것 같다”면서 “관료조직에서 행시 기수는 선후배 이상의 의미가 있는데 기관장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그룹에 속해 있어서 좋을 것이 없다”고 주장.
또 다른 인사는 “타 정부부처와 달리 국세청은 고위직으로 올릴 수 있는 비고시 인력풀을 1~2년 내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며, “외부기관과의 속도조절과 조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비행시 출신의 고위직 점유율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