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이 지난 17일 국회 기재위에 접수돼 청문회를 앞둔 가운데, 세정가에서는 무난하게 통과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하며 청문회 보다는 오히려 향후 고공단 인사 하마평에 더 관심.
국세청은 통상 6월말과 12월말 고공단 인사를 단행해 왔으며,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하반기 정기인사 시기에 맞춰 고공단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
국세청 안팎에선 향후 고공단 인사에서 김 후보자의 인사철학이 고스란히 투영될 것으로 보고, 공직 퇴임 이전인 중부청장·부산청장 및 고공단 재직 때 보여줬던 후보자의 인사 스타일이나 소신에 대해 귀동냥이 한창.
김 후보자를 가까이에서 봐 왔던 전·현직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금의 국세청 고공단 구도가 행시 위주로 짜여진데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으며, 더 나아가 특정 소수가 조사국장 등 핵심 보직을 점유하는데 대해서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는 후문.
국세청 모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국세청 고공단 인력 풀이 행시 위주로 짜여짐에 따라 타 부처보다 행시 조로(早老) 현상이 갈수록 가속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며 “본인 또한 부산청장으로 퇴직할 당시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에 대해 실망스러움을 표출했다”고 귀띔.
현직 고공단의 대다수를 이루는 행시 고위직들 사이에서도 ‘천천히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어서 다음달말 고공단 명퇴 이후 이어지는 승진 및 전보인사에서 비행시 출신의 약진을 조심스레 점치는 관측도 등장.
김 후보자는 또한 인사 때마다 핵심 조사국장 보직이 소수 몇 명에게 집중되거나 조사국장 보직을 여러 차례 맡는 양상에 대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특정보직의 쏠림 현상 또한 조금씩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
국세청 다른 관계자는 “본청 조사국장, 서울청 조사1·4국장 등 핵심보직의 경우 특정 소수가 연거푸 맡는 경우가 많았다”며 “조사 전문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보직 경로를 다양화하고 이 과정에서 능력있는 이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기대감을 표출.
한편 그동안 1⋅2급 등 국세청 고공단 인사는 수장인 국세청장의 의지와 함께 대통령실의 숨은 함의를 충족하는 인물이 선택을 받아 왔으며, 이 과정에서 국세청장의 의지에 힘을 실을지 또는 대통령실의 의지가 더 강력하게 투영되는지 여부에 따라 인사 구도가 크게 움직여 온 것은 주지의 사실.
세정가에서는 새 정부 출범 초기 초대 국세청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그간 밝혀 온 인사기조가 부처 수장에게 폭 넓은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후보자가 국세청장 취임 후 보다 많은 권한 행사를 통해 평소의 철학을 인사에 반영할 것으로 전망.